61.3%, 디지털 캐릭터 상품 주 1회 이상 사용···SNS를 통해 협업 제안 활발히 이루어져
최근 연예인 팬덤만큼이나 인기를 얻고 있는 분야가 바로 ‘캐릭터’ 산업이다. 최애 캐릭터에 스토리를 입혀 콘텐츠로 전개하는 캐릭터 산업이 붐을 일으키면서 굿즈 등 관련 상품으로 출시돼 매출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지난 9월 12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발표한 ‘2023 캐릭터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디지털 캐릭터 상품을 주 1회 이상 사용하는 응답자 비율이 61.3%에 달했다. 이 설문조사는 3~9세부터 60대까지 3,500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또 지난 1년간 실물 캐릭터 상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냐는 질문에 76.1%가 있다고 답했다. 설문에 참여한 국민 10명 중 8명이 캐릭터 상품을 이용하고 소비하는 것이다. 오랜 시간 동안 캐릭터는 대중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갈 수 있는 마케팅 수단으로 여겨져 왔다. 최근 그 문턱이 낮아지며 종류와 수도 다양해지고 있다.
다양한 플랫폼 속 개인창작캐릭터과거 만화책이 전자책의 형태로 전환되면서 웹툰이 인기를 끌기 시작한 가운데, 캐릭터는 웹툰 등과 같은 만화에 나오는 인물, 동물, 사물을 지칭하는 말로 정의됐다. 최근 들어서는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일상을 올리고 소통하는 플랫폼에도 자유롭게 개인창작캐릭터로 만화 및 이미지를 게시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중 인스타툰(SNS 플랫폼인 인스타그램과 웹툰의 합성어)은 하나의 SNS 마케팅 전략으로 떠올랐다. 이러한 캐릭터는 어떻게 활용될까.
그 대표적 예로 올해 KBO 열풍에도 캐릭터와의 콜라보를 찾아볼 수 있다. 수많은 팬을 보유한 야구팀, 두산베어스는 시즌 중 ‘망그러진곰’ 캐릭터와의 콜라보를 통해 새로운 유니폼 디자인을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망그러진곰은 인스타그램에서 주 1회 인스타툰을 연재 중이며, 카카오톡 이모티콘뿐만 아니라 SPA 브랜드인 스파오와 콜라보를 통해 잠옷을 출시하기도 했다. 두산베어스 팬들은 망그러진곰과의 콜라보 굿즈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16시간 전부터 줄을 서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헤이폴에서 20,000명을 대상으로 한 KBO 캐릭터 콜라보 선호 관련 설문조사에서 두산베어스와 망그러진곰의 콜라보는 라인, 네이버웹툰의 캐릭터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야구뿐만 아니라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유행 중인 셀프 포토에서도 캐릭터 열풍은 느낄 수 있었다. 셀프 포토 브랜드 중 하나인 포토이즘은 누누씨라는 인스타그램 웹툰 캐릭터와 콜라보를 통해 새로운 프레임을 선보였다.
그뿐만 아니라 포토시그니처에서도 다양한 캐릭터와 콜라보한 프레임을 선보였다. 몇몇 소비자들은 새로운 프레임이 나올 때마다 셀프 포토 매장을 찾아가 주기적으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
그중 ‘마성의 팍스’는 단연 커플들이 가장 많이 찾는 프레임이었다. 마성의 팍스는 ‘팍스’와 ‘여부’라는 여우 커플 캐릭터로 특유의 귀여운 말투와 공감이 가는 에피소드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마성의 팍스는 인스타그램 스토리 기능을 통해 SNS에 마성의 팍스 프레임 사진을 업로드한 이들의 게시물을 공유해주며 독자들과 소통하기도 했다.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개인창작캐릭터의 영향은 온라인 공간에서만 그치지 않았다. 지난 9월 20일부터 오브젝트 서교점에서 ‘물렁이와 쏘쏘의 OFFiCE 길잡이’라는 이름으로 팝업스토어가 개최됐다.
해당 팝업스토어는 평소 회사원이라면 한 번쯤 겪었을 만한 이야기로 공감과 사랑을 받는 ‘쏘쏘’와 ‘물렁이’ 캐릭터와 콜라보한 것이다. 팝업스토어 내부는 쏘쏘와 물렁이의 다양한 굿즈와 더불어 ‘스무스한 일처리 빠른 퇴근’ 등 공감이 가는 짧은 문구 등으로 꾸며져 있었다. 주말 오후 3시쯤 방문한 팝업스토어는 수많은 인파로 가득 차 있었다. 벽에 꾸며진 입간판과 함께 사진을 찍는 이들도 있었고, 스티커, 편지지 등 다양한 굿즈를 구매하는 이들도 있었다. “앞으로 캐릭터 시장은 더 커질 거예요”...독자와 작가가 말하는 캐릭터는평소 다양한 개인창작캐릭터를 좋아한다는 이채연(23)씨는 굳이 찾지 않아도 SNS 알고리즘이나 카카오톡 친구들의 이모티콘을 통해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웹툰 전용 플랫폼은 주로 컷 수가 70컷이 넘어가서 읽을 때 부담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SNS에 올라오는 웹툰은 4~10컷 내외의 짧은 이야기라 이동할 때 잠깐 읽기 좋다”며 SNS 웹툰을 찾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단순하게 캐릭터를 응원하고 좋아하는 마음으로 실물 상품을 산다며 “연예인을 좋아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라고 말했다.
인스타그램에서 쪼물덕상점이라는 이름으로 오리 캐릭터를 창작해 웹툰 형식으로 올리는 A 씨는 “큰 꿈을 가지고 시작하기보다 SNS 프로필로 사용될 수 있는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자”라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독자들이 작품을 찾는 경로에 대해 묻는 말에 “보통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역과 국적, 성별, 나이를 떠나 캐릭터가 나오는 그림이나 영상 게시물을 찾아 준다”며 플랫폼의 특성과 캐릭터 인기의 깊은 연관성을 설명했다.
또 다른 개인창작캐릭터 ‘오가놈’ 작가인 오지영(25) 씨는 스스로를 투영한 캐릭터를 만들어 일러스트를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스타그램에서 활동하는 작가도 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하기도 한다며 이 또한 팬층 형성에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이어 “인스타그램은 접근성이 좋은 플랫폼으로 누구나 쉽게 시작하고 이용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SNS 계정을 통해 출판사 협업, 전시 참여 등의 제안을 받은 적도 있다며 캐릭터 열풍을 실감한 경험을 전했다.
또 “캐릭터는 생명력과 친밀감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현재도 많은 기업에서 캐릭터를 활용하고 있는 만큼 해당 산업은 앞으로도 더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향후 캐릭터 시장이 더 넓어질 것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김세은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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