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 마이린과 ’인간‘ 최린
-진심이 만든 100만 구독자
마이린TV의 시작은 초등학교 2학년 때, 마인크래프트 영상 하나를 보고 ‘나도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서 비롯됐다. 이후 ‘youtube kids day’ 행사에서 즉흥적으로 채널명을 지었고, 장난감 리뷰를 올리며 첫 영상을 세상에 내놓았다. “장난감 이벤트에 당첨되면 또 선물을 준다는 말에 올렸던 영상이 시작이었어요. 친구들과 노는 영상이었고, 편집도 자막도 없이 그냥 찍었죠.”
처음에는 단순한 놀이였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는 영상 속에서 점점 ‘성장’해 갔다. 다양한 크리에이터들과의 인터뷰, 외고 입시와 학교생활, 그리고 연세대학교에 합격하기까지. 그의 채널은 말 그대로 ‘한 사람의 성장기’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콘텐츠를 묻자, 그는 단번에 “엄마 몰래 시리즈”를 꼽았다. ‘밤 12시 엄마 몰래 라면 끓여 먹기’는 어린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키워드가 모두 모인 콘텐츠였다. 일탈과 라면 그리고 자유. “이 영상은 현재 조회수가 약 1천만을 넘었고, 패러디 영상도 엄청나게 쏟아졌어요. 그 이후로 ‘엄마 몰래’가 제 트레이드마크가 되어버렸죠.”
시청자들이 기억하는 마이린은 ‘성실한 모범생’ 이미지다. 하지만 그는 “그건 제 모습의 일부분일 뿐”이라고 말한다. “카메라를 끌 때의 저는 훨씬 평범해요. 뒹굴뒹굴하고, 늦잠 자고, 숙제 미루기도 해요.”
그는 마이린이라는 ‘공개된 캐릭터’와 현실 속 ‘자신’ 사이의 간극은 때론 부담이 되기도 했다. “시청자들은 저를 어릴 때부터 지켜봤고, 다 안다고 느끼지만 사실 저에 대해 모르는 부분도 많죠. 그게 때로는 관계에서 어색함을 만들기도 해요.”
그럼에도 그는 유튜브 덕에 수많은 사람과 인연을 맺고, 팬들과 감동적인 순간도 많이 겪었다. “한 초등학생 팬이 제 이름을 외치며 달려와 안아줬던 순간이 아직도 생생해요. 제가 누군가에게 그렇게 기쁨을 줄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했어요.”
마이린TV에는 그의 어린 시절 영상부터 대학 새내기 시절까지 모두 담겨 있어, 어린 팬들이 지금도 그를 초등학생으로 착각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팬 미팅에서 스무 살의 그를 보고 놀라는 아이들의 반응은 이제 익숙해한다.
“더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요”
현재 그는 연세대 송도캠퍼스에서 대학생활을 기록 중이다. 기숙사 생활, 동아리 활동, 축제 등 평범한 대학생의 하루지만, 이 모든 것이 콘텐츠가 된다. “다른 채널에서는 보기 힘든, 진짜 대학생의 일상을 보여주고 싶어요. 영상을 보는 시청자들이 저를 통해 미래를 간접 체험할 수 있었으면 해요.”
그에게 가장 애착이 가는 콘텐츠는 ‘스터디윗미(Study With Me)’ 시리즈다. “공부가 마냥 좋은 학생은 아니었어요. 집에서 혼자 공부하는 게 쉽지 않았는데, 촬영을 하니 집중할 수 있었죠. 유튜브 덕에 공부 습관도 잡았고, 대학 합격에도 큰 도움이 됐어요.” 그는 외고에 진학해 입시를 준비했고, 마침내 연세대학교에 합격했다. 자신의 진학 과정 역시 채널에 상세히 기록돼 있다. “처음에는 어린이 대상 채널이었지만, 성장하면서 저를 보던 시청자들도 같이 자랐고, 저도 점점 더 진지한 콘텐츠를 만들게 됐어요.”
10년간 유튜브를 하며 겪은 가장 큰 변화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다양한 제안을 받고, 평범한 학생으로는 경험하기 힘든 기회를 많이 얻었어요.” 반대로,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때 정보의 비대칭성에서 오는 어려움도 있었다. “상대는 나를 이미 알고 있는데, 나는 처음인 상황이 익숙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렸죠.”
그럼에도 팬들과의 만남은 언제나 잊을 수 없는 추억이라고 말한다. “팬 미팅에서 제 이름을 외치고, 사진 찍자고 다가와 주는 모습들이 정말 감사했어요.”
“누군가의 롤모델이기보다, 친한 친구 같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유튜브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마이린의 모습은 ‘완벽한 사람’이 아닌,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다. 그는 “저처럼 평범한 학생도 꾸준히 해오면 이런 길도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며, 앞으로도 소소한 일상 콘텐츠를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교육 소외계층 청소년들을 위한 활동도 꿈꾸고 있다. “유튜브를 하면서 만난 친구들 중에는 환경 때문에 자신의 꿈을 펼치지 못한 친구들도 많았어요. 그들을 돕는 재단이나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특별하지 않기에 오히려 더 특별한 이야기. 마이린TV는 ‘그저 평범한 한 학생의 일상’을 담지만, 그 일상은 수많은 또래에게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인터뷰의 끝에서 그는 말했다. “제 인생의 작은 순간들이, 누군가에게 위로이자 자극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게 제가 유튜브를 계속 이어가는 이유예요.”
초등학교 2학년 꼬마가 만든 장난감 영상이, 이제는 100만 유튜브 채널이자 한 사람의 자서전이 됐다. 마이린은 더 이상 ‘엄마 몰래 라면 끓여 먹던 꼬마’가 아니다. 지금은 누군가의 청춘에 다가가고, 또 누군가의 미래를 자극하는 존재다.
“유튜브는 제 인생의 연대기 같아요. 예전 영상들을 보면 그때 감정이 그대로 느껴져요. 계속 기록하면서 살아갈 거예요. 그리고 그 기록이 누군가에게 힘이 되길 바랄 뿐이에요.”
이진호 기자/김준환 대학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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