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조 딜로이트 컨설팅 코리아 대표이사

알렉스 조가 딜로이트 컨설팅 코리아 대표이사로 취임한 것은 지난 6월.

캐나다 교포인 조 대표는 딜로이트에서 지난 14년간 사업전략, 인수·합병(M&A), 인사전략 등의 컨설팅을 해 왔다. 딜로이트 컨설팅 코리아 대표로 부임한 지 한 달 된 조 대표를 만났다.
[New Leader] “컨설팅의 핵심은 커뮤니케이션입니다”
먼저, 딜로이트 컨설팅 코리아의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취임하신 지 약 한 달여 됐는데 소감이 어떠신가요.
“하루하루가 어렵습니다.(웃음) 그나마 프로페셔널이라는 자부심이 크게 작용하고 있어 다행입니다. 배워간다는 자세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흰 지식을 파는 거니까요. 어느 회사도 똑같은 이슈를 가지고 있는 경우는 없습니다. 내부적으로 사이즈도 다르고 준비도가 다르기 때문에 사람 문제만 해도 각양각색입니다. 따라서 똑같은 솔루션도 없죠. 대부분의 고객층이 CXO(CEO, CFO 등 최고경영자들을 모두 일컫는 용어)이다 보니 본인들이 가진 나름대로의 계획들이 있습니다. 저흰 그 계획들을 최대한의 데이터와 논리적 가설을 기초로 분석해 이슈의 해결책에 대해 고객을 이해시켜야 합니다. 믿고 따라오도록 고객을 설득시키는 것, 즉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중요하고힘든 부분입니다.”


국내 시장에서의 전략을 소개해주시죠.
“딜로이트의 역사가 전 세계적으로 약 150여 년이 넘었습니다. 컨설팅이란 유형의 제품을 내보이며 승부를 내는 게 아니라 고객, 즉 사람을 상대하는 무형의 비즈니스이다 보니 신뢰가 가장 중요합니다. 이는 딜로이트의 문화이기도 합니다. 최근 고객들은 리더십, 미래의 경쟁에 대한 고민을 가장 많이 하고 있습니다. 또 과거에는 전략이면 전략, 사람이면 사람 등 이슈가 한 가지였지만, 현재는 서로 혼재돼 있는 탓에 전반적인 이슈를 고민해야 합니다. 여러 전략이 필요하겠지만, 궁극적으로는 고객의 장점과 단점을 연구하고 새로운 전략을 개발해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프로페셔널한 딜로이트 컨설팅 코리아가 되려고 합니다. 전문가적인 조언자의 역할을 뛰어넘어 딜로이트 컨설팅 코리아를 대표해서 책임을 가지고 신뢰를 쌓는 게 우선이겠죠.”


딜로이트 컨설팅 코리아만의 차별화된 강점을 꼽는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모든 서비스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컨설팅 회사입니다. 컨설팅업계는 일반적으로 전략이나 인사 조직, 정보기술(IT) 등 각각 여러 분야의 컨설팅, 즉 부티크 형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지만 딜로이트 컨설팅 코리아는 그 밑에 전문 분야별로 여덟 그룹이 있습니다. 하나의 기업 밑에 여덟 개의 계열사들이 있는 것과 같은 이치죠.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최근 고객들은 한 이슈만 가지고 컨설팅을 요청하지는 않습니다. 저흰 한꺼번에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가령 고객들이 ‘우린 이런 문제가 있는데, 어떻게 해결해야 합니까’라고 했을 때 전략적인 이슈든, 사람에 관한 이슈든, 그 모든 서비스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며 차별점입니다. 일반적인 컨설팅 업체는 하나의 이슈에 대한 컨설팅만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전략적인 이슈까지만 솔루션을 제공하고 인력 부분은 다른 회사에서, IT는 또 다른 회사에 물어보란 식입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일일이 컨설팅사를 찾아다녀야 하는 불편함도 있지만, 내부 정보를 얘기해야 하는 상황 자체에 대한 부담 또한 큽니다. 딜로이트 컨설팅 코리아는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합니다. 더불어 관계사인 안진회계 법인이 있기 때문에 M&A나 세무자문, 회계감사 등을 한번에 한 곳에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고객 성장의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회사이며,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한 컨설팅 회사라고 자부합니다.”
[New Leader] “컨설팅의 핵심은 커뮤니케이션입니다”
해외에서 오랜 기간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는데, 국내 CEO들의 파트너십은 어떤가요.
“권한 부여와 업무 방식 면에서 해외 최고경영자(CEO)들과는 많이 다르다는 걸 느낍니다. 국내의 경우, 기본적으로 지식산업에 대한 가치를 낮게 봅니다. 한국이 발전하려면 지식산업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예전부터 알고 지낸 사람들의 얘기는 귀를 기울이지만 처음 보는 전문가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합니다. 사회 전반적으로 지식산업에 대한 가치를 이해하고 인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컨설턴트는 마술사가 아닌 조언자입니다. 미래를 예측하는 마술사가 아니라, 데이터를 최대한 모아 분석을 통해 전문가적 시각에서 앞선 것들에 대한 의견을 얘기하는 조언자입니다. 마지막으로는 한국 CEO들은 오너를 제외하고는 임기가 짧습니다. 단기간에 성공이란 결과를 내야 하는 현실이다 보니, 의사 결정에 조급해 합니다. 경영상의 중요한 결정들이 급하거나, 충분한 동의 없이 이루어지거나, 때때로 감으로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험상 비춰볼 때 한국 CEO들의 사고방식의 특성은 어쩔 수 없겠지만 더욱 성장하려면 전문가적인 의견을 받아들이고 실행시키는 방향으로 전체적인 분위기가 대대적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언젠가는 바뀔 거라 믿습니다.”


마케팅전략 전공이면서, 캐나다와 영국 공인회계사이기도 합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제 커리어의 시작은 전략 컨설팅이었습니다. 전략 컨설팅을 꽤 오래 하면서 개인적으로 숫자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계획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비즈니스라는 것이 전략도 중요하고, 사람도 중요하지만 리더 입장에서는 결국 숫자로 나타나는 부분이다 보니 따로 공부를 하게 됐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회계사를 하다 컨설팅을 하는 경우는 있지만 컨설팅을 하다 회계사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공부도 공부 나름이지만, 회계 감사 경험도 있고 세무 업무 경험도 있다 보니, 제가 숫자를 알고 기업의 오너들에게 비즈니스적 조언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경영상의 이슈뿐만이 아니라 전반적인 부분에 걸쳐 고민의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참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여담으로 언젠가 일곱 살 큰딸에게 ‘아빠 직업이 무엇인지 아느냐’라고 물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학생’이라고 대답하더군요.(웃음) 컨설턴트란 직업 역시 항상 공부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배움이란 세계를 좋아하기 때문에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죠. 언젠가 딜로이트를 떠난 후에 시간이 있고 돈만 있다면 로스쿨을 갈 생각입니다.”


자기 관리가 철저하다고 들었습니다.
“좋은 습관이자 나쁜 습관이라 할 수 있어요. 프로페셔널이란 일을 해보고 난 후에 알 수 있지만, 처음 보이는 외관상 이미지 또한 비즈니스 전략 중 하나입니다. 컨설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해요. 보고서 형태든 말로 이루어지든 간에요. 상대방에게 신뢰를 주는 스타일 또한 일종의 커뮤니케이션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질문입니다만, 대표님만의 스타일을 완성시켜주는 전략 아이템은 무엇입니까.
“향기도 일종의 커뮤니케이션입니다. 그래서 저는 몽블랑 레전드 오드 트왈렛과 애프터 셰이브 로션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몽블랑 향수를 뿌리는 순간, 모두에게 나의 존재를 깊이 있고 클래식하게 만들어준다고 생각합니다. 세월과 함께 녹아 든 멋스러운 스타일에 완벽히 어울리는 은은하고도 강렬한 여운을 남기는 몽블랑 레전드는 저만의 커뮤니케이션이며 저만의 시그니처 향입니다.”


양정원 기자│사진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