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명 프로의 원데이 스토리

지난 4월 11일 안산 대부도 아일랜드컨트리클럽(CC) 10번 홀 티박스, 김현명 프로가 지켜보는 가운데 임재일 무노스 사장이 티샷을 했다. 그의 티샷을 지켜보던 김 프로는 바로 문제점을 파악했다. 그립과 셋업, 백스윙 스타트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많은 아마추어 골퍼들이 지니고 있는 전형적인 문제점이다.
[GOLF FIELD LESSON] 사이드 스핀을 줄여 드라이버 거리 늘려라
70대 타수와 80대 초반 타수를 넘나들며 주위의 부러움을 샀던 싱글 골퍼가 어느 날 90대가 넘는 보기플레이어로 전락한다면 어떨까. 아마 골프채를 집어 던지고 싶은 심정일 거다. 핸디캡 5를 눈앞에 두고 뒤로 물러나야 하는 심정. ‘어쩌다 나온 타수겠지’ 자신을 위로해보지만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예전 타수는 요원해 보인다. ‘연습 부족이야’, ‘컨디션이 안 좋았어’, ‘몸에 갑자기 살이 쪄서’라는 위로가 더 이상 소용없음을 실감하게 된다.

임재일(46) 무노스 사장의 얘기다. 그는 드라이버 비거리 250m를 무기로 티박스에서 잘나가는 싱글 골퍼였다. 라운드당 버디를 2~3개 정도는 너끈히 하는 고수 골퍼. 그런데 어느 날부터 갑자기 골프가 고장 나기 시작했다. 드라이버 비거리는 잘 맞아야 180m로 남들 아이언 거리고 타구의 방향은 와이파이 존을 연상하듯 일관성을 상실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달 지인들과 라운드를 끝내고 한 분이 “임 사장님, 골프업에 종사하시는 분 아니에요”라고 물었다. 질문의 뉘앙스가 ‘골프 그렇게 쳐서야’라는 의미로 들렸다. 우스갯소리였지만 가슴에 비수(?)를 꽂다 못해 드라이버로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요즘 몸무게도 늘고 연습을 못 해서라고 얼버무리긴 했지만 충격은 쉽사리 가시지 않았다. 그런 그가 국가대표 출신이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프로 출신인 김현명 프로를 찾았다.

지난 4월 11일 안산 대부도 아일랜드CC 10번 홀 티박스, 김 프로가 지켜보는 가운데 임 사장이 시작 티샷을 했다. 그의 티샷을 지켜보던 김 프로는 바로 문제점을 파악했다. 그립과 셋업, 백스윙 스타트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많은 아마추어 골퍼들이 지니고 있는 전형적인 문제점이다. 그립은 오른손을 왼쪽으로 너무 감아서 잡았다. 그러다 보니 셋업에서 손목이 위로 튀어 올라와 몸과 그립 끝의 간격이 너무 멀어져 있다. 측면에서 보면 클럽 샤프트와 팔이 일(一)자로 보일 만큼 많이 올라와 있다. 그리고 백스윙은 몸과 그립 끝 간격이 멀다 보니 백스윙 스타트 시 손목을 꺾으면서 돌렸고 몸과 그립의 간격은 점점 더 멀어져 바깥으로 나가면서 드는 백스윙 궤도를 보였다. 크게 이런 세 가지 원인으로 인해 드라이버 거리가 급격히 감소하고 방향의 일관성을 잃었다는 것.

먼저 김 프로는 감아서 잡았던 오른손 그립을 엄지와 집게가 만나는 선이 오른쪽 어깨와 일치하게 하고 몸과 그립 끝의 간격을 한 뼘 정도로 맞추어 측면에서 볼 때 팔과 클럽 샤프트가 둔각을 이루게 셋업을 바꾸었다.
[GOLF FIELD LESSON] 사이드 스핀을 줄여 드라이버 거리 늘려라
거리 손실의 주원인이었던 백스윙을 인사이드 궤도로 바꾸었다. 다운스윙 시 아웃인 궤도로 깎여 맞아 사이드 스핀이 많았던 것을 몸과 그립 끝의 간격을 유지하면서 회전하는 백스윙과 다운스윙 역시 인투인 궤도로 수정해 사이드 스핀이 최대한 줄어들게 만들었다. 그동안 잘못된 자세와 몸이 편한 셋업으로 볼을 쳐 온 임 사장은 김 프로의 레슨에 처음에는 낯설어 하고 불편한 자세로 힘들어했지만 로 핸드캡 골퍼답게 금세 교정된 자세에 익숙해지는 노련함을 보였다.

그리고 얼마간의 연습 스윙을 마치고 바로 실전 티샷을 통해 변화된 자신의 구질과 늘어난 거리는 상상 이상으로 그를 놀라게 했다. 김 프로는 “자신도 모르게 변하는 게 골프 스윙”이라며 “그래서 항상 스마트폰으로 찍어 보면서 체크하고 프로의 레슨을 통해 잘못된 자세를 교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김 프로는 “자세를 교정하는 중에 라운드를 나가다 보면 볼이 잘 안 맞는 것이 당연한데도 당장 잘 쳐볼 욕심에 예전 스윙으로 회귀하는데 그러면 절대 안 된다”며 “연습을 통해 완전히 몸에 숙지한 후 라운드를 나가든지 아니면 잘 맞지 않아도 끝까지 변화된 스윙으로 라운드를 마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레슨을 마치고 며칠 후 라운드를 다녀온 임 사장은 “예전 감을 찾아 가는 것 같고 드라이버 미스가 현저히 줄어 거리까지 많이 회복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스코어는 전반 3개, 후반 5개 오버로 80타.

파워 히터인 그는 평소 자신의 드라이버가 다운스윙 시 약간씩 늦게 떨어지는 감을 느꼈다. 그래서 스윙 스타일에 문제가 있나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런데 이번 레슨에서 사용해본 드라이버는 전혀 그런 느낌 없이 “제 타이밍에 딱딱 맞아 나가는 느낌이 아주 좋았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레슨에 사용한 드라이버는 스위트 스폿에 대한 관용성이 뛰어난 2015년 테일러메이드 에어로버너 드라이버다. 강도는 S(STIFF), 무게는 50.2g으로 무겁지 않으면서도 강한 강도가 필요한 골퍼에게 딱 맞는 드라이버다.
[GOLF FIELD LESSON] 사이드 스핀을 줄여 드라이버 거리 늘려라
임재일 무노스 사장
임재일 사장이 운영하는 무노스(moonos)는 2001년 설립해 현재 골프장 전산을 통합, 관리하는 국내 선두 기업이다. 현재 국내 130여 골프장의 ERP 시스템을 운영 관리하고 있다. 무노스가 개발한 ERP 시스템 ‘GMS(Golf Management System) 4.0’은 경영분석시스템(EIS)을 탑재해 매출, 원가, 이익 등 경영지표를 면밀히 분석하고 골프장 예약 고객과 내장객 증감, 월별·연도별 경영 분석, 고객 선호 등 다양한 결과를 산출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최근 골프장마다 줄어드는 내장객으로 가격과 서비스를 앞세워 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태. 이에 무노스는 골프장 솔루션 선두 기업답게 정보기술(IT)을 골프장과 결합한 다양한 툴을 개발해 업계의 호평을 받고 있다. 무인발권기, GPS관제 시스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정보 제공, 고객과 골프장의 니즈에 맞는 문자 서비스, 부킹 시스템 구축까지 골프장과 내장객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IT 솔루션을 개발하고 진화시키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글·사진 이승재 기자 fotolee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