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펜션 건축업체 나무와 좋은집 이영주 사장
이영주 사장은 목조주택 전문 업체인 나무와 좋은집, 이동식 목조주택을 만드는 스마트하우스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2000년 펜션 인테리어를 시작으로 목조주택 시장에 뛰어든 이 사장은 지금까지 다양한 형태의 단독주택과 펜션을 지어왔다. 최근 전원 생활자들을 위한 소형 이동식 주택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 그에게 전원주택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물었다. 이영주 나무와 좋은집 사장이 목조주택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펜션 붐이 불기 시작한 2000년이다. 형이 펜션 예약 사이트 ‘렛츠고 펜션’을 운영하던 이학순 대표라 자연스레 펜션에 관심을 갖게 됐다. 시작은 펜션 인테리어와 가구를 만들어주는 사업이었다.당시 유행하던 펜션은 대부분이 목조로 지은, 디자인에 신경을 많이 쓴 주택이었다. 처음에는 성냥개비와 판자로 집을 짓는 듯해 어색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렇게 지은 목조주택이 콘크리트나 황토주택에 비해 디자인뿐 아니라 내구성, 단열성 등도 뛰어났다.
목주주택에 매력을 느낀 이 사장은 2003년 목조주택 전문 업체인 나무와 좋은집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단독주택과 펜션을 포함해 지금까지 지은 목조주택만 어림잡아 170채다. 지역도 경기도 일산과 가평, 양평부터 전라도 광양·화순, 경상도 김해·밀양 등에 이르기까지 전국에 걸쳐 있다.
애견 펜션·스파 펜션 등 차별화가 관건
펜션은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로 예전만큼 많지 않다. 2012년 완공해 성공적으로 자리 잡은 강원도 인제군 게스트하우스 리뮤가 최근에 지은 펜션이다. 가까운 영통에서 문구업을 하던 주인은 부모에게 물려받은 2310㎡ 대지에 39.6~49.5㎡ 객실 5개, 관리동을 겸한 카페 33㎡를 지었다.
총 건평은 280.5㎡, 비용은 총 5억5000만 원이 들었다. 특징 있는 펜션을 원했던 주인을 위해 실내에 스파를 넣었다. 그 덕에 건축비가 3.3㎡당 520만 원이 들어, 건축비만 5억 원 이상이 들었다. 여기에 인허가비 1500만 원, 가구·인테리어비 객실당 500만 원 등이 들었다. 아쉬운 점은 건축에 돈을 많이 들이는 바람에 조경에 상대적으로 소홀했다는 점이다. 완공 후 다행히 영업은 잘 된다. 객실당 성수기에는 25만 원, 비수기에 10만 원을 받는다. 연간 영업일은 170일. 일반 펜션이 연 120일 정도 영업하는 데 비해 굉장히 잘 되는 편이다. 연간 매출만 3억 원 안팎이다. 전기료, 세금 등 비용은 4500만 원이 든다. 주인이 직접 운영하기 때문에 성수기 외에는 별도의 인건비가 들지 않는다. 연간 수익률을 보수적으로 잡더라도 35% 수준이다.
“얼마 전 지인이 인수해서 운영하고 있는 안면도 애견 펜션도 성공 사례입니다. 조립식으로 지은 4동짜리 펜션인데, 인기가 없어서 월 3000만 원 정도 수익이 나는 곳이었습니다. 그걸 지인이 임대해서 애견 펜션으로 콘셉트를 바꾼 후 현재 연 1억 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게스트하우스 리뮤나 애견 펜션처럼 성공하는 펜션을 찾기가 그리 쉽지 않다. 펜션을 아주 고급스럽게 지어 고가정책으로 가거나 아니면 애견 펜션, 스파 펜션 등 차별화해야 영업이 제대로 된다. 확실히 차별화되지 않은 펜션은 경영이 힘든 게 현실이다. 펜션 사업을 할 때는 재투자비용도 감안해야 한다. 펜션은 3년이면 좋고, 적어도 5년마다 재투자를 해야 한다. 도배와 가구 교체, 욕실 리뉴얼 등을 감안하면 3.3㎡당 100만 원 수준의 재투자비용이 든다. 따라서 매년 일정 금액을 재투자비용으로 적립할 필요가 있다.
토지 구입 전 주변 여건 확인해야
주택은 파주시 월롱면에 지은 전원주택이 가장 최근에 완공한 것이다. 대지 495㎡에 건평 125.4㎡의 2층 목조주택이다. 방 3개, 화장실 2개가 들어간 구조로 땅값은 3.3㎡당 135만 원, 건축비 3.3당 420만 원으로 총 3억6210만 원이 들었다.
“건축 기간만 2개월이 걸렸는데 파주 LCD단지가 가까워 향후 개발 수요가 있는 곳입니다. 예전에는 전원주택이라면 165~198㎡가 보통이었지만 요즘은 99㎡대의 작은 주택을 선호합니다. 대지도 660㎡에서 330㎡대로 줄었고요. 지역은 용인이나 일산 인근, 양평 등 도시와 가까운 곳이 인기고요. 주 연령대도 50~60대에서 30~40대로 낮아진 게 특징입니다.”
월롱면 전원주택처럼 주택 가격은 3억 원대가 대부분이다. 용인, 일산 등지에 전원주택을 지을 경우 3.3㎡당 땅값이 일반적으로 150만 원대, 330㎡를 기준으로 대지 구입비만 1억5000만 원이다. 건평 99㎡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다락방 16.5㎡를 넣은 건물을 지으면 1억2000만 원의 건축비가 든다. 여기에 싱크대, 붙박이 등 가구 1000만 원, 조경비 500만~7000만 원을 더하면 3억 원 내외에서 전원주택을 마련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땅값과 건축비 등을 포함해 4억 원이 넘는 전원주택은 분양이 안 된다는 통설이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건축 규모가 작아진 만큼 마진도 줄어들었다. 한 채에 10억 원을 호가하는 타운하우스를 주로 짓는 시행사나 건설사들이 진입하기 어려운 시장이 된 것이다. 그런 이유도 전원주택 사업은 군소 업체들의 틈새시장이 되고 있다. 그만큼 건축비 경쟁도 치열하다.
이 사장은 그러나 건축비만 단순히 비교해서 건축업자를 선택하는 것을 경계한다. 건축비를 싸게 해주는 대신 다른 곳에서 추가 비용을 받는 등 편법을 동원하는 건축업체도 있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건축비만 받고 집 짓는 도중에 도망가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에 건축업체를 선택할 때는 회사 업력이나 그동안 해온 실적 등도 꼼꼼히 살펴야 한다.
건축업체도 잘 만나야 하지만 그보다 먼저 좋은 땅을 구해야 한다. 택지는 가격도 중요하지만 토목공사비가 덜 드는 땅을 골라야 낭패를 피할 수 있다. 대지는 3.3㎡당 10만 원에 샀지만 토목공사비가 3.3㎡당 20만 원이 더 드는 곳도 있기 때문이다.
“축대 쌓고 하다 보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펜션을 짓기 위해 대추나무 밭을 샀다가 도로 개설, 축대 쌓는 데 건축비의 30~40%를 추가로 들인 경우도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땅이 평평하고 작물이 심어져 있으면 좋은 땅이라고 보는 데 그렇지 않습니다. 땅을 고를 때는 첫째 도로가 있는지, 다음은 상하수도가 있는지 봐야 합니다. 전기선도 200m 이상은 자기부담이기 때문에 꼼꼼히 살펴야 하고요. 전원주택 마을도 땅만 분할해서 팔거나 상하수도, 도로까지 조성한 후 분양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최종 확인을 해야 합니다.”
전원주택의 대안으로 부상한 모듈주택
많은 사람들이 전원생활을 꿈꾼다. 하지만 실제 전원생활을 위해서는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 당장 주택을 선택하는 데도 적잖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2011년 스마트하우스를 설립한 배경이다.
“예전 가평에 아는 교수님 별장을 지어드린 적이 있습니다. 대지 660㎡에 건평이 148.5㎡였어요. 당시만 해도 보통 별장 규모였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서재로 쓸 작은 별채를 지어달라고 하시더군요. 집이 너무 커서 관리가 어렵다고 하시면서요. 말씀대로 별채를 지어드렸는데, 그 뒤로 별채만 사용하시더라고요. 거기서 세컨드하우스는 작아야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스마트하우스를 차리게 됐습니다.”
스마트하우스에서 공급하는 주택은 모듈주택이다. 기존 주택이 건축 개념이라면 스마트하우스는 제조 개념이다. 지금까지 그는 17.16~99㎡까지 120여 동의 모듈식 주택을 보급했다.
비용은 화장실이 없는 5.2㎡형이 3.3㎡당 230만 원, 상대적으로 큰 99㎡는 3.3㎡당 300만 원이 든다. 현장에서 건물을 지을 때는 소형이 중대형보다 건축비가 20~30% 높다. 일반적으로 전원주택을 지을 때 건축비는 3.3㎡당 350만~500만 원을 잡는다. 하지만 공장에서 주택을 지으면 3.3㎡ 평균 270만 원이면 가능하다. 소형 주택은 4~5개 동을 동시에 만들기 때문에 비용도 줄이고, 기간도 단축할 수 있다. 현재 한 동을 짓는 데 약 35일이 소요된다.
땅을 고를 때는 첫째 도로가 있는지, 다음은 상하수도가 있는지 봐야 합니다. 전기선도 200m 이상은 자기부담이기 때문에 꼼꼼히 살펴야 합니다.
모듈 주택은 기존 목조주택과 다름없기 때문에 별장용, 귀농·귀촌용으로 인기다. 대지 330㎡에 99㎡ 건물을 지을 경우 건축비만 최소 1억2000만 원이 든다. 땅값보다 건축비가 더 든다. 전원생활에 적응하지 못할 경우 큰 부담을 안게 되는 것이다. 이런 경우 모듈주택을 활용할 수 있다. 소형 모듈주택은 주택 구입비와 운반비, 설치비 등을 합쳐도 2000만 원 안팎이면 생활이 가능하다. 소형 주택에서 적응기를 보낸 후 전원생활을 결정하게 되면 모듈주택을 옆으로 옮겨 둔 후 실제 주택을 지으면 된다. 이후 모듈주택은 별채나 게스트하우스로 활용하면 된다.
“도시민 중에 부모님께 물려받은 농가주택을 보유한 분들도 의외로 많습니다. 고객 중에 서울에 살다 고향인 충청북도 예산으로 내려간 분도 그런 경우였습니다. 농가주택이란 게 겨울에 난방도 잘 안 되고, 관리가 쉽지 않거든요. 그렇다고 농가를 헐고 새 집을 짓기도 망설여졌어요. 고민하다 23.1㎡형 모듈주택을 구입하셨어요. 구입비 1960만 원, 설치비와 운반비 100만 원, 정화조와 배관에 150만 원 모두 합해서 총 2210만 원이 들었습니다. 최근에 그런 분들이 늘고 있어요. 명절 때 시골 내려가면 불편하다고, 형제들끼리 돈을 모아서 구입하는 분들도 있고요.”
가장 큰 규모인 99㎡는 방 3개에 화장실 등이 갖춰져 있다. 가격은 8100만 원. 설치비 200만 원, 운반비 160만 원, 바닥 콘크리트 타설 400만 원, 정화조와 배관비 등을 합치면 약 9100만 원이 든다. 여기에 건축 인허가비 150만~200만 원, 전용 비용 150만~200만 원, 토목 설계비 150만~200만 원 등을 감안하며 약 1억 원이 든다.
신규섭 기자 wawoo@hankyung.com│사진 서범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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