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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티의 계절이 돌아왔다. 묵은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이맘때쯤이면 반가운 얼굴들과 함께 하는 자리들이 늘어나기 마련이다. 여러 사람과 함께 즐기는 파티에서 주인공이 되고 싶다면? 눈길을 끄는 화려한 옷차림과 파티 매너보다 중요한 게 있다. 누구와도 편안하게 이야기를 이끌어 갈 수 있는 ‘대화의 기술’이다.
핼러윈 데이는 국경일도 아니고 명절도 아니다. 그러니 달력에 표시도 안 돼 있는 날이지만, 유독 그날의 뉴스는 온통 핼러윈 이벤트들로 가득 차 있었다. 핼러윈 데이는 켈트족의 새해인 11월 1일 하루 전날, 혼령들이 깃들 몸을 찾아다니는 것을 피하기 위해 귀신 복장을 하는 것에서 유래됐다. 현재는 그 취지보다는 연말을 앞둔 파티의 신호탄을 터뜨리는 역할이 더 크다. 이제 사람들은 핼러윈을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는 파티로 반기고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을 정도로 파티에 대한 관심이 높다.

높아진 관심만큼 파티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갖춰야 할 매너를 챙겨볼 필요가 있다. 파티 초대장을 받으면 파티의 목적과 격식, 그에 걸맞은 드레스코드를 선택하는 게 먼저다. 또 파티 전에 참석 여부를 전달하는 것 역시 기본 매너다.

얼마 전 유럽 순방 때 박근혜 대통령이 영국 국빈만찬에 초대됐다. 영국 국빈만찬은 전통과 절차를 매우 중요시 여기는 걸로 정평이 나 있다. 의상 격식은 왕실의 규율에 따라 연미복, 이브닝드레스, 전통 의상으로 엄격하게 제한돼 있다. 박 대통령은 한국의 전통 의상인 한복을 입어 영국 국빈만찬에 대한 예의를 표했다. 이를 통해 우리 고유의 멋을 세계에 선보이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돋보였던 것은 박 대통령의 대화 위트였다. 로저 기퍼드 런던시장이 주최한 길드홀 만찬에 참석하기 위해 내리던 중 한복에 발이 걸려 미끄러져 넘어지는 돌발 상황이 벌어졌다. 박 대통령은 “Dramatic entry(극적인 입장이네요)”라며 의연하고 위트 있게 대응해 놀란 초청자들을 안심시켰다. 행사를 잘 마친 그는 만찬이 끝나고 “Quiet exit(퇴장할 땐 조용히)”라는 한 마디의 대화 위트로 좌중을 사로잡기도 했다.

어떤 상황에서도 재치 있고 사람들과 즐길 수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매너. 이를 ‘대화 지능’이라고도 부른다. 대화 지능은 낯선 사람과 가벼운 대화를 나누고 즐거운 자리를 즐길 수 있도록 한다. 상대방을 편안하게 하고 즐거운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하는 대화 지능은 사회생활의 필수적인 요소로 만약 타고 나지 않았다면 훈련을 통해서라도 길러야 할 부분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대화 지능에 대해 미국 인디애나대 사우스이스트 캠퍼스의 베르나르도 카르두치 심리학 교수는 “당신이 대화를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려라. 상대방이 편하게 느끼도록 하라”고 말한다. 이와 함께 성공적인 대화를 위한 5단계를 제시한다.

파티 매너에서 대화는 언어적인 면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비언어적인 매너도 대화를 즐기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부드럽고 온화한 미소를 담은 눈맞춤으로 상대방의 말에 유쾌하면서도 신중한 경청 자세를 보이는 것으로 상대에게 대화를 기꺼이 즐기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해 파티 분위기를 더욱 화기애애하게 만든다.
물론 격식 있는 파티에서만 매너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지인들과의 편안한 파티에서도 대화 매너는 중요하다. 사이가 좋고 서로에게 좋은 일이 있을 때 나누는 대화는 누구에게나 편안함을 준다. 반면 명절에 오랜만에 만나 취업 준비 중인 조카에게 건네는 “요즘 어떻게 지내?”라는 말은 듣기에 따라 불편한 말이 된다. 이처럼 대화를 나누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대화 상대에 따라 대화를 시작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최근에 안 좋은 일이 있었던 지인에게 말을 걸 때도 마찬가지다. 이럴 때는 “요즘 잘 지내?” 하고 안 좋은 기억을 떠올리는 대화의 시작보다 대화의 소재를 풍부하게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요즘 뭐 하느라 바빠?”라고 마음의 부담감이 없이 대답할 수 있도록 배려해 대화를 유도할 수 있다.

파티를 더욱 즐겁게 만드는 대화 지능은 우선 파티 현장을 즐기고자 하는 열린 마음에서 비롯된다. 누군가가 본인을 소개해 주기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파티의 호스트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 아는 사람을 또 다른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소개하고 또 스스로를 알리며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린다면, 파티는 삶의 활력을 찾는 즐거움 그 자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핼러윈 파티처럼 화려한 형식과 격식을 통해 색다른 경험을 해보려는 시도가 다양해지고 있다. 하지만 사람들과 어울려 얻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 간의 관계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것이 파티를 사교의 장이라고 부르는 이유이며 파티 본연의 취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저런 모임이 많은 연말이다. 파티를 더욱 빛나게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대화의 매너에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모두가 즐거운 연말 파티를 보낼 수 있기를 바란다.


파티 대화를 위한 Tip
1단계 시작 : 대화 의지를 전달하며 가벼운 소재로 대화를 시작한다.

2단계 자기소개 : 자신에 대한 것을 먼저 얘기하거나 다음에 올 대화 주제의 힌트를 준다.

3단계 화제 탐색 : 공통 화제를 탐색하는 과정으로 그 전에 주어진 화제를 서로 얘기하거나 상대의 반응에 따른 화제로 전환한다.

4단계 화제의 심화 : 소재와 소재를 연결한다.

5단계 정리 : 매너 있게 대화를 마무리하는 것으로 대화가 즐거웠음을 표현하고 대화의 즐거웠던 부분을 상기해 말하면서 상대방의 말을 잘 경청하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다.


허은아 (주)예라고 대표│사진 한국경제신문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