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호 드림 EMC 대표이사

마케팅에서 BTL(Below the Line: 대면 커뮤니케이션을 활용한 프로모션)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뉴미디어, PR, 세일즈 프로모션 등을 활용한 BTL 시장도 성장세다.
국내를 넘어 중국으로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는 드림 EMC 강준호 대표를 만나 BTL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점쳐본다.
[CEO INTERVIEW]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강화가 진정성을 전달하는 최선의 길입니다"
강준호 드림 EMC 대표는 보험사에서 영업과 홍보를 경험한 보험맨 출신이다. 홍보 경험을 통해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깨달은 강 대표는 2009년 (주)제이앤케이커뮤니케이션즈를 설립했다. 창립 이듬해인 2010년 교보생명, 동양그룹, 알리안츠그룹 협력업체로 선정된 뒤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과 마이스(MICE) 부문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지난해 드림 EMC로 사명을 변경한 뒤 2013년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문화콘텐츠 강소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드림 EMC는 한국 시장에서의 사업 확대와 함께 중국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사세가 급성장했습니다. 이 분야에 대한 니즈가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한데요, 주요 사업 분야를 소개해주십시오.
“초기에는 교보생명 희망센터 등 작은 규모의 행사나 이벤트 등을 진행했습니다. 규모가 있는 행사는 2010년 5월에 치른 동양생명 연도대상 시상식이 처음이었습니다. 동양생명으로선 해외에서 치른 최초의 연도대상이었죠. 지금은 해외에서 하는 곳이 많지만 당시만 해도 외국계나 일부 국내 보험사만 외국에서 행사를 했습니다. 약 1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규모 있는 행사라 신경을 많이 썼어요.”


신생 회사인 데다 해외에서 치른 첫 연도대상이라 동양생명 입장에선 걱정이 많았겠습니다.
“저라도 그랬을 겁니다. 당시만 해도 경험이 많지 않던 신생 회사라 우리 의견에 100% 신뢰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상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신뢰를 확보할 수 있었죠. 연도대상은 한정된 예산으로 서비스의 질은 높이는 게 관건입니다. 우리는 예산 절감에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한국에서 물자를 가져다 썼지만, 우리는 현지 조달이 가능한 것은 현지에서 찾았습니다. 2개월 가까이 조사해서 발광다이오드(LED), 방송 영상, 특수효과 등의 장비를 현지 조달할 수 있었어요.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등은 행사 기획에서는 뒤떨어지지만 장비 등 하드웨어는 한국 수준에 근접해 있습니다. 이를 비즈니스에 활용한 거죠.”
[CEO INTERVIEW]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강화가 진정성을 전달하는 최선의 길입니다"
뒤처져 있는 건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입니까.
“행사에서 중요한 것은 스토리텔링(storytelling)과 붐업(boom up)입니다. 중국, 동남아는 여전히 전시적인 행사가 주입니다.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게 전부라는 얘기죠. 소프트웨어 분야만 따지면 15년은 뒤떨어져 있는 듯합니다. 단, 장비 등은 한국의 90% 이상까지 올라와 있습니다. 이걸 활용한 거죠. 한국에서 하면 보통 1회 공연이 전부지만 당시 연도대상에서는 전야제와 본 행사 두 번에 걸쳐 공연을 했습니다. 그럼에도 40% 가까이 비용을 절감했으니까요.”


보통 품을 팔아서는 그 정도 예산을 절감하기 어렵습니다. 행사에 대한 평가는 어땠습니까.
“규모도 있고, 중국에서 하는 첫 행사라 신경이 많이 쓰였습니다. 마카오 베네시안 호텔에서 치렀는데, 행사 전에 마카오만 여덟 번 갔습니다. 갈 때마다 호텔 매니저, 공연 팀과 미팅을 했고 리허설까지 모두 점검했어요. 해당 팀장들도 세밀한 부분까지 챙겼고요. 어떤 때는 하루 종일 꽃집을 돌아다니기도 했습니다. 외국은 한국과 달리 꽃을 포장하는 기술이 떨어지거든요. 심지어 한국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주며 똑같이 만들어 달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노력 덕에 한국에서 한 연도대상보다 퀄리티가 훨씬 좋았다는 평을 들었고, 그게 인연이 돼 지금까지 연도대상 시상식을 하고 있습니다.”
[CEO INTERVIEW]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강화가 진정성을 전달하는 최선의 길입니다"


“중국에는 부모와 자녀가 함께 즐길 놀이나 공연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한국에서의 노하우를 가지고 중국에 진출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습니다.”


체계를 갖춘 규모 있는 기획사들이 많지 않아서, 한 번 소문이 나면 금방 큰다고 들었습니다. 많은 프로젝트를 했을 텐데 기억에 남는 게 있다면 소개 부탁합니다.

“그 뒤로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모든 프로젝트가 의미 있지만, 그중에서도 전남도청 주최의 제2회 대한민국 통합의학박람회가 기억이 많이 납니다. 지방자치단체의 행사를 하면서 배운 점이 많았거든요. VIP 의전에서 컨포지움, 축하 공연, 전시 운영, 홍보 영상 제작까지 전체 프로젝트를 맡아서 하면서 회사 역량이 한 단계 레벨 업 됐다고 생각합니다. 4월 입찰 후 10월에 행사를 치렀으니까 6개월 이상 준비한 프로젝트였어요. 지방에 내려가는 비용 등을 감안하면 수익성은 그다지 좋지 않았습니다. 통합의학박람회 이후에는 VIP 마케팅에 보다 집중하고 있습니다. 교보생명 VVIP인 노블리에 고객을 대상으로 한 골프대회가 대표적입니다. 지난해 첫 골프대회를 치렀는데 4월부터 5월까지 서울(강북·강남), 경인, 중부, 호남, 부산, 대구, 제주까지 여덟 군데 골프장에서 행사를 치렀습니다. 회당 40팀, 동원 인원만 1000여 명 이상인 큰 대회였어요.”


올해도 골프대회가 거의 끝났죠. 올해는 어땠습니까.
“단체로 대회를 열려면 휴장일을 잡는 게 가장 손쉽습니다. 지난해에는 일정이 빠듯해 휴장일을 잡기가 어려웠는데, 올해는 휴장일을 잡을 수 있어 대회 준비에 보다 충실할 수 있었습니다. 강북은 남촌CC, 강남은 남서울CC, 경인은 잭니클라우스GC, 중부는 우정힐스CC, 호남은 담양 다이너스티CC, 부산은 김해 스카이힐CC, 대구는 세븐밸리CC에서 진행했습니다. 결승전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우정힐스CC에서 했습니다.”


지난해에는 이승철 개인 콘서트도 연 것으로 압니다. 새로운 경험이었겠습니다.
“동양생명과 교보생명 행사 외에 알리안츠생명의 PA한마음 전진대회도 맡았고, 교보문고 이북 샘(e-Book Sam)의 총괄 마케팅도 저희가 했습니다. 그와 함께 10월에는 이승철 수원 콘서트, 12월에는 박진영과 임재범의 서울 콘서트를 했죠. 콘서트는 티켓 판매와 광고 협찬 등으로 수입을 올립니다. 연도대상을 하면서 공연을 해봤기 때문에 그 연장선에서 했습니다. 콘서트는 잘 되면 마진율이 굉장히 높습니다. 반대로 공연이 망하면 손실도 크죠. 다행히 지난해 콘서트는 괜찮았어요. 공연 분야는 아직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하는 곳이 많습니다. 대박에 대한 기대도 크고요. 마진율이 10%만 돼도 높은데, 공연 분야에서는 더 높은 수익을 기대할 때가 많습니다.”


새로운 분야에 진출하는 데 두려움은 없었습니까.
“공연 시장은 부가가치가 높고 아직은 체계가 잡히지 않은 분야입니다. 지금이 진입하기에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대기업들이 하는 일부 큰 공연을 제외하고 저희에게 맞는 틈새시장은 충분히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중국과 교류하면서 그런 생각을 특히 많이 했습니다. 중국은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아직은 부족한 게 많아서 스토리텔링만 가미하면 중국 시장의 잠재력은 무척 큽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의 잠재력을 보신 건가요.
“중국에서 샤이니나 슈퍼주니어, 2PM 등이 콘서트를 하면 당연히 성공합니다. 그 외에도 저는 교육 시장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중국 부모들의 자녀 교육열은 한국을 뛰어넘습니다. 그런데 부모가 자녀와 함께 즐길 놀이나 공연은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한국에서의 노하우를 갖고 중국에 진출한다면 가능성이 있을 거라고 봅니다. 중국 공연 단체들과 미팅을 하다 보면 거기에 대한 니즈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올 9월, 그 시작으로 베이징에 유한공사 개념의 현지법인을 세울 계획입니다.”


중국 진출은 언제부터 고민하셨습니까.
“중국 기업들과 협업을 하면서 3년 전부터 가능성을 봤습니다. 중국 기업의 브로슈어와 홍보 인쇄물, 브랜드 로고 등에 관한 자문과 대행을 해왔습니다. 현지에 출장 가 중국 회사들과 자주 만나서 중국 진출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게 됐습니다. 본토 출신의 중국 담당 본부장이 중국 법인장으로 나갈 예정입니다.”


앞으로 계획은 어떻습니까.
“앞서 말씀드린 대로 현재는 VIP 마케팅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VIP 마케팅의 핵심은 디테일과 진정성이에요. 클라이언트들은 진정성을 전달하고 싶지만 구체적인 방법을 모릅니다. 진정성을 전달하는 힘은 디테일에서 나오는데, 디테일은 저희 같은 대행사의 몫이죠. VIP들은 큰 것보다는 작은 것에 감동합니다. 얼마 전 한 기업체 골프 행사를 치렀습니다. 여러 아이디어 중에서 고객들에게 카드를 쓰자는 의견이 나왔어요. 카드는 직원들이 쓰고 사인은 사장님이 직접 했습니다. 그게 반응이 좋아서 이듬해에는 사장님이 직접 카드를 쓰셨어요. 고객들은 그런 데서 감동을 받습니다.”


드림 EMC가 어떤 회사로 성장하기를 바라십니까.
“모든 것의 핵심은 커뮤니케이션에 있다고 봅니다. 드림 EMC는 통합 커뮤니케이션을 제공하는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그걸 구현하는 구체적인 방법이 영상과 공연입니다. 우리가 잘 하고, 자신 있는 분야에서 기업과 고객의 커뮤니케이션을 도울 생각입니다.”



신규섭 기자 wawoo@hankyung.com
사진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