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도 전체 자산과 연계해 종합적으로 관리해야

빌딩을 운영, 관리하다 보면 임차인과의 잦은 마찰, 공실 위험 등 크고 작은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임대 관리에 필요한 세부 노하우부터 생애주기에 맞는 부동산 자산관리법을 소개한다.
중소형 빌딩을 관리하려면 임대수익률을 올리기 위해서는 어떤 조치가 필요하고, 매각 의사가 있다면 어떻게 가치를 증진시킬 것인지 등 종합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중소형 빌딩을 관리하려면 임대수익률을 올리기 위해서는 어떤 조치가 필요하고, 매각 의사가 있다면 어떻게 가치를 증진시킬 것인지 등 종합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최근 서울 강남 3구 연면적 3300㎡ 이하 빌딩 소유주를 대상으로 ‘임대사업 애로사항’을 조사한 적이 있다. 조사 결과 소유주들의 가장 큰 애로사항은 ‘임차인과의 잦은 마찰로 인한 스트레스’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임대료 수시 미납 및 장기 연체’, ‘낮은 수익률’, ‘공실률 위험’, ‘유지보수비 관리’, ‘주먹구구식 관리’ 등으로 나타났다.


공실에 대처하는 효과적인 방법
빌딩 소유주들이 겪는 애로사항 중 여기서는 공실 관리의 노하우를 전하고 넘어갈까 한다. 공실률은 수익률뿐 아니라 빌딩의 가치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빌딩 관리에서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공실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건물의 임대를 책임지고 성실히 수행할 대리인(중개인)을 세우는 것이다. 대부분의 건물주들이 주변 부동산에 내어놓으면 금방 해결될 거라 생각하지만 주변 부동산들은 책임감 있게 임차인을 찾아주지 않는다. 임차 고객을 중심으로 건물 소유주와 접촉하지 임대 물건을 놓고 임차인을 만나지는 않는다.

대리인을 세우는 것은 믿을 수 있는 중개회사를 선택해 전속 임대계약을 체결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소유주는 대리인을 통해 공실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모니터링할 수 있으며 대리인을 독촉할 수도 있다.

물론 전속 임대계약을 체결하면 인근 부동산중개업소는 불만을 토로한다. 전속 임대계약이 돼 있어서 해당 건물을 거래하기 싫다거나 대리인과 사이가 안 좋아서 거래하기 싫다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전속 임대계약을 체결한 회사를 헐뜯는다. 이 경우 건물주들은 당연히 마음이 흔들리기 마련이다.

이런 문제는 계약 체결 시 간단한 조항만 넣으면 해결이 가능하다. 전속 임대계약회사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소유주나 부동산중개업소가 임차인을 유치하면 수수료를 이들에게 지불한다는 조항만 추가하면 된다.

비단 공실 문제뿐 아니다. 다양한 애로사항에도 많은 건물 소유주들이 빌딩관리 전문 업체를 찾는 걸 꺼려한다. 가장 큰 이유는 한 번 맺은 관계를 바꾸기 싫기 때문이다. 60~70대 소유주들은 큰 실수나 심기를 크게 불편하게 하지 않는 이상 평균 10년 동안 관계를 유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런 경향은 40~50대 소유주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다 보니 빌딩의 운영은 대부분이 관리소장이나 주변 지인들이 맡아왔다. 소유주들은 금융 자산을 전문적인 프라이빗뱅크(PB) 센터에 맡기면서도 자산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부동산 자산은 전문적이지 못한 사람들에게 맡겨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이례적이긴 하지만 지인에게 빌딩 관리를 맡겼다 사기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문제는 전문적인 자산관리회사에 위탁 운영을 맡기면 충분히 헤징할 수 있다. 전문 회사에 맡기면 전문성이 요구되는 연체 관리와 공실 관리, 임차인 재구성, 임대료 경신, 임차인 관리, 외부 업체 관리 등 종합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국내에 부동산 자산관리 시장이 형성된 것이 약 10년 정도 된다. 10년이라는 기간 동안 부동산 자산관리 시장에도 선진화된 자산관리 시스템이 도입됐다. 최근에는 정보통신과 결합된 자산관리까지 도입돼 효율적인 빌딩 관리를 선도하고 있다.

빌딩 관리에 대한 니즈가 커지면서 관리회사들도 많아졌다. 주의할 점은 과거에 비해 자산관리회사가 많아지면서 전문성이 부족한 곳도 생기고 있다는 점이다. 여전히 주먹구구식으로 빌딩을 운영하면서 이름만 바꾸는 경우가 그런 사례다. 따라서 관리회사 선택에 있어 충분히 정보를 습득하고 결정해야 한다.


부동산 자산도 재무적 관점에서 운영해야
많은 빌딩 전문 관리회사들이 생겨나면서 저마다 차별점을 자랑한다. 하지만 어떤 관리회사를 선택하든, 중요한 것은 부동산도 전체 자산관리의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금융 자산은 은행 프라이빗뱅커(PB)나, 증권사 웰스매니저(WM) 등을 통해 전문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수익형 부동산은 전체 자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도 전문적인 관리 서비스를 받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 금융기관도 고객의 금융 자산을 중심으로 증여·상속, 세무, 법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뿐 부동산의 관리와 처분을 대신해 주지는 않는다.

빌딩 소유주인 이모(58) 씨의 사례를 보자. 대부분의 중소형 빌딩 소유주들처럼 이 씨도 통장을 통해 임대료를 확인하고, 세무사가 1년에 한 번 발행하는 손익계산서만 볼 뿐이었다. 이렇다 보니 매월 임대료 수입과 지출 간의 현금흐름을 파악하기 어려웠고, 빌딩의 보유 계획조차 애매해 효율적인 부동산 관리가 어려웠다.

대부분의 중소형 빌딩 소유주들은 이 씨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게 현실이다. 하지만 부동산 자산은 보유 기간에 따라 전반적인 계획 수립이 이루어지고, 그에 따른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임대수익률을 올리기 위해서는 어떤 조치가 필요하고, 매각 의사가 있다면 어떻게 가치를 증진시킬 것인지 등 종합적인 계획이 필요한 것이다. 특히 수익형 부동산의 가치는 수익률에 크게 좌우된다. 따라서 소유주들은 매월 고지되는 임대료 현황과 지출 현황, 미납 임대표 현황과 대출상환액 등 연간 현금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매도 의향이 있는 경우에는 현재 시점에서 매도했을 경우 수익률과 몇 년 더 보유한 후 매도했을 때 기대수익률을 정확히 비교해서 의사 결정을 내려야 한다. 노하우를 가진 전문 관리회사들은 이 같은 매각 수익 분석에 대한 업무도 함께 하고 있어 전문가에게 의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수익에 따른 목적 자금 설계도 필수다. 앞서 소개한 이 씨는 은행 PB센터에서 재무를 설계하면서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은퇴 자금으로 설정했다. 불확실한 미래에 어떠한 리스크가 발생할지 알 수 없었기에 추가로 자금을 운용하고 싶었던 것이다. 은퇴 자금은 국민연금과 개인연금으로 설계할 수 있지만, 현재 임대수익의 일부를 추가적으로 설계하면 보다 안정적으로 노후를 대비할 수 있다.

증여와 상속도 준비해야 한다. 자녀가 수익용 부동산을 준비 없이 상속 받으면 관리 운영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빌딩의 보유 목적이 증여·상속이라면 자녀와 운영 현황에 대해 자주 이야기를 나누어야 한다. 그래야만 증여나 상속을 받았을 때 자녀들이 본업에 충실하면서 빌딩 관리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손)자녀 교육 자금, 결혼 자금, 은퇴 자금, 사업 자금, 기타 자금 등 목적 자금에 맞게 월 임대수익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또한 부동산 서비스도 금융권과 업무 제휴를 통해 수익형 부동산과 전반적인 자산에 대한 증여·상속 설계 서비스 등 자산관리 영역을 통합, 확장해야 한다.

이처럼 부동산 자산관리는 부동산의 생애주기 차원에서 재무적, 비재무적 부분까지 고려해 종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계획 수립 후에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수다.



김화용 티마크 전략기획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