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촌GC는 이름만으로도 권위가 있는 남촌CC에 구현했던 송호 골프디자인그룹 대표의 설계 철학을 그대로 옮겨와 또 하나의 명작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세계적 조형 전문가인 미국의 자니 딕슨이 전체 조형을 맡아 시공했다.
[동촌골프클럽] 남촌CC의 자존심 동촌GC로 이어간다
국내 최고의 명문 클럽을 자부하는 남촌컨트리클럽(남촌CC)이 2여 년의 산고 끝에 지난 10월 6일 똘똘하고 잘생긴 동생을 봤다. 충북 충주시 노은면 문성리 산 24-1번지 일대에 조성된 18홀(파 72·6590m) 회원제 동촌골프클럽(동촌GC·대표 김국종)이다.

코스가 놓인 자리는 임오군란 당시 피난 내려 온 명성황후가 매일 산꼭대기에 올라 한양을 바라보며 한을 달랬다는 국망산과 보련산으로 이어지는 연봉이 마치 12첩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다. 중부 내륙을 관통하는 고속도로와 앞이 탁 트인 평야지대가 발 아래 펼쳐져 아늑함과 시원스러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정남향으로 설계된 코스는 풍부한 일조량을 자랑하고 남촌CC처럼 페어웨이 폭이 넓게 조성돼 있다. 마운틴 코스는 자연지형을 그대로 살린 수림과 계곡, 자연 암반을 잘 보존하고 있고, 한 홀 한 홀 업 다운이 있어 리드미컬한 라운드를 즐길 수 있는 역동적인 코스다.

이에 반해 레이크 코스는 마운틴에 비해 훨씬 부드럽고 서정적이다. 산꼭대기에서 뻗어 내린 크고 작은 능선이 완만한 평지를 이루는 곳에 자연형 계류가 흘러 넓은 연못을 만들고, 시원스레 내리는 폭포와 단풍으로 물들어가는 작은 산이 자아내는 풍광이 빼어나다.

그린은 양잔디인 벤트그라스, 페어웨이는 중지가 식재돼 있다. 그린은 2단, 3단으로 언듈레이션이 심해 파 온이 됐다고 해서 맘 놓을 일이 아니다. 자신만의 거리감과 퍼팅 라인을 읽는 눈이 부족한 골퍼라면 홀 아웃이 쉽진 않다. 하지만 그린에서 볼의 롤은 아주 좋다. 보여지는 그린의 경사를 정확히 읽는다면 상상했던 길을 따라서 홀인 되는 묘미가 쏠쏠한 그린이다.

동촌GC의 최대 복병은 페어웨이와 그린 주변에 놓인 호랑이 발자국 같은 벙커다. 베트남에서 공수한 하얀 모래로 채워진 벙커는 일명 밀가루 벙커다. 아주 고와 부드럽고 매우 무겁다. 클럽이 조금 두껍게 들어가면 모래에 박히고 조금 얇게 들어가면 톱 볼이 나기 일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벙커 안 경사면에 볼이 박히는 날에는 더블 파를 각오해야 한다. 굵은 모래에 익숙한 대부분의 아마추어 골퍼들은 보기, 더블 보기를 할지라도 반드시 피해야 할 깊은 수렁의 늪이다. 이러한 코스를 설계한 사람은 남촌CC를 설계했던 송호골프디자인그룹의 송호 대표다. 이름만으로도 권위가 있는 남촌CC에 구현했던 그의 설계 철학을 동촌GC에 그대로 옮겨와 또 하나의 명작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세계적 조형 전문가인 미국의 자니 딕슨이 전체 조형을 맡아 시공했다. 한편 동촌GC는 현재 일반(1억5000만 원)과 프리미엄(3억 원) 회원을 모집 중이다. 입회 후에는 남촌CC 잔여 타임 예약이 가능해 동촌GC 회원권 하나로 명문 남촌CC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

동촌GC는 중부내륙고속도로와 내년 6월 개통 예정인 동서고속도로가 만나는 중부권 교통 요충지에 자리하고 있다. 동서울톨게이트에서 1시간 이내, 천안, 평택, 원주, 대전 지역에서는 40~50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 교통 여건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북충주 톨게이트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뛰어나다. 또한 20분 이내의 거리에 탄산온천, 유황온천, 휴양림 등이 있어 라운딩 전후 심신의 피로를 풀기에도 좋다.

이승재 기자 fotolee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