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서울에서 비행기로 2시간 남짓. 일본 최남단의 섬 오키나와로 가는 길은 일본의 다른 지역보다 멀다. 역사도, 문화도, 언어도, 음식도 일본 본토와는 다른 섬나라 속의 섬. 일본인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여름 휴양지 가운데 하나이며 장수(長壽)의 고장으로도 유명한 오키나와는 도무지 일본 같지 않은 남국(南國)의 바다, 소박하면서도 흥겨운 사람들, 제주도를 떠올리게 만드는 음식으로 여행자를 맞아주었다.
나하국제공항을 나와 찾은 곳은 오키나와가 시작됐다는 신성한 숲, 세화우타키(齋場御嶽)였다. 추적추적 내리는 빗물 사이로 피어 오르는 안개에 둘러싸인 열대우림은 신비한 기운으로 여행자들을 맞았다. 류큐왕국 시절, 국가 최고 무녀의 인수인계가 이루어졌다는 금남의 구역은 발길 닿는 곳마다 신기(神氣), 혹은 음기로 가득했다. 여기서 소원을 빌면 작은 것 하나 정도는 단박에 이루어질 것도 같다.
오키나와는 신들의 섬이다. 5월부터 시작해 여름 내내 섬을 강타하는 태풍은 오키나와를 신들의 섬으로 만들었다. 거친 자연과 맞서기 위해선 자연보다 더 강력한 신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이는 집집마다 지붕이나 대문 옆에서 오키나와의 가정을 지키고 있는 시사(獅子)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동물 사자를 뜻하는 ‘시사’는 오키나와 사람들의 수호신이다. 전통 가옥뿐 아니라 많은 현대식 주택에도 시사가 ‘잡귀야, 물러가라’ 하는 무서운 표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가만히 살펴보면 그 얼굴이 조금씩 다른데, 이는 시사가 만든 사람의 얼굴을 닮았기 때문이란다.
단맛, 신맛, 짠맛 등이 골고루 어우러져 균형을 이룬 맛. 모난 데 없이 아름다운 오키나와 풍광과 이곳 사람들의 둥글둥글 여유 있는 품성과도 어울리는. 하지만 그림 같은 바다를 바라보며 이런 음식을 먹고 장수를 못한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 아닐까. 여유로운 삶과 조화로운 음식이 장수를 이룬다.
우리의 한글소설 ‘홍길동전’에 등장하는 율도국이 류큐왕국이었다는 주장이 있다. 그 역사적 진위는 모르겠지만 홍길동의 후예들이 율도국에 정착했다면 오키나와 같은 장수마을을 이루고 살았으리라. 그 속에서 여유롭고 행복하게, 조화로운 음식을 맛보며.
How to Get There
인천에서 오키나와까지 아시아나항공이 일주일에 세 번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다. 2시간 소요. 이 밖에도 전일본공수(ANA), 일본항공(JAL), 중국동방항공, 캐세이퍼시픽 등 많은 항공사들이 인천에서 오키나와까지 운항 중이다.
Where to Stay
일본에서도 이름난 휴양지답게 오키나와에는 수많은 호텔과 리조트들이 있다. 그중 ‘오키나와 메리어트 리조트&스파’는 국내 TV 드라마에 등장해 우리나라에서 유명세를 탔다. 물론 일본 사람들도 최고의 리조트로 치는 곳이다. 이 밖에도 기세벳테이 호텔&스파, 스파 리조트 엑세스 등이 유명하다.
Another Site
세계 최대의 수족관 크기로 기네스북에 올랐다는 오키나와 추라우미 아쿠아리움에는 고래상어가 무려 세 마리나 있다. ‘1만 명이 한꺼번에 앉을 수 있는 풀밭’이란 뜻의 만자모는 기암절벽에서 바라보는 옥색 바다가 멋지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류큐왕국의 옛 성인 나키진조아토도 볼 만하다.
글·사진 구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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