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주택 짓기
전원주택은 생활방식, 기본 구조자재, 외장재, 디자인에 따라 형태와 종류가 천차만별이다. 성공적인 전원생활을 위해서는 조건을 꼼꼼히 확인하고 본인의 취향이나 입지에 따라 적절한 전원주택을 선택해야 한다. 단독형 vs 단지형 전원주택전원주택은 시공에 앞서 자신이 원하는 전원주택의 유형이 무엇인지를 확실히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추구하는 전원생활의 목적과 유형에 따라 집의 입지나 구조, 설계와 시공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주택의 유형이다. 전원주택은 크게 단독형 전원주택과 타운하우스와 같은 단지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전원주택이 처음 생길 때만 하더라도 별장과 같은 개념이었지만, 최근 실거주형 전원주택이 늘면서 보다 편의시설을 갖춘 단지형이 늘고 있는 추세다.
단지형 전원주택의 장점은 입주민이 시공에 신경 쓸 일이 적다는 것이다. 단지형의 경우 대부분 지적 변경과 같은 법률상 인허가 문제뿐 아니라 기본 토목공사, 전기·가스·수도와 같은 기반시설이 준비돼 있다. 그뿐만 아니라 집의 규모나 디자인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입주민 입장에서는 이미 나와 있는 단지를 둘러보고 ‘계약’하는 일이 전부라고 할 수 있다.
다만 태양열, 태양광, 지열 등 보조 난방 시설은 입주자가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 전원주택 시공업체 관계자들의 말이다. 보조 난방 시설의 경우 초기 설치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입주자가 직접 시공단계에서 설치를 결정해야 한다. 보조 난방 시설이 없을 경우 난방비를 포함한 생활비가 많이 나올 가능성이 있어 은퇴 후 고정 수입이 없는 입주민들이 설치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비해 단독형 전원주택은 입주자가 직접 결정할 사항이 많다. 입지와 설계에서부터 기본 구조자재, 외장재 등을 골라야 한다. 단지형에 비해서 설계에 자유로움이 많아 개성을 살릴 수 있고, 비용이 적게 든다.
이 외에도 전원주택을 주말용 세컨드 하우스로 쓸 것인지, 실제 거주할 것인지, 실제 거주한다면 출퇴근을 어떡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 주말용 세컨드 하우스의 경우 가재도구나 세간이 많을 필요가 없다. 오히려 관리를 생각한다면 적을수록 좋다. 따라서 필요한 공간의 크기도 작아진다. 반면 실거주 형태의 전원주택에는 생활을 위한 충분한 공간이 필요하다. 자연친화적이고 단열 좋은 목구조가 인기
전원주택을 짓기로 했다면 기본 구조체, 즉 뼈대를 무엇으로 할지 골라야 한다. 전원주택 기본 구조자재의 종류에는 목조, 철근-콘크리트, 스틸, 경량기포콘크리트(ALC) 등이 있다. 이 기본 구조체에 따라 집의 특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단지형 전원주택을 선택할 때에도 이 부분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최근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은 목조주택이다. 전원주택 전문업체 동화SFC하우징의 윤재혁 과장은 “현재 인허가 내용을 보면 아직까지는 철근-콘크리트가 많긴 하지만, 최근 수요의 대부분이 목조주택을 찾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목조주택은 흔히 혼동하듯이 주택의 외부 또는 내부에서 목재가 보이는지 여부와는 상관없이 구조부가 나무로 만들어진 집을 말한다.
전원주택 시공업체 하니홈스의 김현기 대표는 “전원주택 초창기 목조 공사의 기술이 떨어지던 시절 이른바 ‘샌드위치 패널’과 같이 심미적으로만 목조 자재를 사용한 조립식 주택 때문에 목조주택에 대한 인식이 폄하됐지만 사실 목구조는 장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목조주택의 가장 큰 장점은 자재 자체가 친환경적이라는 것이다. 전원을 찾는 목적이 자연을 느끼기 위한 것인 만큼 전원주택에 적합한 소재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철근-콘크리트 구조에 비해 단열성이 약 30% 우수하다. 난방이 중요한 전원주택에는 중요한 요소다. 또 공사가 계절의 영향을 덜 받고, 시공 기간이 3개월 정도로 철근-콘크리트보다 짧다는 장점이 있다. 두께가 철근-콘크리트보다 10~20cm 정도 얇기 때문에 약간의 공간적 이득을 볼 수도 있다.
비용은 공사 규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의견이다. 김 대표는 “목조주택의 경우 일반적으로 3.3㎡당 400만 원 정도의 공사비가 들지만, 규모가 클수록 목조주택의 비용이 커진다”며 “대략 100㎡가 넘어가면 철근-콘크리트보다 공사비용이 비싸진다”고 말했다.
목조주택은 방음에 약점이 있다. 전원주택의 경우 보통 다른 집과 거리가 떨어져 있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으나, 집 내부 방과 방 사이의 방음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따로 방음재를 설치하기도 한다. 5년 이상 시간이 지난 후 간혹 해충, 균열, 기밀성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시공사의 품질관리 기간과 신뢰성을 꼼꼼히 체크해야 한다.
구조체 중 가장 보편적인 철근-콘크리트 구조는 인장력이 강해 유틸리티 공간을 만들기 쉽다는 강점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옥상이다. 목조주택은 구조상 평지붕을 만들기 어려워 박공지붕(책을 펼쳐서 엎어놓은 모양의 지붕)을 만든다. 만약 땅이 좁아 옥상정원을 만들기 원한다면 철근-콘크리트 구조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또 전원주택은 경사면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지하실, 다용도실을 만들기에도 철근-콘크리트 구조가 유리하다.
이 밖에도 ALC 블록과 스틸 구조체가 있다. ALC 블록은 시공이 단순하고 단열성이 좋다. 대중화되지 않아 가격이 비싼 편이기 때문에 중고가 주택에서 선호한다. 스틸 구조는 목구조와 비슷한 방식이지만 나무 대신 합금을 사용한다. 비용과 시공 기간은 목구조와 비슷하고 유지보수 비용이 적게 든다. 목구조에 비해 강도나 단열성이 약한 것이 단점이다. 지나친 심미성·개방성 욕심 버려야
전원주택에 주로 사용하는 내·외장재는 징크(zinc), 벽돌, 사이딩(siding), 석재 등이다. 최광원 동화SFC하우징 대리는 “최근 내·외장재는 조금씩 고가를 선호하는 경향이 보인다”며 “고품질 사이딩 대리석과 화강석 등 석재, 적삼목 등을 선호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종종 벽돌 구조로 황토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가격대가 높고 관리가 어려워 제한적인 계층에서 주택의 일부분을 황토로 마감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도심의 단독주택과는 달리 전원주택은 주택 방향, 용적률, 진출입로 규제 등의 제한에서 자유롭다. 또 도심의 단독주택이 토지의 효율성을 가장 중요시하는 반면 전원주택은 건축주의 성향을 많이 반영하는 창의적인 집을 지을 수 있다.
좁고 답답한 아파트에서 벗어나 전원주택을 찾다 보니 입주자들이 가장 많이 요구하는 부분은 집의 ‘개방성’이다. 이에 따라 천장은 높게, 창은 크게 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주변의 자연을 위해 경우에 따라서는 벽의 두 면, 세 면을 전면 유리로 만들기도 하고, 지붕창을 내기도 한다.
하지만 주변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기후나 지형에 대한 고려 없이 지나치게 개방성을 추구하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 안 그래도 전원주택은 도시의 아파트보다 춥다. 창이 지나치게 크면 단열에 좋지 않다. 또한 단지형 전원주택의 경우 창이 크면 사생활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바람, 안개, 습기, 집이 경사면에 위치할 경우 공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사전에 체크하는 것이 좋다.
전원주택 전문가들은 집의 크기에도 너무 욕심을 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손이 많이 가는 만큼 크면 클수록 관리가 어려워진다. 번듯한 정원을 마련하기 위해서도 예상보다 넓은 면적의 땅이 있어야 한다. 주택이 클수록 정원은 작아진다. 윤재혁 과장은 “용적률, 건폐율 등을 종합적으로 계산했을 때 보통 정원을 만드는 데는 주택의 3~4배의 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원주택 디자인은 크게 모던 스타일과 유럽풍 클래식 스타일로 나눌 수 있다. 모던 스타일의 디자인은 단순한 선과 면의 느낌을 강조한다. 쉽게 질리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유럽풍 클래식의 디자인은 프로방스, 지중해, 토스카나, 이탈리안네이트 등 다양한 이름과 유형이 있다. 유형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점토 기와와 테라스, 포치 등을 사용하거나 스타코플렉스와 같은 외장재로 분위기를 연출한다.
디자인에 따라 구조체가 달라지기도 하는데, 모던 스타일의 경우 평지붕을 만들고 선을 연출하기 위해 철근-콘크리트 구조체를 많이 사용하는 반면, 유럽풍 클래식의 디자인은 지붕과 질감 표현 때문에 목조주택이 많다. 최근에는 외관은 클래식, 인테리어는 모던으로 하는 등 외관과 인테리어 디자인을 다르게 만들기도 한다.
함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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