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의 수상한 만남을 밝히려 취조를 하던 중, 이들 간에 숨겨진 진실과 이를 감추려는 방책들은 어느새 사건의 본질과는 먼 곳으로 가버리고 살구처럼 시린 구동과 자숙의 가슴 아픈 사랑이 우리의 감성을 지배하게 된다.
고궁 뮤지컬 <왕세자 실종 사건>의 대표적인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왕세자가 사라지기 전 몇 시간을 극중 인물들과 관객이 함께 추리하는 형식에 있다.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진실을 추리해나가는 과정에서 현재와 과거, 자유로운 상상이 연결되면서 관객은 시·공간을 넘나드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등장인물들이 추리를 시작하는 순간, 배우들은 역모션으로 시간을 되돌려 등장인물의 머릿속에서 재구성된 현장 속으로 들어간다. 마치 영화의 필름을 거꾸로 돌려버린 것 같은 이 연출 기법은 새로운 뮤지컬 양식으로 인정받으며 평단과 관계자의 찬사를 받았다.
여기에 쉴 새 없이 몰아치는 빠른 템포의 극적 전개 과정에 40인조 오케스트라 사운드와 타악기의 다양한 리듬의 변주가 곁들여져 극에 더욱 깊이 몰입할 수 있다. 한국과 아시아의 전통 악기를 라이브로 연주하는 프티-오케스트라의 음악이 우리를 자연스럽게 가을밤의 정취 있는 궁궐로 인도해 줄 것이다.
고궁 뮤지컬의 새로운 진화
단지 고궁에서 공연을 보는 차원을 넘어선 숭정전의 상월대, 하월대에 설치된 객석에 앉아 무대를 내려다보는 것은 관객에게 그 어디에서도 느껴볼 수 없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이런 환상적인 무대에 올라 멋진 공연을 선보일 배우로는 2010년 <왕세자실종 사건>의 구동으로 <몬테크리스토>를 거치며 뮤지컬계의 슈퍼 루키로 성장한 김대현, 영화 <평양성>과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 <스릴 미>로 잘 알려진 공연계의 대형 신인 김하늘, 뮤지컬 <돈 주앙>, <김종욱 찾기>의 신이 내린 아름다운 목소리 이지숙 등이 캐스팅됐다. 열정과 실력으로 검증받은 뮤지컬계의 블루칩들이 모여 운치 있는 가을밤을 더욱 뜨겁고 열정적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공연 일시 2011년 9월 1일(목)~공연 종료 시(20회 공연) 8시(9월 11일·일요일 공연 없음)
공연 시간 경희궁 숭정전
공연 문의 02-501-7888
박진아 기자 p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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