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부동산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좀처럼 회복세로 돌아서지 못하고 있다. 반면 지방은 지난해 부산에서 시작된 집값 회복세가 대구, 대전, 전주, 광주 등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작년 연말 대비 5월 말 현재 서울, 수도권은 0.14%의 가격변동률을 기록하며 물가상승률을 밑돌고 있는 반면 같은 기간 부산 8.6%, 광주 8.4%, 경남 10.1% 등으로 지방은 아파트 가격이 상승했다.

올 상반기 부동산 시장을 정리하면 전셋값 강세와 지역별로는 지방이, 규모로는 소형, 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 등 임대사업용 부동산이 강세를 띠었다. 반면 수도권과 대형 아파트, 재건축·재개발 등 시세 차익형 부동산은 약세를 면치 못했다.

수도권 약세, 지방 강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입주 물량이 감소하면서 전세 시장을 압박하고 있지만 수도권은 여전히 1만9715호의 전국 최대 미분양 물량을 보유하고 있고, 보금자리주택 및 수도권 택지개발지구에서 대기 중인 분양 물량이 상당수 있다. 특히 대형 아파트 시장은 미분양 물량뿐만 아니라 미입주 물량, 처분희망 대기물량 등이 누적돼 있어 장기 침체 가능성이 있다.

반면 지방 부동산 시장은 2005~ 2008년 대규모 아파트 공급에 따른 부작용을 겪으며 신규 분양이 급감해 올해는 10만 호 이하로 물량이 대폭 줄어들었다. 특히 지방 부동산 시장에서 소형 아파트 공급 감소 현상이 심해 전체 입주 물량 중 99㎡ 이하 소형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0~2005년 44% 수준에서 2005~2010년은 25% 수준까지 줄어 중소형 주택 시장은 신규 공급량이 증가하기까지 앞으로 2~3년 강세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전세난은 전국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매매 가격 상승 기대감이 낮아지면서 매입보류 임차거주 수요가 증가하는 반면, 집주인들은 매매 거래 부진으로 시세차익 실현이 어려워지고 저금리로 인해 전세보증금을 활용한 기대수익도 감소하면서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목표로 보증부월세로 전환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임차 시장에서 전세 매물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세입자들은 전세금을 더 올려주더라도 월세 부담을 피할 수 있는 100% 전세 매물을 찾아 인접 지역까지 물건 확보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전세난 파급 효과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소형을 중심으로 전셋값 상승세가 이어지고, 매물 품귀 현상이 심화되면 여름방학, 가을 이사철을 맞아 일부 수요자들은 전세에서 내 집 마련으로 방향을 전환할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 2분기 침체됐던 거래 시장이 3분기에는 다소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수요 중심으로 움직이는 매매 시장은 저가 매물에만 국한될 공산이 크다. 저가 매물이 사라지면 주택 시장은 다시 소강상태에 빠지는 패턴을 반복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 주택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금리가 앞으로도 한두 차례 더 인상될 것으로 예고돼 있어 대출 부담이 큰 고가의 대형 주택으로 상향 이동이나 공격적 투자는 위축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오피스텔, 도시형 생활주택 등 임대수익형 상품은 하반기에도 각광받을 것으로 보인다. 1~2인 가구 증가에 따른 소형 주택 수요 증가가 예상되고, 최근 심화된 전세난으로 대체주거 상품을 찾는 수요가 늘면서 주거용 임대사업 시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후의 소득원으로 임대수익용 부동산에 대한 관심 증가와 상대적으로 임차인 유치 및 관리가 용인한 주거용 임대상품이라는 장점 때문에 오피스텔 및 도시형 생활주택 청약 시장의 인기는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분양가가 상승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수익성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Realty Column] 하반기 부동산 수도권 弱, 지방은 强
김희선

부동산114 전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