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 Plan 2

2009년 발표된 현대경제연구소의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정책적 대응방안’이라는 연구 자료에 의하면 2010년부터 베이비붐 세대(1955~63년생) 311만 명의 은퇴가 시작되면서 소비위축, 노동인구 감소, 세수 감소 등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시장에 대두된 바 있다.

실제로 2010년 이전까지 대한민국의 그 어떤 세대도 대량 은퇴를 경험하지 않았음을 감안할 때 은퇴 이후의 삶을 준비해야 하는 베이비붐 세대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걸어보지 못한 미지의 길을 나아가야만 한다는 점에서 그 두려움이 더욱 클 수 있다.

하지만 은퇴가 삶 후반부의 가장 큰 이벤트이므로 그 과정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절박함은 어느 때보다도 강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최근 한 언론사의 조사에 따르면 은퇴 이후를 대비해 저축이나 투자를 한다는 베이비부머는 고작 절반에 이르지 못했으며 그나마 월 평균 저축액은 17만 원에 그치고 있다고 한다. 은퇴 직후 무방비 상태로 또 다른 삶을 살아가야 하는 베이비붐 세대는 과연 은퇴를 포기해야만 하는 것일까.
[Healthy & Wealthy 2nd Life] 은퇴 이후의 삶을 위한 합리적인 포트폴리오
자산과 수입, 지출 플랜을 재조정하라

수많은 전문가들은 지금부터라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만 관련 분야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그들의 현재 재무 상태를 정확히 진단하고 앞으로의 자산 및 수입과 지출 플랜을 재조정하는 작업을 당장 시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장생(長生)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축복이었으나 이제는 리스크로 변모하고 있다는 얘기다. 오래 사는 위험, 그것도 돈 없이 오래 사는 위험은 누구나 상상하기 싫은 일일 것이다. 100세 시대의 도래. 과연 어떻게 노후자산을 운용할 것인가.

노후자금의 성격은 은퇴 이후부터 사용되기 때문에 은퇴 이전의 소득보다 훨씬 적은 소득이거나 소득 없이 지출만 하게 되는 자금임을 명심해야 한다. 다른 자금들은 경제활동기에 돈을 벌면서 어떻게든 마련할 수 있겠지만, 노후자금만큼은 저축을 할 수 있는 시기이므로 체계적으로 준비해야만 이상 없이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은퇴를 앞둔 대부분의 사람들은 노후 준비의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여유가 생기면 준비해야겠다고 실행을 미루는 고객들이 많다. 자녀 교육, 주택 구입 등의 재무목표에 의해 늘 그 순위가 뒤로 밀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본인과 배우자의 은퇴는 오로지 본인의 몫임을 감안할 때 이러한 마음가짐은 은퇴를 포기하는 것과 다를 바 없음을 알아야 한다.

부동산 임대사업의 허상

은퇴자금을 마련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이 인플레이션이다. 만약 현재 40세인 예비 은퇴자가 은퇴 이후 월 200만 원의 생활비를 위해 연금에 가입했다면 완벽한 노후 준비를 했다고 할 수 있을까.

안타깝게도 답은 ‘노(no)’다. 15년 후 수령하게 될 월 200만 원의 연금가치는 물가상승률 3%를 가정할 경우 현재 가치로는 128만4000원에 불과하다. 일반 개인연금은 국민연금과는 달리 물가상승률을 반영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연금을 준비할 경우 반드시 인플레를 반영해 충분한 연금액이 발생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은퇴를 앞둔 이들도 인플레의 위험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 이 같은 위험에 대비해 많은 한국인들이 매월 고정 수입이 보장되는 부동산 사업을 생각한다. 많은 직장인들이 부동산 임대 사업에 일종의 로망을 갖고 있는 듯하다.

최근 도시형 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의 인기가 점증하고 있는 부분이 이를 반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부동산 임대사업도 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지 않다.

오피스텔 등 최근 상업용 부동산의 가격이 급상승해 생각만큼 수익률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부동산 거래에 따르는 각종 세금 등을 고려하면 실제 수익률은 정기예금 금리에 못 미치기도 한다.

관리도 쉽지 않다. 공실에 따르는 위험, 세입자와의 관계, 건물 노후화에 따른 관리비용 증가 등 애로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은퇴자산의 마련을 오로지 임대 부동산에만 의존하는 것은 노후 대비 자산 마련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은퇴자금의 최적 대안, 연금
은퇴자금을 마련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할 것이 인플레이션이다. 은퇴자금을 마련할 때 물가상승 등을 감안해 미래에 닥칠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은퇴자금을 마련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할 것이 인플레이션이다. 은퇴자금을 마련할 때 물가상승 등을 감안해 미래에 닥칠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으로 최근 각광받고 있는 것이 바로 연금상품이다. 보유하는 내내 관리가 필요한 부동산 자산의 특징으로 인해 최근 수익형 부동산을 매도한 후 연금자산으로 이전하고자 하는 고객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부동산을 매각한 자금으로 연금상품에 가입할 경우 연금상품의 관리는 보험회사에서 알아서 해주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즉시형 연금이라고 해서 보험료를 납입한 다음 달부터 바로 연금액이 종신토록 발생하는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러한 상품은 일반 예금에 비해 다소 높은 수익률을 보장할 뿐만 아니라 상속세 및 증여세를 줄일 수 있는 세제상의 혜택도 동시에 누릴 수 있어 앞으로 그 활용도가 점점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즉시연금을 활용할 경우를 고려해보자. 최근 인기를 끈 소형 오피스텔 한 채를 살 수 있는 자금(2억3000만 원으로 가정)을 공시이율형 연금상품(연 4.7%)에 가입한 후 상속연금(원금보존, 이자수령 형태)으로 수령할 경우 월 80만 원 상당의 연금을 확보할 수 있다.

수령하는 연금은 오피스텔 투자에서 발생하는 월세와 대동소이하지만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다는 점, 공실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점, 건물에 대한 관리가 전혀 필요하지 않다는 점 등에서 부동산을 임대했을 때와 비교해 안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공시이율형 상품의 직전 5년간 금리 수준을 살펴보면 4.3~5.2% 수준으로 그 변동성이 국채금리보다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변액보험

다만 공시이율형 연금을 가입할 경우 납입 원금에 대한 인플레 헤지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제기될 수 있는데, 최근에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연금개시 이전뿐만 아니라 이후에도 수익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위험자산인 주식이나 채권 등 투자형 상품에 지속적으로 운영되는 변액연금보험이 각광을 받고 있다.

시장 일각에서는 변액연금 상품에 대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 수령하는 연금액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 등장하는 변액연금의 경우 설령 주가가 폭락하더라도 연금개시 시점에서는 적립금의 100% 이상을 보장받을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연금개시 이후에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연금개시 시점의 연금액을 보장해주는 특징도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연금개시 시점에 80만 원의 연금을 수령받는 고객의 경우 이후 3년마다 해당 시점의 적립금을 재평가해 연금액이 증액되는데 연금수령 시점 이후 주가가 폭락하더라도 연금개시 시점의 연금액인 80만 원은 보장받을 수 있다.

반대로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상승할 경우 연금액이 증액돼 연금액의 실질가치를 보전할 수 있게 된다. 이른바 업(up)은 있고 다운(down)은 없는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최적의 금융상품이라 할 수 있다.

금융위기 이후 부자들 또한 자산관리의 중요성을 인지하게 됐다. 특히 주식이나 채권 등이 포함된 보유자산의 위험을 안정화시키고 수익을 제고하기 위해 포트폴리오의 효율적인 운영을 중요시하게 됐는데,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나만의 자산운용 전문가’를 확보하는 것이 점차 시장 투자자의 필수 사항으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은퇴 이후의 자산배분 전략

여성 배우자의 기대여명이 남성보다 더 길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여성 배우자에 대해 종신토록 연금이 발생하는 종신형 연금상품의 가입을 최우선시해야 한다.
여성 배우자의 기대여명이 남성보다 더 길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여성 배우자에 대해 종신토록 연금이 발생하는 종신형 연금상품의 가입을 최우선시해야 한다.
은퇴 이후의 자산배분 전략을 고민할 때 우선적으로 감안해야 하는 것이 향후 얼마간추가로 소득원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기간이다.

만약 향후 5년 동안 일정 수준의 추가 소득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면 매월 발생하는 소득의 재투자 방안과 기존 자산의 재투자 방안을 각각 분류해 마련해야 한다. 추가로 발생하는 소득원은 적립식 투자의 형태로 수익성과 안정성을 겸비한 투자형 변액연금 상품으로 쌓아 나가는 것이 타당하다.

기존 자산의 경우 부동산에 치우쳐 있는 50대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감안할 때 주택의 규모를 적정 수준으로 축소해 금융자산의 비중을 적정 수준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확보된 금융자산은 안정성을 기본으로 운영하되 필수 은퇴자산인 연금상품을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만 추가로 발생하는 소득이 종료되는 시점에 연금이 발생하게 하는 거치형 연금을 활용할 경우 추가수익 창출에 용이하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반면 추가로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기간 확보가 어려울 경우 지금까지 모아 놓은 자산의 안정적, 효율적 운영이 무엇보다도 강조된다. 펀드나 예금 등 흩어져 있는 자산들을 모아 매월 생활비 개념의 소득을 창출해 낼 수 있는 연금자산으로 전환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여성 배우자의 기대여명이 남성보다 더 길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여성 배우자에 대해 종신토록 연금이 발생하는 종신형 연금상품의 가입을 최우선시해야 한다. 또한 본인의 경험 및 특기를 살릴 수 있는 제2의 천직을 찾는 노력 또한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일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면서도 얻을 수 있는 소득은 그 규모에 관계없이 새로운 삶에 대한 활력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은퇴 설계에 앞서 알아야 할 4가지

위에서 언급한 것들을 감안할 때 행복한 노후를 위해 준비해야 할 것은 과연 무엇일까. 첫째, 은퇴자산 구조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 아직도 은퇴생활을 부동산 자산 하나에 의존하게 되면 심각한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 실제 주변에 부동산에 갇혀 우울한 노후생활을 보내는 분들이 제법 많다.

앞으로 부동산 투자를 통해서 대박을 터트릴 가능성은 매우 낮아지고 있다. 요즘 순수 자기자본을 가지고 투자한 사람도 시장 상황에 흔들리는데, 불확실한 시장에 높은 대출 금리를 견디며 투자하는 마인드 자체가 위험하다. 즉, 은퇴자산을 다변화시켜야 한다. 부동산뿐만 아니라 예금, 연금 등으로 분산할 필요가 있다.

둘째, 은퇴자산은 안전성이 최우선이다.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에, 60세에 은퇴한다고 가정해도 30~40여 년의 노후를 의지해야 할 대상인 은퇴자산이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면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자산가치의 변동 폭이 큰 위험자산은 줄여 나가고 안전성 위주의 자산 배분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은퇴자산은 유동성도 확보돼야 한다. 일정한 노후 생활자금이 현금으로 창출돼야 함을 의미한다. 또한 확보된 소득은 주변 환경 변화에 영향을 최대한 받지 않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은퇴자산은 운용비용이 적어야 한다. 은퇴자산의 관리 비용이 크다면 그만큼 은퇴 소득이 줄 수밖에 없다. 특히 장기간에 걸쳐 준비해야 하고 오랫동안 사용돼야 할 자산이기에 비용에 대한 고려도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5060세대에 적합한 자산배분
은퇴 이후 자산은 지속적인 현금 창출 능력, 안전성, 저렴한 관리비용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자산배분 또한 여기에 맞게 재조정해야 한다.
은퇴 이후 자산은 지속적인 현금 창출 능력, 안전성, 저렴한 관리비용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자산배분 또한 여기에 맞게 재조정해야 한다.
이처럼 은퇴자산의 가장 중요한 요건은 지속적인 현금 창출 능력, 안전성, 저렴한 관리 비용일 것이다. 따라서 다양한 은퇴자산 구조를 갖되 이런 요건에 부합되는 자산으로 준비하는 것이 효율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점 등을 감안할 때 3 대 3 대 4의 자산배분 전략이 5060세대들에게 적합하다는 의견이 있다.

부동산 자산 30%, 금융자산 70%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되 금융자산의 경우 수익성 자산과 안전 자산의 비율을 6 대 4의 비율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

은퇴 시점에서 주택을 포함해 10억 원 상당의 자산을 마련한 경우를 가정해 향후 인구구조의 변화 추이 등을 감안할 때 주택의 비중이 절대 50%를 초과하지 않도록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

나머지 5억 원은 금융자산에 투자하되 3억 상당은 금융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겸비한 상품에 투자하는 것을 고려하고, 2억 상당의 자금은 생활자금 및 비상자금의 차원에서 정기예금이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의 수시입출금식 상품 등을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 연령이 증가함에 안전 자산의 비중을 높여가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만약 은퇴 시점에서 주택을 포함해 30억 원 이상의 자산을 마련한 경우 주택의 비중이 10억을 초과하지 않도록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한다. 기타 20억 원 상당의 자금은 금융자산으로 유지하되 3억~5억 원 상당의 자금은 CMA, 정기예금 등 유동성 자산으로 운영하도록 하자.

나머지 15억 원 상당의 자산은 채권, 주가연계증권(ELS), 적립식 펀드 등의 상품을 활용해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효율적인 자산운용을 하는 것이 타당하다. 다만, 효율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함에 있어 해당 분야의 전문가와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은 필수 사항이다.

글 박인섭 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