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ND_될성 부른 종목만 찍는다

압축형 편드는 20~30개의 소수 종목에 집중 투자한다. 시장의 주도주나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종목들이 타깃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올 들어 4조 원 넘는 자금이 빠져 나갔다. 코스피지수가 2200 선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차익실현 욕구가 높아진 탓이다. 하지만 국내 주식형 펀드이면서도 최근 환매 분위기에서 한 발짝 비켜선 펀드들이 있다. 바로 압축 포트폴리오형 펀드다.

압축형 펀드는 작년 초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끈 자문형 랩과 유사한 운용전략을 구사한다. 기존 펀드들이 50~60개 종목에 분산투자 하는 데 비해 압축형 편드는 20~30개의 소수 종목에 집중 투자한다. 시장의 주도주나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종목들이 타깃이다.

시장 흐름을 잘 따라갈 경우 종목 수를 줄인 만큼 높은 수익을 내기도 하지만 일반 주식형 펀드보다는 변동성이 큰 편이다. 전문가들은 펀드별로 운용 전략이나 투자 스타일이 다르다는 걸 명심하고 펀드매니저의 종목 선택 능력을 꼼꼼히 따져 가입할 것을 권했다.
[Market Issue] 압축형 펀드 투자요령
압축형 펀드의 특징

일반 주식형 펀드가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중심으로 종목을 벌린 후 초과수익을 위해 일정 부분만 비중을 조절하는 것과 달리 압축형 펀드는 20~30개 종목에 집중 투자한다. 압축형 펀드도 종목당 투자의 제한을 받긴 하지만 집중 투자한다는 점에서 자문형 랩과 유사하다.

하지만 몇 가지 차이점도 있다. 자문형 랩은 자문사의 자문을 받아 증권사가 운용하지만 압축형 펀드는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가 운용을 맡는다. 또 중도해지 수수료가 없는 자문형 랩과 달리 90일 미만 환매 때는 이익금의 일정 부분을 떼어 간다. 투자한 주식의 내역도 2개월가량 지난 후에나 알 수 있어 실시간 조회가 가능한 자문형 랩과 다르다. 주식형이기 때문에 주식에 최소 60% 이상 투자한다.

압축형 펀드 수익률 상위권 포진

펀드평가사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압축형 펀드들이 연초 이후 수익률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의 ‘교보악사코어셀렉션1Af’는 연초 이후 20.11% (이하 5월 13일 현재)의 수익률을 올렸다. 이는 국내 주식형 펀드 평균(4.94%)보다 4배나 높다. 최근 1년 수익률도 66.17%로 상위 1% 안에 드는 빼어난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코리아소수정예1(A)’도 18.57%의 두드러진 성과를 내고 있다. ‘동부파워초이스1C-I’, ‘유리슈퍼뷰티C/C1’, ‘산은2020증권1Cf’ 등도 평균 대비 2~3배의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동부파워초이스1C-I’은 운용사가 선정한 최우선 선호주 15종목 이내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전략을 쓴다. 이 펀드는 종목당 6.5%로 동일하게 투자하다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에는 선물로 헤지를 한다.

선물을 이용해 실질적으로는 순수 주식 편입비중을 60% 이하로 낮추는 등 적극적인 자산배분이 특징이다. ‘산은2020증권1Cf’는 대형주 10개, 중소형주 각각 5개에 5%씩 투자한다.

‘JP모간코리아트러스트A’는 압축형 펀드 중 규모가 가장 크다. 글로벌 리서치를 바탕으로 높은 성장 가능성과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30여 개의 국내 대형주 위주로 투자한다. 모든 클래스를 합칠 경우 순자산이 1조 원을 넘는 대형 펀드로 중장기 성과는 우수하지만 기간별 성과의 변동성이 높은 편에 속한다.
[Market Issue] 압축형 펀드 투자요령
압축형 펀드 투자 시 유의점

압축형 펀드의 가장 큰 장점은 운용에 적극적이라는 점이다. 시장 흐름과 차별화된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시장상승기에 높은 수익률을 거둘 가능성이 크다. 투자 종목 수가 적어 시장 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종목 수가 제한적이어서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률 변동 폭(표준편차)이 크다는 단점은 있다. 소수 종목의 주가 흐름에 따라 수익률이 출렁일 수 있다는 의미다.

압축형 펀드 투자 때 유의사항도 있다. 압축형 펀드도 일반 주식형 펀드여서 코스피지수를 벤치마크로 삼아 운용하지만 소수 종목에 투자하기 때문에 성과가 코스피지수 등락과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문수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압축형 펀드의 투자 아이디어를 생각한다면 다양한 압축형 펀드 중 적극적으로 운용되는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시장을 따라가는 것보다 시장과 차별화된 성과를 보이는 펀드에 주목하라는 얘기다.

이와 관련 펀드 평가지표 중 젠센알파지수를 활용해 펀드를 고를 만하다는 설명이다. 젠센알파지수는 특정 펀드에 대해 기대하는 수익률과 실제로 달성된 수익률과의 차이를 나타내는 지표로 높을수록 성과가 우수하다.

압축형 펀드는 편입종목 수가 적어, 어떤 종목을 편입했느냐에 따라 펀드마다 수익률 편차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실제 펀드 주요 편입종목을 보면 펀드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펀드 수익률에 영향을 미치는 종목 또한 다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최근 1년 수익률에서도 최고로 높은 ‘교보악사코어셀렉션1Af’는 66.17%인 반면 최저인 ‘한국투자압축포트폴리오2(A)’는 23.46%로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따라서 압축형 펀드는 어떤 유형의 펀드보다도 펀드매니저의 종목 선택 능력이 중요한 요소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우수한 리서치 역량도 필요하다. 최근에는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크게 흔들리지 않고 계량적 분석(퀀트)에 의해 선정된 모델 포트폴리오를 따라 투자하는 방식도 늘고 있다. ‘교보악사코어셀렉션자1’, ‘산은2020’ 등이 해당된다.

문 연구원은 “펀드를 선택할 때 편입종목과 함께 과거 장기성과를 확인해 펀드매니저의 종목 선택 능력이 높은지를 체크해야 한다”며 “특히 주가 하락 시기에 적절히 대응, 운용해 왔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투자 스타일도 점검해야 한다. 황진수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센터 부부장은 “압축형 펀드는 성과의 변동성이 크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고위험 고수익을 추구하는 적극적 성향의 투자자에게 보다 적합하다”며 “일반 주식형 펀드에 비해 보다 장기적인 호흡을 가지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정환 한국경제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