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프로팀에서 인정받으며 한국 축구의 자존심을 세우고 있는 박지성. 2002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처음 국가대표에 발탁됐을 때 왜소한 체격, 평범한 발기술 등으로 그를 눈 여겨 본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10여 년이 지난 지금 그는 한국 축구를 이끄는 리더가 돼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젊은 친구가 걸어온 길이 이 시대 젊은이들에게 어떻게 앞날을 헤쳐 나갈 것인지에 대해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나는 그가 오늘날 성공에 이르기까지 겪었던 과정을 보면서 성공의 조건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첫째, 성공하려면 비전과 꿈을 가져야 한다. 사람도, 회사도 꿈이 없으면 이미 죽은 것이다. 어제와 똑같이 오늘을 지내면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작더라도 실현 가능한 꿈을 만들어 현실 속에서 그 꿈을 키워나가야 한다. 박지성은 세계적인 스타들을 보면서 세계무대를 향한 꿈을 키웠고, 자기도 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꿈은 또 다른 꿈을 키운다.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면 더 넓고 큰 세계를 알게 되고, 작은 꿈은 더 큰 꿈으로 커나가는 것이다. 박지성에게 꿈이 없었다면 평범함 속에서 하루하루 성실히 살아가는, 축구를 좀 하는 청년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자기 꿈을 설정했으면 뜨거운 가슴에 품어야 한다. 뜨거운 가슴에서 열정이 나오고 그 열정이 있어야 꿈이 오래가기 때문이다.

둘째, 모험과 도전이다. 꿈이라고 해서 다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큰 꿈이 있어도 그것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모험과 도전을 해야 한다. 모험과 도전을 하려면 스스로 열정을 가지고 가시밭길을 선택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30여 년 전에 우물 속 세상에 만족하지 못하고 가방 하나 둘러메고 축구 중심지 독일 무대를 두드린 차범근처럼, 우물을 박차고 더 큰 세상으로 나가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선구자(trailblazer)가 돼야 한다.

물론 모험과 도전이 무모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 박지성도 처음에는 일본에서, 그 다음은 네덜란드에서 차근차근 도전했고 매 순간 최선을 다해 마침내 최고 리그의 최고 명문구단에 합류했다. 도전이 없으면 꿈도 소용없다. 도전이 없는 꿈은 그저 상상에 불과한 것이다.

셋째, 자기 일을 사랑하고 즐겨야 한다. 그것이 바로 소명의식이다. 그 어떤 일도 밖에서 보이는 것처럼 화려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화려함 뒤에는 항상 피나는 노력이 있다. 남모르는 고통과 아픔이 있어도 묵묵히 일의 의미를 찾고 그 일을 즐겁게 할 때 행운의 여신은 나에게 오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일도 나에게 의미 없고 즐겁지 않으면 성공하지 못한다. 행복은 마음속에 있다. ‘범사에 감사하라’는 <성경> 말씀처럼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기쁜 마음으로 감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범사(凡事)란 말 그대로 흔하게 일어나는 보통 일이다. 특별히 좋은 일뿐 아니라 평범한 일상의 사소한 일에도, 심지어 불행한 일이 닥치더라도 그만하길 다행이라며 감사해야 한다. 감사할 줄 알면 내면으로부터 마음의 평화가 오고 비로소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주변에서 성공한 사람들을 볼 때마다 그들이 성공에 이르게 된 과정을 잘 살펴보아야 한다. 과연 꿈꾸지 않은 채 노력과 도전 없이 성공한 사람이 있는가. 박지성뿐 아니다.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 스티븐 호킹….

이들은 학력, 경험, 건강 같은 객관적 요소에 있어 결코 완벽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러나 자기 능력에 한계선을 긋지 않고 순수한 열망을 가지고 험난한 세상에 맞서 당당하고 자신 있게 싸워나갔다.

열정을 가지고 용기 있게 도전하고 노력해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낸 것이다. 나는 그것이 바로 ‘야성’이라고 생각한다. 야성을 가지고 꿈을 향해 도전하고 것이 바로 성공의 열쇠다.
[CEO칼럼] 박지성이 보여주는 ‘성공의 조건’

박종원
코리안리재보험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