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미 하이자산운용 주식운용2팀 부장

[Market Leader] “2월의 조정장세는 일시적 현상, 중소형주가 반등랠리 주도할 것”
임은미 부장이 운용하는 ‘하이중소형주플러스1’펀드는 올들어 수익률이 9.55%로 국내 주식형 펀드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변동성이 큰 중소형 주의 위험을 대형주로 헤지한 전략이 맞아 떨어진 결과다.“ 중소형주는 더 이상 예전의 중소형주가 아닙니다.

지난해에는 한 단계 달라진 이익수준 덕분에 대형주가 상승랠리를 펼쳤다면 올해는 중소형주가 그 바통을 이어받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일 것입니다.”

최근 국내 대표 중소형주 펀드로 부상하고 있는 ‘하이중소형주플러스1’의 펀드매니저 임은미 주식운용2팀 부장(38)은 올해 중소형주가 국내 증시에서 재조명받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과거 중소형주가 삼성전자, 현대차에 납품하면 흑자를 내고 납품 못하면 적자를 내는 전형적인 ‘너는 내 운명’형 기업이었다면, 금융위기 이후에는 글로벌 기업들로 거래선이 다변화된 ‘카사노바’형으로 변신했다”며 “이익수준이 한 단계 뛰어오르면서 주가도 이익수준에 걸맞은 자리를 찾아가는 ‘재평가’ 장세가 올해는 중소형주에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Market Leader] “2월의 조정장세는 일시적 현상, 중소형주가 반등랠리 주도할 것”
중소형주 올해 구조적 변화 시작

임 부장이 올해 중소형주의 약진을 자신하는 이유는 중소형주의 구조적인 변화가 시장의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 현대차에 납품 경험이 있는 기업들은 이들 기업과 마찬가지로 글로벌 금융위기 전과는 완전히 다른 회사가 됐다는 것이다.

그는 “2006년까지만 해도 삼성전자에만 납품했던 KH바텍이 작년에는 노키아 매출 비중이 절반이 넘었고 현대차의 자회사 격이었던 만도도 신규 수주액 중 현대·기아차 비중이 36%에 불과할 정도로 매출 다변화가 제대로 이뤄졌다”며 “금융위기 이후 구조적인 변화를 대형주만 겪은 게 아닌 만큼 중소형주의 ‘실질적인 힘’이 주가에 반영될 시기가 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임 부장은 1997년 외환코메르쯔투신운용의 애널리스트로 자산운용업계에 발을 디딘 이후 피데스증권, 칸서스자산운용 등을 거쳐 2007년 하이자산운용에 합류했다. 그가 운용하는 ‘하이중소형주플러스1’ 펀드는 대형주를 30%가량 편입한 뒤 나머지 70%를 유망 중소형주에 집중 투자하는 전략을 사용하면서 최근 1년간 54.77%의 고수익을 올렸다.

국내 중소형주 펀드 중에는 ‘알리안츠베스트중소형’에 이어 둘째로 좋은 성적이다. 2년 수익률(177%)과 연초 이후 수익률(10.35%)은 중소형주 펀드 중 1위다. 변동성이 큰 중소형주의 위험을 대형주로 헤지한 전략이 지난해 장세와 잘 맞아떨어지면서 안정적인 고수익을 기록했다는 평가다. 올해 수익률도 9.55%로 설정액 10억 원 이상 국내 주식형 펀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조정은 오래가지 않을 것

2월 들어 국내 증시가 외국인의 대량 매도로 조정양상을 보이는 것과 관련해서는 단기적인 악재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신흥국의 인플레이션으로 긴축에 대한 우려가 심화됐고 이에 따라 외국인들이 신흥국 투자 비중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순매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한국 시장에 대한 전망이 나빠진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판단에서다.

임 부장은 “중국의 물가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연속으로 오르면서 본격적인 긴축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힘을 얻어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라며 “하지만 미국 경제지표의 개선으로 우려가 희석되고 한국의 경기선행지수도 반등하면 다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코스피지수 상승 폭에 대해서는 증권사 전망 평균치인 2400 선을 웃도는 수준까지 상승하는 ‘낙관론’을 내놓았다. 연말 대비 20% 수준보다는 더 오를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는 것. 또 외국인들이 2009년 3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50조 원 넘게 한국 주식을 사들인 점을 감안하면 하락 폭도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500대 기업의 영업이익이 재작년 60조에서 지난해 97조로 급증했고 올해는 100조 원이 넘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기업 경쟁력이 갖춰진 상태”라며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측면에서도 부담스럽지 않기 때문에 상승하기 시작하면 2400 선을 훌쩍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arket Leader] “2월의 조정장세는 일시적 현상, 중소형주가 반등랠리 주도할 것”
화학·철강·IT·여행주 유망

투자전략에 있어서는 주식시장을 떠나지 말 것을 강조했다. 올해 시장전망 자체가 밝은데 단기적으로 조정을 보인다고 해서 증시를 떠나면 수익률 측면에서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주식과 채권 사이의 투자매력도를 비교해보면 여전히 주식시장이 위험 대비 좋은 수익률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만큼 주식투자 비중을 높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망업종으로는 화학업종을 가장 우선적으로 꼽았다.

지난해 많이 오르긴 했어도 공급 규모는 여전히 적은데 수요가 늘어나는 호황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아직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또 중국의 화학제품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데다 기상이변으로 천연면화와 고무 등의 공급이 줄어들고 있는 점도 투자매력도를 높이고 있다.

임 부장은 “지구온난화로 일어나는 기상이변의 최대 수혜업종은 풍력·신·재생에너지 등이 아닌 화학주”라며 “면화나 천연고무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를 대체하는 합성섬유와 고무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만큼 올해 실적도 양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별 기업 중에서는 세계 1위 합성고무 업체인 금호석유화학, 롯데그룹 계열의 국내 최대 합성섬유 기업인 케이피케미칼 및 카프로, 태광산업 등에 주목하고 있다. 철강과 정보기술(IT) 업종도 최근 편입비중을 높여나가고 있는 업종이다.

철강은 유통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점이, IT는 반도체 시황의 반등이 유망하게 보는 이유다. 그는 “지난해 12월 정도부터 철강의 글로벌 시황이 반등했고 미국의 철강업종 가동률이 지난해 초 54%에서 올해 초 74% 수준까지 올라오는 등 전반적인 상승기에 접어든 것으로 본다”며 “IT도 반도체 시황이 상승국면이라는 판단에서 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 위주로 노출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여행주와 게임주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국내 여행 수요뿐만 아니라 중국 관광객도 급증하고 있어 하나투어, 모두투어 등 여행사들의 실적이 크게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게임 업체들도 중국 진출 회사 위주로 새로운 성장엔진을 갖추면서 주가가 뛸 수 있는 계기가 몇 차례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은미

현 하이자산운용 주식운용2팀 부장
서울대 소비자경제학과
외환코메르쯔투신운용 주식운용팀
조흥은행 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
피데스증권 리서치센터
칸서스자산운용 주식운용팀

글 박민제 한국경제신문 기자 사진 이승재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