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 BP 소믈리에 레스토랑 SWAY

떨떠름한 맛부터 달콤한 맛까지. 거기에 후각을 감동시키는 향 덕에 애호가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와인의 종류와 맛을 제대로 알고 비교해서 추천해주는 소믈리에(sommelier)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에서는 과연 어떤 와인을 맛볼 수 있을까.

한국인 최초로 프랑스 정부가 인증하는 최고 수준의 소믈리에 자격증 BP(Brevet Professionel)를 취득한 곽동영 오너 소믈리에가 운영하는 퓨전 이탈리안 레스토랑 ‘에스웨이(Sway)’를 찾았다.
곽동영 오너 소믈리에는 2009년 9월, 한국인 최초로 프랑스 정부가 인증하는 최고 수준의 소믈리에 자격증BP를 취득했다.
곽동영 오너 소믈리에는 2009년 9월, 한국인 최초로 프랑스 정부가 인증하는 최고 수준의 소믈리에 자격증BP를 취득했다.
한국인 최초 BP 자격증을 취득한 소믈리에가 문을 연 레스토랑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에스웨이를 찾았을 때, 가냘픈 체구와 어린아이 같은 곽동영(30) 오너 소믈리에의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와 대화를 나누면서 BP를 따기 위한 지난 5년간의 피땀 어린 노력과 열정에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는 2005년 여름 프랑스로 떠났다. 1년간의 어학연수를 마치고 보르도 지방에 있는 소믈리에 학교 ‘카파 포메이션(Cafa formation)’에 입학해 1년 과정의 일반 소믈리에 자격증 MC(Mention Complimentaire)를 땄다.

하지만 그는 MC 자격증만으로도 만족하는 많은 사람들을 제쳐두고, 와인에 대해 더 배우고 싶다는 열정으로 베이지에르 지방의 ‘ICF EMTH(ICF Ecole Mediterranee du Tourisme et de l’Hotel lerie)’라는 소믈리에 학교에서 2년 과정의 BP에 도전했다.

“함께 수업을 듣던 12명의 학생 중 유일한 외국인이었던 저는 늘 괄시를 받는 대상이었어요. 게다가 3주는 일하고, 1주는 수업을 받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BP 과정 중 일하던 레스토랑에서 불법 이민자, 도둑 취급까지 받았는걸요. 이렇게 힘들 줄 알았으면, 도전하지 않았을지도 몰라요.(웃음)” 그렇게 2년, 하루 2~3시간씩 잠을 자며 와인을 공부한 끝에 2등이라는 우수한 성적으로 BP 자격증을 따냈다(이들 중 4명은 낙방했다).
1. 새우 브로콜리 스파게티 2. 1등급 한우 안심으로 만든 스테이크. 포트 레드 와인을 사용해서 조리해 신선한 채소를 가니시로 사용했다. 3. 버팔로 모차렐라 치즈와 토마토 & 발사믹 드레싱을 사용한 샐러드
1. 새우 브로콜리 스파게티 2. 1등급 한우 안심으로 만든 스테이크. 포트 레드 와인을 사용해서 조리해 신선한 채소를 가니시로 사용했다. 3. 버팔로 모차렐라 치즈와 토마토 & 발사믹 드레싱을 사용한 샐러드
포기할 수 없었던 와인의 매력 ‘자연주의 와인’

2009년 9월 5년간의 유학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프랑스에서 배우고, 깨우쳤던 질 좋은 자연주의 와인을 국내에 수입하는 것이었다. ‘와인 N(Wine N)’이라는 자연주의 와인 수입 전문회사를 만들고, 프랑스에서 직접 발품을 팔며 알게 된 20여 종의 자연주의 와인 2700병 정도를 수입했다

(인터뷰 당시인 2010년 7월 말 현재 수입한 와인들은 한국에 도착해 식품 검사를 받는 중이었다). 화학적인 재배 방식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자연주의 와이너리에서 자연 그대로의 방식으로 만들어진 와인들을 ‘자연주의 와인’이라 일컫는다. 실제로는 ‘유기농’, ‘내추럴’, ‘바이오 다이내믹’ 등 여러 종류로 구분되지만 모두 100% 자연 콘셉트로만 만든 와인들을 수입하는 것이 그의 목표다.
이 와인들을 생산하는 와이너리들은 커봐야 10헥타르에서 생산되는 터라 적게는 20병에서 많게는 300병 정도밖에 생산되지 않는다. 어떤 와이너리는 자연주의 와인으로 굉장히 유명해 한국으로 수입할 물량이 전혀 남아 있지 않았을 정도.

올 7월 초에는 퓨전 이탈리안 레스토랑 에스웨이를 오픈하며 오너 소믈리에로까지 영역을 넓혔다. 프랑스에서 와인 공부를 하면서 세계 각국의 다양한 음식들을 경험했던 기억을 바탕으로, 그가 추천하는 최고의 와인과 요리의 ‘마리아주’를 소개하기 위해 과감하게 레스토랑을 연 것이다.

서울 역삼동 신한은행 강남별관 지하 1층에 위치한 에스웨이는 그가 수입하는 자연주의 와인과 함께 국내에서 인기가 좋은 와인들을 모두 맛볼 수 있는 공간이다. 거품 없는 가격, 레스토랑이라기보단 와인 바 분위기를 낸다는 것이 특징.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품질 좋은 자연주의 와이너리를 찾아내 그 와인을 한국으로 수입, 에스웨이에서 그 와인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지금은 프랑스의 자연주의 와인들만을 수입, 판매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콘셉트에 맞는 전 세계 자연주의 와인들을 수입할 계획이다. 유명 상표 때문에 붙는 가격의 거품을 빼고, 되도록 좋은 가격에 판매할 생각이다.

내추럴 와인의 아버지라 불리는 레옹 바랄(Leon Barral)과 알자스 바이오 다이내믹 와인메이커로 유명한 마르크 크레이데네이스(Marc kreydenweiss)의 와인도 그의 레스토랑에서 맛볼 수 있다.

와인과 궁합 100%, 새콤달콤 과일 드레싱 샐러드

에스웨이는 곽 오너 소믈리에를 선두로 와인에 대해 전문적 지식을 겸비한 직원들이 근무한다. 롯데호텔 출신으로 국제 기능 올림픽 레스토랑 서비스 부문에 출전해 3위에 입상한 경력의 이미경 지배인은 프랑스에서 곽 오너 소믈리에와 함께 소믈리에 공부를 했던 사이.

에스웨이에서 맛볼 수 있는 요리는 라마다 르네상스와 올림피아 호텔 출신 마상민 셰프가 맡았다. 런치와 디너 모두 기본으로 구성돼 있는 코스 요리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파스타 코스’와 ‘스테이크 코스’다.

파스타 코스는 신선한 연어 타르타르와 발사믹 크림소스, 채소 샐러드, 치즈 케이크, 커피 또는 차와 함께 신선한 해산물로 맛을 낸 토마토소스 스파게티와 크림소스 스파게티 중 택해서 맛볼 수 있다.

이곳 요리들의 가장 큰 특징은 시즌에 맞는 색다른 소스 개발에 있다. 특히 버팔로 모차렐라 치즈와 토마토·발사믹 드레싱의 과일 드레싱은 이곳의 ‘아이콘’. 9월 과일 드레싱으로는 망고와 시트러스, 파인애플 등 2~3주 간격으로 가장 신선한 과일을 사용해 만든다. 그 밖에도 1등급 한우 안심과 포트 레드 와인으로 만든 스테이크는 씹는 맛이 부드럽고, 매일 구입하는 신선한 채소를 가니시로 장식한다.

곽 오너 소믈리에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와인과의 완벽한 궁합을 자랑하는 새 메뉴를 개발할 계획이다. 한국인 최초로 BP 자격증을 딴 오너 소믈리에가 추천하는 색다른 내추럴 와인을 맛보고 싶다면, 에스웨이가 생각날 것 같다.

‘아무리 유명한 소믈리에가 높은 점수를 준 와인이라도 자신의 입맛에 따라 좌우되는 것이니 와인 선택 시 소신을 가져라’하는 것이 곽 오너 소믈리에의 조언이다.

[Gourmet Report] 거품 없는 가격에 ‘자연주의’ 와인 맛까지
위치
서울시 역삼동 신한은행 강남별관 지하 1층
전화 02-556-7056
오픈 오전 11:00~오후 12:00
특징 프라이빗 8인 룸 포함 총 50석, 주차 100대 이상 가능
가격 오늘의 메뉴 6500원, 버팔로 모차렐라 치즈 샐러드 1만1000원 등 디너: 파스타 코스 3만5000원, 스테이크 코스 5만5000원(런치는 디너 가격에서 10% 할인) 식사 후 커피 2000원 할인, 부가세 10% 별도 와인 안주 : 치즈튀김 8000원, 물오징어 튀김 1만 원, 미니 모듬 치즈 1만 원 선 음료 : 에스프레소 3000원, 핫 아메리카노 3500원, 아이스 아메리카노 4000원 선


BP Sommelier Tip

곽동영 오너 소믈리에 추천 와인메이커

알자스 바이오 다이내믹 와인메이커 마르크 크레이데네이스: 대략 10년 정도 전부터 랑그독 지방에 와이너리를 운영하기 시작, 저렴하지만 힘 있고 살아있는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내추럴 와인의 아버지라 불리는 레옹 바랄: 자연 친화주의 방식으로 와인을 생산, 최고급이지만 가격이 높지 않아 레옹 바랄이 생산한 와인은 정식 소믈리에를 갖춘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에서라면 어렵지 않게 맛볼 수 있다.

글 김가희·사진 이승재 기자 hol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