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하는 중국 본토 펀드 투자전략

고속질주하는 중국 경제의 영향으로 중국 본토 펀드가 부활하고 있다. 7월 이후 기지개를 켜고 있는 중국 본토 펀드의 가능성을 짚어본다.
[Market Issue] 증시 변동성 커 거치식보다 적립식이 바람직
중국 본토 펀드가 부활하고 있다. 올 들어 중국 본토 펀드는 여전히 마이너스 10%(이하 8월 18일 현재 기준)의 손실률로 수익률 꼴찌다. 중국 경제성장률은 10% 안팎의 고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증시는 뒷걸음쳤기 때문이다. 인접한 신흥아시아(10.97%)나 인도(10.36%) 펀드와 비교하면 수익률은 형편없다.

하지만 7월부터 중국 본토 펀드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7월 2일 2300선을 위협하던 상하이종합지수는 한 달 보름 만에 2600선을 회복하며 비상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은 9%대까지 치솟았다. 펀드 수익률이 개선되자 자금도 큰 폭으로 유입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중국 증시가 1년간의 조정을 마무리하고 상승 반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며 중장기적 관점에서 중국 본토 펀드를 추천하고 있다. 다만 중국 증시 자체가 변동성이 큰 만큼 한꺼번에 거치식으로 가입하는 것보다는 적립식으로 투자 시기를 분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한 달 수익률 1위

증권정보 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중국 본토 펀드는 최근 한 달간 9.38%의 수익률을 올렸다. 해외 주식형 펀드 평균 수익률(2.97%)의 세 배가 넘는다. 연초 이후 수익률에서는 최하위지만 최근 한 달만 놓고 보면 지역별 펀드 중 1위다. 최근 3개월 수익률도 9%대로 높아졌다.

개별 펀드 중에서는 ‘한국투자네비게이터중국본토H(C-F)’가 한 달간 가장 높은 11.67%의 수익률을 올렸다. ‘산은차이나스페셜A주CI’도 11%대 수익률을 올리면서 올해 새롭게 설정된 신생 펀드들이 지난 한 달간 펼쳐진 상승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삼성차이나2.0본토1Cf(11.34%)’, ‘ 미래에셋차이나A셰어(H)F(10.62%)’, ‘PCA차이나드래곤A셰어(환헤지)A-1 A(9.26%)’ 등도 수익률 상위권에 속했다.

연초 이후 수익률에서는 ‘PCA차이나드래곤A셰어A-1 C-F’가 마이너스 2.52%로 가장 우수했으며 ‘삼성차이나2.0본토1(Cf)’, ‘푸르덴셜중국본토H A’ 등의 순이었다.

수익률 개선에 힘입어 자금도 꾸준히 유입되는 양상이다. 지난 1개월간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 9600억 원이 순유출 된 반면 중국 본토 펀드에는 798억 원이 순유입됐다. 펀드별로는 ‘PCA차이나드래곤A셰어A-1 A’ 환헤지형에 가장 많은 274억 원이 들어왔으며 환노출형도 221억 원이 순유입 됐다. ‘미래에셋차이나A셰어1(H)’, ‘한국투자네비게이터중국본토H(A)’, ‘삼성차이나2.0본토1(A)’ 등도 수십억 원의 자금이 순유입 됐다.

이에 따라 올 들어 중국 본토 펀드 순유입액은 3153억 원으로 불어났다. 브릭스 펀드 1조4100억 원을 비롯해 친디아, 인도 등 대부분 지역 펀드들이 순유출을 보인 것과 대조된다.

중국 본토 펀드의 인기 속에 자산운용사들은 중국 본토 증시의 투자 한도 확대에 서둘러 나서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중국 증권감독원(CSRC)에 2억 달러의 투자한도액을 신청하고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PCA자산운용도 투자 한도 확대를 요청해 놓고 있으며, 한화투신운용은 시장 추이를 지켜본 후 추가 신청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13일 중국 금융당국으로부터 1억 달러의 추가 한도액을 부여받았다. 국내 자산운용사가 중국 본토의 내국인 전용 시장인 A주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외국인적격기관투자가(QFII) 자격을 획득한 후 투자 한도를 획득해야 한다.
[Market Issue] 증시 변동성 커 거치식보다 적립식이 바람직
중국 펀드 투자 매력 부각

전문가들은 중국 본토 펀드에 대한 투자 매력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평가한다. 중국 증시가 바닥을 지나 반등 추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마주옥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2분기 중국 경기 둔화로 정책당국의 긴축정책 가능성이 낮아진 가운데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도 확산되고 있다”며 “미국 경기 둔화 우려와 달리 중국 경제는 4분기에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기 둔화의 원인이었던 부동산 억제 정책이 완화되고 추가적인 경기부양책이 나오면 중국 증시의 추세적인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성연주 대신증권 연구원도 “하반기 추가적인 정책 기대감이 중국 증시의 상승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는 10월 열리는 ‘중국 공산당 제17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의 주요 의제는 ‘12차 5개년 계획’으로 정해졌다.

성 연구원은 ‘양적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경제 구조를 변화하기 위해 하반기에는 신에너지 자동차, 가전, 여행업 등 추가적인 소비정책이 나올 기대감이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원기 사장은 “중국 경기선행지수가 3분기 중 바닥을 치고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라며 “증시는 경기선행지수와 비슷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의 경제지표가 발표되고 중국 당국의 대응책이 제시되는 과정에서 증시의 출렁임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목돈이라 하더라도 연말까지 자금을 쪼개 적립식 형태로 투자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중국 본토 펀드 투자에 있어 환헤지 여부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배 연구위원은 “연말로 갈수록 원화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커 보이는 만큼 환노출형보다는 환헤지형 펀드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원화가 강세를 보인 지난 1개월간 환헤지형인 ‘한국투자네비게이터중국본토H(A)’는 11.6%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환노출형인 ‘한국투자네비게이터중국본토UH(A)’는 9.79%로 2%포인트 가까이 차이가 났다.

서정환 한국경제신문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