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베 물랭 에어프랑스 한국지사장

[Interview]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론칭으로 약진 기대”
지난 26년간 한국 시장 내 유럽행 항공의 리딩 컴퍼니로 자리매김해 온 에어프랑스가 지난 5월 초 국내 최초로 비즈니스와 이코노미의 중간급 클래스인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를 론칭했다.

퍼스트-비즈니스-프리미엄 이코노미-이코노미로 구성되는 ‘4캐빈’ 시스템은 세계적 경제 위기와 유로화 강세라는 시장 내 악재를 극복하기 위한 혁신적인 서비스 개발로, 벌써부터 고객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에어프랑스의 ‘혁신’을 이끌고 있는 에르베 물랭(Herve Moulin) 한국지사장을 만났다.

“정식 론칭에 앞서 실시한 시범 운영을 통해 강한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론칭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인데 고객 문의가 매우 많아요. 유럽행은 장거리 비행입니다. 따라서 편안한 여행이 마케팅의 열쇠라고 할 수 있죠.”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하는 유럽행 항공의 선두기업이랄 수 있는 에어프랑스가 한국 취항 27년을 맞았다. 부임 2년을 맞는 에르베 물랭 에어프랑스 한국지사장은 부임과 함께 시작된 세계 경제 위기와 유로화 인상 등의 여파를 혁신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극복해 낸 ‘수장’이다.

그 결과, 에어프랑스 한국지사는 올 4월 경제 위기 이전 수준으로 수익 구조를 거의 회복하며 ‘청신호’ 모드에 진입했다. 5월 3일 국내 최초로 론칭한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 역시 보다 혁신적인 고객 서비스 제공과 항공사 수익 증대를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가격·마케팅 모두에서 ‘니치 마켓’
[Interview]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론칭으로 약진 기대”
“유럽행은 일반 관광객이 많은 노선이지만 올해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등 비즈니스 여행객들의 수요가 많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는 유로화 강세 이후 비즈니스 클래스에서 이코노미로 옮겨간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방안이랄 수 있습니다. 가격은 비즈니스와 이코노미 클래스의 중간 정도지만, 서비스는 거의 비즈니스 클래스 수준으로 제공하기 때문이죠.”

물랭 지사장은 합리적인 가격과 비즈니스 클래스급의 고객 서비스를 거듭 강조했다. 에어프랑스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2대 국적 항공사를 제외하고 한국 시장에서 유럽 항공사로는 시장점유율 12%를 유지하고 있는 항공사다.

1983년 유럽행 노선을 최초로 론칭한 이후 파리 샤를드골공항과 암스테르담 스키폴공항 등 유럽의 허브 공항을 거점으로 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 방대한 항공 네트워크를 제공하고 있다.

프리미엄 이코노미는 ‘재팬 에어라인’과 ‘브리티시 에어라인’ 등이 이미 선보인 클래스이지만 한국 시장에서는 에어프랑스가 최초로, 종전 이코노미 클래스보다 40% 더 넓어진 좌석 공간을 비롯해 독립식 코쿤형 좌석(고정된 등받이가 장착돼 좌석 기울기와 상관없이 앞뒤 손님의 방해를 받지 않고 독립된 공간을 확보하도록 설계된 좌석)이 제공된다.

보다 넉넉한 개인 공간 확보와 함께 샴페인과 와인, 와이드 스크린, 개인용 조명, 랩톱 컴퓨터 사용 등 비즈니스 클래스급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 더불어 공항에서도 전용 체크인 카운터를 이용할 수 있으며, 최대 23kg의 수하물을 두 개까지 수속할 수 있다. 물론 우선 탑승도 보장된다.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는 사이즈에서도, 수익 차원에서도 딱 가운데에 있다고 할 수 있어요. 좌석 사이즈도 비즈니스와 이코노미의 중간 정도이지만 가격 역시 중간급이죠.

대부분 항공사에서 제시하는 파리행 항공편 티켓은 (직항 왕복 기준) 비즈니스 클래스가 400만 원, 이코노미가 100만 원 선입니다.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는 200만 원 선이에요.

가격은 합리적으로 낮추면서 서비스는 비즈니스 수준으로 제공하니 휴가를 보내기 위해 유럽으로 돌아가는 유럽인, 시니어 고객,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들에겐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반·비즈니스 여행 등 ‘두 마리 토끼’ 사냥
에어프랑스가 국내 최초로 론칭한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 이코노미 클래스보다 40% 확장된 개인 공간을 제공한다.
에어프랑스가 국내 최초로 론칭한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 이코노미 클래스보다 40% 확장된 개인 공간을 제공한다.
에어프랑스는 한국 시장 론칭 27년의 노하우로 한국인 승객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왔다. 그 좋은 예가 한국인 기내 통역원 탑승과 한식 기내식 제공이다.

에어프랑스는 현재 ‘스카이팀’으로 코드셰어를 하고 있는 대한항공과의 공동 운항편을 포함해 매일 2회 서울~파리 노선 운행을 제공하고 있는데, 서울~파리 노선의 경우 한국인 승객이 주 고객으로 한국인 승객의 편의를 위해 기내에서 한국어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파리 샤를드골공항에서는 한국인 승객의 원활한 환승과 도착, 통역을 위해 한국인 직원이 항상 대기하고 있다.

에어프랑스는 유럽 항공사 가운데 최초로 김치를 기내식에 포함시키기도 했는데, 현재 비빔밥과 갈비찜 등 다양한 한식을 기내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에어프랑스의 기내식은 세계적인 셰프인 미셸 누게(Michel Nugues)가, 와인과 샴페인, 주류는 월드 클래스 소믈리에로 알려진 올리비에 푸시에(Olivier Poussier)가 책임지고 있다.

“2008년부터 시작된 세계 경제 위기 여파로 유럽 항공사들이 많게는 40~50%의 수익 감소를 경험했지만, 에어프랑스는 소폭 하락에 그쳤습니다. 대신 회복은 급물살을 타 지난 4월에 경제 위기 이전의 수준으로 회복했습니다.

고객의 니즈를 정확히 파악하고 론칭한 프리미엄 이코노미 클래스로 에어프랑스는 또 한 번의 약진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글 장헌주·사진 서범세 기자 c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