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동산 시장 특히 주거용 부동산 시장은 침체일로에 있어 미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은 지난 2월 벅셔 해서웨이 주주들에게 보낸 편지(보고서)에서 미국 주택 시장과 관련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사람들이 몇 년 전에는 신규 주택 착공 수(housing starts)가 연간 200만 가구는 충분히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수년간 주택 경기가 호황을 기록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 수요는 120만 가구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이러한 불균형 상태가 몇 년간 지속되면서 전국적으로 너무 많은 주택들이 생겨난 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 같은 잉여 물량을 해소하는 방법은 많은 수의 주택을 허물어 재고 주택량을 크게 줄이거나 10대들의 동거를 장려해 세대수 증가 속도를 높이는 것, 또 신규 착공에 규제를 가해 세대주 증가율만큼 주택이 늘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눠서 생각해 볼 수 있다.

다행히도 미 정부는 현명하게 세 번째 옵션을 선택했으므로 지금의 미국 주택 시장의 문제들은 1년 이내(within a year or so)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택 가격은 버블 시기 수준보다는 많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매도자(또는 대출을 해 준 이들)는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지만 반대로 매수자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www.berkshirehathaway.com 참조).”

버핏 회장은 이 칼럼을 통해 높은 실업률과 줄어든 소득, 눈덩이처럼 늘어나는 재정 적자 등으로 인해 미국 내 주택 수요를 단기간 높이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게다가 지난 3월 미 정부가 모기지 채권 프로그램 매입을 종료했고, 주택 구입자 세금 혜택 프로그램도 4월 말 이내 계약, 6월 말 이내 소유권이 이전되는 경우까지만 적용된다. 이렇게 되면 한동안 증가세를 보였던 미국 내 주택 수요도 다시 감소로 돌아설 것이 확실하다.

여기에 재무부가 추진해온 쇼트 세일 활성화 정책과 저비용 재융자 프로그램도 상반기 중 마무리된다. 이런 것들은 시장 전체로 놓고 봤을 땐 결코 작게 볼 만한 이슈가 아니다.

결국 수요를 늘리기 위한 추가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미국 주택 시장은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것이 확실하다. 공급 측면에서는 쇼트 세일 물건의 증가가 예상된다. 때문에 쇼트 세일을 통해 차압 물량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는 지금까지 집주인과 대출은행 사이에서 어쩔 줄 몰라 눈치만 보던 많은 주택 구매자들의 수요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아마도 전반적인 매물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사항들을 종합해 볼 때 미국 부동산 시장의 상승세는 올해 높지 않을 것이 확실하다. 미국 경제가 얼마나 회복되느냐가 관건이겠지만 미국 내 주택 시장 상황만 놓고 보면 호재보다는 악재가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미국 부동산에서 시작된 글로벌 경기가 빠른 시일 내 정상화되기 위해서도 미국 주택 시장 회복은 절실하다. 하지만 버핏 회장도 언급했듯이 지금의 시장 상황은 매수자에게는 오히려 기회의 시기이기도 하다.

최근 뉴욕 맨해튼의 상당수 빌딩을 외국계 자본들이 사들이고 있다는 뉴스가 외신을 통해 전해진 바 있다. 주식 시장과 마찬가지로 장기 투자를 생각한다면 올해 저평가된 매물을 구입하는 것도 그리 나빠 보이지는 않는다.

[해외 부동산 칼럼] 버핏이 바라보는 미국 부동산 시장
이승익


루티즈코리아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