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이 돈 되는 ‘바이오시밀러’시대 열린다
약이 돈 되는 ‘바이오시밀러’시대 열린다


반도체, 인터넷 등 정보기술(IT) 관련 기업과 풍력 관련주 등이 탄탄하게 자리 잡고 있는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 셀트리온(Celltrion)은 눈에 띄는 이름이다. 코스닥시장에서 차바이오앤, 코미팜 등 바이오 주들의 약진 현상이 불과 몇 년 되지 않았음을 감안할 때 시가총액 2위 종목에 당당히 이름을 올려놓고 있는 셀트리온의 잠재성은 주목해 볼 만하다는 얘기다.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주의 선두주자로 최근 미국의 의료개혁 법안 통과에 따른 최대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미 의료개혁 법안 통과와 국내 최대 그룹 삼성의 바이오 진출로 다시 한 번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이들 시장의 성장성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바이오시밀러…제네릭과 다르다?

바이오시밀러(biosimilar, 동등생물의약품)란 유전자 재조합 또는 세포배양 기술을 통해 생산되는 단백질이나 호르몬 등을 의미하는 바이오 의약품의 복제약품을 말한다. 즉 바이오시밀러는 이미 제조판매나 수입품목 허가를 받은 품목과 품질, 비임상·임상적 비교 동등성이 입증된 생물의약품이다.

제네릭(generic)이란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단백질 의약품의 특성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단백질 의약품은 분자량이 크고 구조가 복잡하기 때문에 제네릭은 불가능하다. 또 생명체를 이용해서 생산하기 때문에 생산 단가가 더 싸다.

2008년 주요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선진 7개국 시장규모는 6000만 달러로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2014년엔 21억 달러로 매년 81%의 빠른 성장이 예상되고 있으며 2세대 제품인 슈퍼 바이오시밀러의 출현과 항체 의약품 바이오시밀러의 선진 시장 출시로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020년엔 전 세계 시장규모가 434억 달러로 단백질 신약 시장의 17% 수준에 달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바이오시밀러의 종류는 단백질 의약품의 종류에 따라 나뉜다. 1980~1990년대에 첫선을 보인 단백질 의약품을 ‘1세대’로 구분하는데 일반적인 바이오시밀러는 1세대 제품들의 제네릭 버전을 말한다. 1990년대 말부터 나온 2세대 단백질 의약품들은 ‘1세대’에 비해 경제성, 환자 편의성, 우수한 효능을 지니고 있는 것이 특징이며 이런 2세대 제품들의 제네릭 버전을 슈퍼 바이오시밀러로 통칭한다.

향후 바이오시밀러 시장도 단백질 의약품과 같이 두 가지가 공존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초기 선진 7개국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주도할 6대 제품은 인슐린, 성장호르몬, 인터페알파, 인터페론베타, 필그라스팀, 에리스로포에틴알파로 2014년 매출 정점을 보인 후 성장에 제한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미 오리지널 바이오신약 시장의 성장이 쇠퇴기에 접어들었고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데다 2세대 슈퍼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출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삼성전자가 참여 예정인 바이오시밀러 분야는 시장성이 더 높은 분야다. 오리지널 바이오신약의 성장이 빠르게 지속되고 있고 대규모의 생산설비 투자를 요하기 때문에 경쟁 강도도 일반 바이오시밀러와 비교해서는 다소 약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대우증권은 삼성전자의 바이오시밀러 사업은 사업 초기 5년 동안의 성과, 효과적인 마케팅 파트너의 선정 등이 사업의 성패를 가늠할 중요한 지표라고 꼽았다.
약이 돈 되는 ‘바이오시밀러’시대 열린다
미 바이오시밀러 허용, 시장 재편

미국의 의료개혁 법안 통과에 따라 바이오시밀러가 허용되면서 관련 주식에 대한 기대감이 더 높아지고 있다. 의료개혁법의 주요 내용은 건강보험 수혜 대상자를 미국민의 95%(현 86%)까지 확대하고 이를 위해 향후 10년간 정부 예산 9400억 달러를 투입하는 것이다. 이는 미국 제약업의 볼륨이 확대될 수 있는 기회로 특히 약값 부담이 큰 바이오 의약품의 제네릭인 바이오시밀러가 허용된다는 점도 의의가 크다.

미국 의료개혁 법안 통과에 따른 수혜주는 미국 내 바이오시밀러 개발사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미국 내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제약회사는 셀트리온으로 2009년 10월 8일 미국 제네릭 전문 제약회사 호스피라(Hospira)와 ‘바이오시밀러 유통 사업을 위한 포괄 협력 계약’을 체결, 미국 내 바이오시밀러 유통망을 확보했다. 앞으로 미국 내 오리지널 바이오 의약품 특허 만료에 따른 바이오시밀러 개발이 끝날 경우 호스피라를 통한 발매를 계획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의 대표주자는 단연 셀트리온이다. 셀트리온은 2007년부터 2009년까지 미국의 다국적 제약사인 BMS의 오렌시아(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의 항체 의약품 원료의 계약생산 매출이 주력이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허셉틴(유방암 치료제), 레미케이드(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리툭산(비호지킨스림프종) 등 40억 달러 이상의 대형 블록버스터 항체 의약품의 바이오시밀러 매출이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올해와 내년까지 바이오시밀러 매출은 상용화되기 전 임상에 사용되는 밸리데이션(validation)용 물질이고 2012년부터는 국내와 이머징 국가를 중심으로 상용화된 제품으로 매출이 발생할 예정이다.

바이오시밀러 글로벌 유통망으로 국내에서는 셀트리온 제약, 선진국 시장에서는 미국의 제형 및 개량 신약 전문 제약사인 호스피라가 있으며 기타 7개 회사가 비선진국 시장 유통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임상용 배치가 상반기 중 매출에 반영될 것으로 보이고 하반기부터는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의 임상용 배치가 매출로 잡힐 계획이다.

한올제약은 시장성이 큰 블록버스터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개량 신약 바이오전문 업체로 주목받고 있다. 한올제약은 임상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신약을 연구하는 연구·개발(R&D) 중심 중견 제약사로 주요 연구 분야는 개량형 바이오시밀러와 신개념의 기능성 복합신약, 항암제와 당뇨병 치료제 등이다.

개량형 바이오시밀러 부분에서 정부의 신성장 동력산업의 일환으로 스마트 프로젝트 지원 대상 기업으로 선정돼 40억 원의 정부 지원을 받고 있다. 개량형 바이오시밀러는 기존 바이오시밀러보다 차별성과 경쟁력을 가진 제품으로 만들어 내는 기술 분야이며 이를 통해 부가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다.

한올제약은 아미노산 치환기술이라는 원천기술을 이용해 지속형 주사제 또는 경구형의 개량형 바이오시밀러 8종을 개발 중이다. 이 중 세 가지에 대해 미국 특허가 등록돼 기술 장벽을 확보해 다국적 제약사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포스텍 교수인 성영철 대표가 1999년 창업한 제넥신은 단백질 의약품 중심의 R&D를 진행하고 있고 유전자 치료제 개발도 하고 있다. 단백질 의약품은 일반 바이오시밀러와 슈퍼 바이오시밀러로 구분되며 제넥신은 항체의 일부분과 단백질 의약품을 결합하는 융합항체 기술로 슈퍼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약이 돈 되는 ‘바이오시밀러’시대 열린다
항체융합이라는 독자적인 기반기술을 가지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신약 개발이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기 때문에 앞으로 구체적인 R&D 진척이나 글로벌 수출, 라이선싱 등의 성과가 가시화되면 적절한 가치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수앱지스는 바이오의약 분야 중 가장 높은 성장성을 나타내고 있는 치료용 항체 개발 전문기업으로 중장기적인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기술력(세포주 개발, 배양공정, 정제공정 등)을 보유한 대표적인 바이오시밀러 연관 업체로 올해 글로벌 제약업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영역에 적절히 포지셔닝돼 있다는 점이 높이 평가받고 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