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식 민주평통자문회의 사무처장

“휴먼 네트워크가 미래의 성공 포인트”

흔히 현대를 ‘휴먼네트워크’의 시대라고 한다. 어떤 사람을 만나고 어떤 관계를 형성하느냐에 따라 성공과 행복이 결정된다. 인생에서 최대의 재산은 ‘사람’이라는 말도 그래서 나온다. 그러나 휴먼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은 쉽지 않다. 상대방과 서로 교감을 할 수 있어야하고 적지 않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한다.

김대식 민주평통사무처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네트워크의 달인’이다. 그는 지난 2007년 대선에서 외곽조직인 선진국민연대를 조직, 1년여 만에 조직원을 463만 명으로 불렸고 이명박 대통령 당선에 적지 않은 공헌을 했다. ‘네트워크의 달인’이라는 칭호도 이 대통령이 직접 붙여줬다. 김 사무처장을 만나 그의 휴먼네트워크론을 들어봤다.

김 대식 사무처장은 요즘도 어디를 가나 휴대폰을 4개나 들고 다닌다. 그의 휴대폰 주소록에는 1만2000여명의 지인 명단이 저장돼 있다 (휴대폰 1개당 3000명의 주소를 저장할 수 있다). 그가 매일 지인들로부터 받는 전화도 300통이 넘어 휴대폰의 ‘수신통화기록’(300통화까지만 기록)이 하루를 넘기지 못할 정도다. 이렇게 많은 사람을 접촉하면서도 그는 요즘도 하루 평균 3∼4명의 새로운 사람을 만나 네트워크를 넓혀가고 있다.

그런데도 김 처장은 이렇게 방대한 지인들의 얼굴과 이름을 정확히 기억한다. 그는 항상 안주머니에 메모장을 넣고 다니면서 새로운 사람과 만날 때마다 반드시 나눴던 대화 내용과 인상을 적어둔다. 그래서 그의 메모장에는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나 어떤 얘기를 했는지, 상대방의 어떤 점이 인상적이었는지에 대한 내용들이 촘촘하게 적혀있다. 휴대폰 주소록에 연락처를 기록할 때도 기억하기 쉽게 함께 만난 사람들을 묶어서 저장한다.

또 평상시에도 지인들과의 소통을 최대한 넓히려고 노력한다. 그는 매일 아침 8개의 조간신문을 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동정, 부음, 오피니언란은 특히 꼼꼼히 본다. 아무리 조그마한 일이라도 지인에 대한 기사가 나오면 반드시 문자메시지를 보내준다. 걸려오는 전화에 대해 일일이 대응을 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회의 중에도 테이블 밑에서 문자판을 안보고 메시지를 자유자재로 보낼 정도로 숙달된 ‘엄지족’이다. 김 처장은 “네트워크의 기본은 신뢰이고 이 신뢰는 열정에서 나온다”며 “사람을 대할 때 열정을 갖고 신뢰를 쌓아가야 네트워크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처장은 동서대 교수이자 전국대학학생처장협의회장이었던 2005년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의 학교 특강을 주선한 인연으로 정치에 투신하게 된다. 그러나 그는 다른 대학교수 출신들과는 달리 단순한 정책 참모가 아니었다. 막강한 네트워크를 거느린 조직 참모였다. 2006년 그는 전국학생처장협의회, 총학생회OB모임과 자신들의 지인들을 모태로 해서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하는 외곽조직인 국민선진연대를 만들었다. 그는 이 모임을 2007년 12월 대선 때 463만 명의 회원을 거느린 전국조직으로 성장시켰다. 김 처장은 당시 전국을 6바퀴나 돌아다니며 조직 확장을 주도했다. 당시 1년 동안 그가 몰던 자동차의 주행거리만도 18만6000km에 달했다.

전형적인 자수성가형인 김 처장은 자신의 성공이유에 대해 주저 없이 휴먼네트워크를 꼽는다. 그는 “과거가 똑똑한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였다면 미래는 휴먼네트워크가 강한 사람이 성공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며 “나 역시 네트워크가 없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김 처장의 휴먼네트워크론은 ‘믿음’과 ‘긍정’으로 요약된다. 긍정적인 생각과 상대방에 대한 신뢰가 네트워크의 기본이라는 것이다. 먼저 그는 누구를 만나든지 자신이 먼저 마음을 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른 사람을 좋아하고 믿어야 상대방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처장은 “거울은 절대로 먼저 웃지 않는다. 내가 웃어줘야만 겨울도 웃는다”며 “내가 양보하고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는 마음을 가져야 상대방도 마음의 문을 열고 다가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후 그는 23명의 인수위원 중 한명이 됐다.

그러나 다른 22명에 비하면 학력과 경력이 상대적으로 뒤처졌다. 김 처장은 상견례 첫날 “지방대 야간을 나온 사람으로서 인수위원에 발탁돼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지방대 출신들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그는 이에 대해 “살아오면서 감추고 싶은 것들도 있지만 내가 무엇을 감춘다면 다른 사람도 나에게 마음을 열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누가 혈액형을 물으면 긍정형이라고 답한다(실제로는 O형이다). 항상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져야 상대방과 쉽게 친해지고 업무도 잘 처리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그는 스스로 아침마다 “이렇게 건강한 몸으로 일할 수 있고,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한가” 하는 자기암시로 하루를 시작한다. 김 처장은 특별히 하는 운동이 없다.
“휴먼 네트워크가 미래의 성공 포인트”

그런데도 그는 고등학교 이후 지금까지 30여년을 하루 4시간만 자면서 생활해왔다. 김 처장은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게 되면 자연스럽게 하루가 즐겁게 되고 자는 시간이 낭비로 생각된다”며 “지금도 누구 못지 않게 체력은 자신 있는데 이게 긍정적인 마인드의 힘”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낮잠을 자지 않고 하루 4시간 이상 자지 않는다 △오늘 입은 옷은 내일 입지 않는다. △매일 냉·온탕을 한다 △오늘 식사한 사람과는 내일 식사하지 않는다 △1주일에 반드시 1번 이발을 한다는 독특한 5가지 원칙을 고수하며 생활하고 있다. 특히 점심 저녁 식사시간을 활용해서 그는 민주평통사무총장에 임명된 이후에도 지금까지 3000여 명 이상의 새로운 휴먼네트워크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민주평통자문회의는 직능대표 지역대표 해외자문위원 등 모두 1만7800여명의 자문위원으로 구성되어 있고, 전국 232개 시군구와 해외 101개국에 지부를 갖고 있다. 전 세계에 거미줄 같은 글로벌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김 처장은 네트워크의 달인답게 민주평통자문회의의 글로벌 망을 적극 활용해 통일의 초석을 닦는 것은 물론 국민통합에도 기여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지난 한 해 동안 그는 무려 39개국을 돌아다니며 해외조직을 정비했다. 그의 추진력을 보여주는 일화 한 토막.

해외지부 순방을 위해 남미로 출장을 갔던 김 처장은 아르헨티나에서 일찍 아침식사를 한 후 칠레지부를 방문해 점심을 먹었다. 저녁은 브라질 지부 사람들과 함께 했다. 하루에 3개국을 돈 셈이다. 그러나 김 처장을 수행한 직원들이 몸살로 드러눕는 바람에 더 이상의 강행군을 하지 못했다.

그는 또 탈북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이미 탈북자가 1만7000여명에 달하고 세계 각국에 떠돌고 있는 탈북자도 20만 명에 이른다”며 “민주평통자문회의의 자문위원들과 탈북자들을 맺어줘서 탈북자들이 실제적으로 도움을 받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아가 남북통일이전에 좌우와 지역으로 갈라져있는 사회통합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국민통합에 기여할 수 있는 무지개 운동 회원을 조직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무지개가 빨주노초파남보의 7가지 색깔로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듯이 좌우에 관계없이 다양한 사상을 가진 사람들을 네트워크로 조직화해서 국민통합운동의 구심체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글 김태완·사진 서범세 기자 twkim@hankyung.com
“휴먼 네트워크가 미래의 성공 포인트”
김대식
오타니대학교 대학원 문학박사

동서대 일본어학과 교수
대통령직 인수위 사회교육문화분과위 인수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