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 피팅

마 전 알고 지내는 프로 골퍼가 두 가지 얘기를 들려줬다. 첫째 드라이버를 오래 사용하니 반발력이 현저히 떨어지고 헤드 안에 들어있는 가스가 빠져서 그런지 거리가 안 난다는 것. 둘째 슬라이스가 너무 나서 납을(약1.5g) 토우에 붙이니까 구질이 좋아 지면서 똑바로 나가더라는 것이었다.드라이버는 오래 사용하면 속된 표현으로 곯는다고 하는데 과연 그럴까? 사실 예전에는 그랬다. 하지만 2000년 이후에 나온 드라이버는 그렇지 않다.티타늄 (titanium,화학 원소로 기호는 Ti이고 원자 번호는 22이다)을 골프클럽에 사용하게 된 것은 1990년대 중반이다. 1980년대 후반까지 주류를 이룬 드라이버는 스틸 샤프트에 퍼시몬 헤드였다. 그 후 카본 페이스가 들어간 제품이 나왔고 이어 메탈이 퍼시몬과 카본의 아성을 누르고 새롭게 등장했다. 티타늄 소재가 개발된 후 메탈 헤드에 ‘티타늄 페이스장착’ 이라는 모델이 나왔다. 이때만 해도 티타늄의 제련기술이 부족해 풀 티타늄 클럽이 없던 시절이며 연습장의 볼은 1PCS. 2PCS가 주류를 이뤘다.티타늄의 등장으로 드라이버의 체적이 커졌다. 1990년대 중반만 해도 평균 헤드의 채적이 200~230CC였다. 지금의 페어웨이 우드보다 작은 크기였다. 하지만 기술의 발달로 현재는 최대 460CC 크기의 헤드를 사용하고 있으며 좀처럼 깨지지도 않는다.구력이 오래 된 골퍼들은 드라이버가 안 나가면 헤드가 깨져 안에 가스가 빠져 그런 거 같다며 한번 봐 달라고 한다. 하지만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 중 몇몇 브랜드를 제외하면 헤드 안에는 멜트(점성물질)소재나, 판셀 라이트(발포물질) 외에는 아무것도 들어가 있지 않다.또 피팅을 하다 보면 드라이버가 가벼워서 클럽이 안 따라온다고 하면서 클럽의 스윙 웨이트를 조절하기를 원하는 골퍼들이 있다.얼마 전 같은 이유로 찾아온 골퍼에게 웨이트를 조정하기 전에 헤드에 납을 붙여보기를 권했다. 그런데 골프 숍에서 파는 납을 구입해 제품 뒷면 설명서를 보니 ‘헤드가 가벼울 때 쓰세요’,‘슬라이스의 경우 토우에 부착’. ‘훅이 날 경우 힐에 부착’, ‘탄도가 낮을 경우 뒤에 붙이시오’ 라고 그림까지 그려서 친절하게 설명한 것을 보고 놀랐다.헤드 감이 없을 때 무겁게 하기 위해 헤드에 임시로 납을 붙이는 것은 맞다. 하지만 슬라이스가 날 경우 토우에 붙이고 훅이 날 경우 힐에 붙이라는 문구는 문제가 있다.헤드가 무거운 것보다는 가벼운 것이 다운스윙 시 끌고 내려와 타격하기 쉽다. 다만 너무 가벼운 경우 컨트롤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헤드에는 중심이 있기 때문에 중심에서 벗어난 타격을 하면 사이드 스핀이 걸리면서 공이 휜다.또한 중심이 아닌 곳에 타격을 할 경우 헤드의 중심을 기준으로 헤드가 돌게 되며 공 또한 맞물려 반대로 돌아간다. 이런 현상은 볼이 잘못 맞을 경우 헤드가 돌면서 손이 아픈 경우이다. 그럼 토우와 힐을 시소라 보았을 때 토우에 무게를 붙일 경우 첫 번째 클럽헤드가 늦게 되면서 헤드가 오픈될 확률이 커지며 두 번째 중심이 무거운 토우 쪽으로 이동하여 중심에 맞아도 헤드 안쪽에 맞는 효과가 나타난다. 그로 인해 헤드는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면서 공은 시계방향으로 돈다. 결국 슬라이스를 더 유발 시키는 결과가 난다.일본 Bridgestone Sports golf fitting program 수료Golf works clubmaking masters program 수료호서대학교 골프학과 골프장비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