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횡성 오스타CC

원도 횡성군 둔내면 우용리에 있는 오스타CC의 첫 인상은 한마디로 ‘쉽지 않다’는 것이다. 페어웨이에 평평한 곳이 거의 없을 정도이고, 그린도 굴곡이 있고 무척 빠르다. ‘회원들을 위해 편안하게 만들 법도 한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한 번 찾은 골퍼들이 반드시 다시 도전하는 게 바로 오스타CC의 매력이다. 어려운 일일수록 꼭 극복하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망을 자극하는 코스 같다는 얘기다.현대시멘트가 운영하는 회원제 골프장 오스타CC는 2005년 3월 사업승인을 받은 뒤 2007년 9월 남코스를 정식 개장했고, 지난 4월 북코스도 문을 열었다. 골프장 이름은 긍정을 의미하는 오케이(Okay)의 첫 글자 ‘O’와 깨끗하고 맑은 자연을 상징하는 ‘스타(별)’의 합성어다. 이 골프장은 강원도 청정 고원지대에 있어 주변 경관이 빼어나다. 교통 접근성도 나쁘지 않다. 서울 강남에서 영동고속도로나 새로 뚫린 서울춘천고속도로를 이용하면 1시간 반 남짓 걸린다.지난 9월 ‘한중투어 2009 KEB인비테이셔널’이 열린 곳이 바로 이 골프장이다. 세계 최고 기량의 골프 선수들이 도전하는 챔피언 티에서부터 일반 골퍼들이 즐길 수 있는 레귤러 티까지 골퍼의 실력별로 안배를 한 게 특징이다. 세계 100대 코스에 드는 주요 골프장을 설계한 로버트 트렌트 존스 주니어의 작품이라면 골프 업계에서는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산자락으로 둘러싸여 웅장한 분지 형태의 남코스는 자연 경관을 최대한 고려해 홀을 배치했고, 북코스는 클럽하우스로부터 울창한 자연림의 계곡을 따라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루프형태를 이룬다.KEB 인비테이셔널 대회가 열린 남코스(파72·6684m)는 계단식 형태로 홀들이 배치돼 있다. 섬세하고 환상적인 설계와 멀리 펼쳐지는 산들의 경관, 원형대로 보존한 소폭포, 계곡, 돌, 나무들이 한 폭의 풍경화를 연상시킨다. 공사비(18홀)도 다른 골프장 2개를 지을 정도로 많이 들었다는 후문이다.1번홀(파4)은 코스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탁 트인 내리막 경사 홀이다. 비교적 평이하지만 페어웨이가 울퉁불퉁해 티샷부터 좋은 지점에 떨어뜨려야 한다. 2번홀(파4)은 화이트 티 기준으로 238m로 짧은 서비스홀이다. 하지만 안심은 금물. 좌측에 연못이 있어 안전하게 티샷을 페어웨이에 보낸 뒤 그린을 공략해야 버디 기회를 만들 수 있다. 3번홀(파3)의 경우 왼쪽은 연못, 오른쪽은 벙커가 도사리고 있다. 역시 정확한 티샷이 중요하다. 4번홀(파5)도 코스를 따라 왼쪽으로 긴 연못이 이어진다. 심리적으로 다소 불안감을 유발하는 장애물이다. 5번홀(파4)도 연못을 가로 질러 티샷을 해야 하고, 6번홀(파3)은 화이트 티에서 핀까지 거리가 111m여서 어프로치 샷을 점검하기에 좋다. 물론 그린의 경사와 빠르기를 감안하면 얼마나 정교하게 핀에 붙이느냐가 스코어를 좌우하는 건 당연지사. 7번홀(퍼4)은 화이트 티에서 거리가 373m여서 아마추어 골퍼에겐 쉽지 않은 홀이다. 그린 주변에 얕은 개울이 흐르기 때문에 두 번째 샷도 조심해야 한다. 9번홀(파4)은 오르막 경사가 있는 우측 도그레그홀로 티샷을 페어웨이 우측에 떨어뜨리면 버디도 시도해볼 만하다.남코스 10번홀(파4)은 페어웨이 우측이 언덕으로 경사가 심하다. 티샷이 떨어질 지점 좌우측에 벙커가 있다. 페어웨이와 높은 언덕 위에 있는 그린 사이에는 작은 계곡이 흐른다. 화이트 티에서 거리는 270m지만 빠르고 경사진 그린을 감안하면 만만치 않은 홀이다. 11번홀(파3)은 그린 좌우에 있는 벙커에 빠지면 파 세이브가 쉽지 않다. 12번홀(파4)은 페어웨이 오른쪽에 연못이 있어 좌측 벙커를 보고 티샷을 하는 게 좋다. 페어웨이의 경사도 변수다. 13번홀(파5)은 좁은 페어웨이와 곳곳의 벙커가 부담이다. 티샷의 거리와 정확성이 요구된다.14번홀(파4)은 내리막 경사로 페어웨이도 넓어 버디를 노려볼 만하다. 그린 주변 벙커만 조심한다면. 16번홀(파4) 전반적인 오르막 경사로 화이트 티에서 거리가 363m로 길다. 티샷이 잘 맞지 않았을 경우 무리한 투 온보다는 세 번째 샷을 하기 편한 곳으로 보내는 전략이 필요하다. 17번홀(파3)도 비교적 짧은 데다 약간 오르막 경사로 플레이하기에 무난하다. 18번홀(파5)은 총 거리가 388m로 왼쪽으로 굽은 홀이다. 장타자의 경우 두 번째 샷을 그린에 직접 공략할 수 있다.김진수 한국경제신문 문화스포츠부 기자 true@hankyung.com미니 인터뷰홍재원오스타CC 지배인“큰 대회가 잘 치러지고 회원들의 코스에 대한 만족도도 높아 기쁩니다.”홍재원 오스타CC 지배인(49)은 KEB인비테이셔널 대회가 잘 마무리된 데다 남코스뿐 아니라 분양 중인 북코스에 대한 입소문이 확산돼 만족스럽다는 반응이었다. 그는 “대회를 치른 뒤 전국적 지명도를 얻게 됐고 재미있고 도전적인 코스라는 게 선수들의 경기를 통해 입증되면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홍 지배인은 1988년 현대시멘트로 입사해 현대성우리조트 토지 구입 때부터 리조트와 골프 사업 부문에 관여한 베테랑이다. 전략기획팀장을 거쳐 2006년 퍼블릭(대중) 골프장인 단양 오스타CC 개장 때 1년간 근무했고, 2008년 3월부터 횡성 오스타CC에서 지배인을 맡고 있다.그는 인공적인 토목공사 없이 자연 그대로 골프장을 만들어 페어웨이 경사 등 자연적인 난이도가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로 핸디캐퍼들은 좋은 골프장으로 평가하지만, 일부 주말 골퍼들은 어렵다는 하소연도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KEB인비테이셔널 대회에서도 선수들이 높은 점수를 내도록 핀 위치와 러프 길이 등을 안배할(?) 정도였다. 여러 골프장에서 벤치마킹하고 싶다는 문의 전화도 잇따를 만큼 골프장의 특징이 강한 것도 사실이다.홍 지배인은 ‘정겨운 골프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밝혔다. “고향에 온 듯한 느낌이 들고 다시 찾고 싶은 골프장으로 만드는 게 목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