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 ‘미래에셋인사이트펀드’의 운용보고서를 받아본 김재룡 씨(34)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수익률이 드디어 플러스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인사이트펀드는 올 들어 지난 6월 30일까지 42.1%의 수익률을 올렸다. 비교지수인 MSCI AC 월드 지수(15.8%) 대비 26.3%포인트의 초과 상승을 기록했다.하지만 김 씨는 운용보고서를 다시 한 번 살펴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인사이트펀드가 중국에 투자하는 비중이 80%에 달했기 때문이다.인사이트펀드는 그동안 중국에 대한 과도한 투자로 적잖은 조롱의 대상이었다. 미래에셋이 세계 시장을 통찰력(인사이트) 있게 분석하고 투자하는 펀드라고 광고했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중국 펀드에 가까웠으니 말이다.중국투자 비중이 높은 탓에 인사이트펀드는 지난해 다른 해외펀드보다 수익률이 훨씬 부진했다. 하지만 이번에 인사이트펀드를 구제해 준 수익률의 비결은 다름 아닌 중국에 대한 투자였다.국내 대표적인 공룡펀드인 미래에셋인사이트펀드는 투자된 원금만도 4조5000억 원이 넘는다. 이런 대형 펀드의 수익률을 보전해줬으니 다른 중국 펀드들의 수익률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최근 중국 증시는 급등에 따른 부담감으로 하락세를 보였다. 상하이A 지수의 경우 2008년 10월 1665에서 2009년 8월 3600까지 100% 넘게 상승했다가 최근 고점 대비 10% 정도 하락했다.하지만 국내에서 판매된 중국펀드의 대부분은 홍콩 H주에 투자된다. 상하이 A주와는 달리 H주는 연초 이후 큰 하락 없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소폭 환매가 나오고는 있지만 그 규모는 미미한 수준이다. 최근 주가가 조정을 받기도 했지만 1만1000선은 지키는 모습이다.사실 중국 펀드의 신규판매는 시장 고점에 집중됐다. 당시 집중된 자금의 대부분은 원금회복이 안 된 상태다. 7월 말 기준으로 펀드평가사 제로인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중국 펀드에 거치식으로 2007년 6월부터 2008년 9월까지 펀드에 투자했다면 여전히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다시 말해 중국 펀드는 3년 이상 보유하고 있는 장기투자자 혹은 지난해 금융위기 이후에 펀드에 새로 가입한 투자자들만이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저조한 수익률 혹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중국 펀드의 환매는 적은 편이다. 이는 최근의 수익률 급등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중국 증시가 최근 오름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은 당장의 환매보다 수익률 회복을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 펀드들의 수익률을 보고 있노라면 ‘내 계좌도 회복 되겠지’라는 기대를 놓을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순자산이 1조 원 이상 되는 중국 펀드들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40% 안팎을 보이고 있다. ‘신한BNP봉쥬르차이나’,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 ‘슈로더차이나그로스’ 등이 수익률 호조를 보이며 자금의 이탈을 막고 있다.심지어 상장지수펀드(ETF)인 ‘삼성코덱스차이나H’마저도 연초 대비 수익률이 50%를 넘어섰다. 투자자들은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계좌로 그동안의 마음고생에 대한 위안을 삼는 동시에 앞으로의 수익률을 기대하고 있다.‘기대’로 환매의 유혹을 참는다고 해도 중국 펀드를 마냥 바라보고만 있을 수도 없는 문제다. 국내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중국도 조정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과 경기회복의 둔화 등이 조정론이 대두되는 이유다.물론 5년 이상의 장기투자를 염두에 둔 투자자라면 최근의 급등이나 조정가능성을 고려할 필요는 없다. 반면 조만간 자금이 필요하거나 지난해 손실의 기억으로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을 요량이라면 리모델링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펀드를 마냥 바라보고만 있기보다는 자신의 투자 시기나 규모, 방법 등을 고려한 조정이 필요한 시기다.중국 펀드에 투자하는 방법은 적립식이 나을까, 거치식이 나을까? 투자방법을 선택하기 위해서는 먼저 중국시장이 오를 것인지 조정을 거칠 것인지를 먼저 판단해야 한다.왜냐하면 장의 흐름에 따라 적립식 투자와 거치식 투자의 수익률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2006년 1월에 신규 가입해 3년 이상 중국 펀드를 가지고 있는 투자자들의 수익률을 거치식과 적립식으로 나누어 비교해 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수익률이 더 높은 펀드는 거치식 투자, 상승장에서는 거치식 투자가 적립식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것이다.반면, 2007년 10월부터 중국 펀드에 투자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 시기에는 중국 펀드 규모가 급증했고 H주가 꼭지를 찍었다. 당시부터 적립식으로 투자한 중국 펀드는 거치식보다 수익률이 높았다. 7월 말 현재 거치식은 32.8%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냈다. 적립식은 지난 6월을 기점으로 플러스로 올라서 11.02%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상투를 잡은 투자라고 해도 ‘적립식’은 회복이 빠르다는 결론이다.전문가들 역시 어느 시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투자했느냐에 따라 펀드에 대한 전략을 달리 가져가라고 충고하고 있다. 우선 중국시장은 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마사 왕 피델리티인터내셔널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중국 정부가 시행 중인 경기부양책의 추가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풍부한 유동성 공급을 위해 은행시스템을 개선하는 동시에 통화 재정 확장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이 같은 정책이 중국의 내수경기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다.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 역시 “중국 펀드는 단기적 급등에 따른 부담감이 있다”면서 “그러나 중국의 장기적인 전망을 고려해 적립식으로 꾸준히 불입하면 높은 수익을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장기적으로는 상승세가 예상되지만 급등에 따른 부담도 있기 때문에 적립식이 안전하다는 판단이다.따라서 기존에 적립식으로 2007년 10월에 가입한 투자자는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주가 흐름을 살필 필요가 있다. 그러나 장기투자를 할 예정이라면 올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까지는 꾸준히 불입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이다.여전히 손실을 보고 있는 거치식 투자자는 환매 후 주식시장이 조정을 보이면 재가입하거나 불입 방식을 적립식으로 바꾸라고 배 연구원은 권유했다.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