즘 들어 느끼는 것이지만 세상이 점점 좁아진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또한 아시아 지역의 여러 나라들은 찾아갈 때마다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어 앞으로 전 세계 비즈니스 중심이 아시아로 옮겨져 오고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경제계에서는 이를 ‘멀티 폴라 월드(Multi-Polar World)’라고 부르고 있다.멀티 폴라란 지난 50여 년간 유지돼 온 미국, 유럽, 일본 중심의 경제 축이 점차 신흥 시장의 여러 나라들로 재편되는 것을 의미한다. 2008년을 기점으로 신흥 시장 즉, BRICS 국가와 멕시코 그리고 대한민국 등 소위 이머징 마켓의 GDP가 전 세계 GDP의 49%를 차지하고, 2030년이 되면 61%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주요 동인은 경제적 개방성을 지향하는 각국 정부 정책에 따른 무역자유화와 글로벌 단일 경제의 형성,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인한 기업 활동의 글로벌화 및 효율화, 마지막으로 다국적 기업의 성장 및 확장에 따른 신흥 시장에 대한 탐색과 자본 및 노동력의 원천 확대를 촉진한 것에서 기인한 것이다. 이러한 경제 축의 이동은 다섯 가지의 주요한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그 첫 번째로 신흥 소비세력의 등장이다. 이머징 마켓이 발달하게 되어 이에 따른 경제력 및 구매력의 증대는 새로운 소비자들을 쏟아내고 있다. 그 예로 중국의 13억 인구, 그리고 인도의 10억 인구만 해도 벌써 23억의 소비세력이 생겨난 셈이다. 2030년이 되면 전 세계 중산층의 93%가 이머징 마켓에 있게 된다고 한다.두 번째는 자원 전쟁이 촉발되고 있다는 점이다. 신흥 시장 내 수요 증가가 지속됨에 따라 자원 확보를 위한 경쟁이 심화되고 결국 자원을 둘러싼 국가 간의 분쟁이 심심치 않게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러한 자원 소비의 극대화에 따른 환경파괴 문제도 심각해지기에 환경에 대한 범 세계적 공조는 더욱 절실해 질 것이다. 중국인들의 꿈인 1가구 1차량이 실현된다면 전 세계의 철광석 및 석유 자원의 고갈은 불 보듯 확실해 질 것이다.세 번째는 자본의 흐름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선진 자본국가에서 신흥 경제 주체로의 자본 흐름이 대세였다면 현재는 신흥 경제 주체로부터의 막대한 자본이 신흥 경제 주체 간 또는 선진 자본국가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가까운 예로 금융위기 이전부터 중국이 끊임없이 미국의 국채를 매입했고 또 전 세계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미국 국채를 꾸준히 매입하고 있는 것만을 보아도 알 수 있다.네 번째는 인적자원의 확보가 점점 어려워 진다는 점이다. 고부가가치의 숙련 기술 산업 육성을 위한 인재 육성은 더 이상 선진국의 과제만이 아니며 또한 우수한 인적 자원을 공급하고 또 끌어들이는 일이 점차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노령화되는 사회일수록 젊은층이 많은 인도 등의 나라에 인적자원을 의존할지도 모르겠다. 마지막 다섯 번째는 앞서의 네 가지 측면과 더불어 새로운 혁신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는 점이다. 자본, 인력, 자원 확보 및 신흥 소비세력의 등장에 따라 각국은 국가 역량 및 비교우위를 점하기 위한 국가 및 민간 차원의 혁신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세계 2차 대전 이후 전 세계 항공산업이 벌어들인 수입과 지불한 비용을 모두 더하면 0이라는 충격적인 조사가 있다. 하지만 향후 이러한 멀티 폴라 월드 체제에서는 항공산업의 수익성이 나빠질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항공사들이 좋아지는 수익을 어떻게 하면 고객들을 위한 안락한 서비스 제공에 사용할 것인지를 더욱 고민해 주기를 기대해본다.이원준액센츄어 총괄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