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전문가들은 경기회복세에 힘입어 세계 주식시장이 하반기에 완만한 상승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주식형펀드 비중을 늘릴 것을 권하고 있다. 로벌 주식시장이 강세를 이어가면서 펀드 투자자들의 수익률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정보제공업체인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2일까지 국내주식형펀드는 27.7%,해외주식형펀드는 평균 36.14%나 급등했다. 이에 따라 한때 반 토막 났던 1년 펀드수익률도 -10∼20%대로 회복됐다.그러나 하반기에도 세계 주식시장이 상반기와 같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매우 불투명하다. 펀드전문가들은 경기회복세에 힘입어 세계주식시장이 하반기에 완만한 상승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주식형펀드 비중을 늘릴 것을 권하고 있다. 그러나 하반기 상승폭은 상반기에 비해서는 크게 제한적일 가능성이 크다.경기둔화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태인데다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실업률이 증가하고, 소매판매 개인소비 등 소비지표의 회복세도 둔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와 함께 북핵문제와 주식형펀드 자금의 환매 등도 잠재적인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세계 경기도 V자형 보다는 U, W자형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렇게 되면 세계증시도 일괄적으로 상승하기보다는 지역별 차별성이 강화되고 같은 시장 내에서도 종목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펀드 역시 특정 섹터와 특정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를 잘 골라야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하반기에 유망한 펀드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은 원자재 펀드와 중소형주 펀드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원자재펀드는 크게 원자재 관련 기업의 주식을 사는 주식형펀드와 원자재 관련 지수에 투자하는 파생상품형 펀드가 있다. 주식형 원자재펀드는 올 들어 지난 9일까지 평균 31.8%나 오른 반면 파생상품형 원자재 펀드는 14.3% 오르는 데 그쳤다. 특히 파생상품형 펀드의 경우 지수 선물투자를 주로 하는데 만기에 따른 롤오버로 인한 비용과 환차손으로 인해 지수를 제대로 추종하지 못하고 있다.원자재 주식형펀드에서는 JP모건천연자원, 슈로더이머징마켓커머더티, 블랙록월드광업주,미래에셋이머징천연자원, 신한BNPP포커스이머징원자재 등이 40% 이상의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반면 파생상품형 펀드에서는 한국투자원자재혼합, 미래에셋맵스로저스상품인덱스, 신한BNPP애그리컬쳐인덱스, 우리Commodity인덱스플러스특별자산, KB골드특별자산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거두고 있지만 수익률은 10%대에 불과하다. 따라서 원자재펀드 역시 각 펀드의 투자대상을 꼼꼼히 따져보고 가입해야 기대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중소형주 펀드는 경기회복의 초기국면에서는 대형주보다 소형주가 먼저 오른다는 점에서 올해 하반기 유망펀드로 추천을 받고 있다. 오성진 현대증권WM센터장은 “경기가 턴어라운드 하는 시점에서는 중소형주, 완연하게 회복되는 모습을 보일 때는 대형주가 장을 주도하는 경향이 있다”며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까지는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그는 또 “펀드도 1조 원 이상의 대형펀드는 변동성이 큰 장에서 제대로 시장에 대응하기 어렵다”며 “중소형주 위주의 종목장세에 제대로 수익을 내려면 펀드규모가 100억∼1000억 원인 중형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덧붙였다.올해 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는 러시아(67.14%) 인도(61.35%) 브라질(60.28%) 브릭스(45.29%) 순이다. 신흥국 증시도 평균 44.77%나 올랐다. 반면 선진국인 미국은 3.8%,유럽은 평균 3.5% 그리고 일본은 2.6%오르는 데 그쳤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한 낙폭을 거의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이런 추세는 올해 하반기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보다는 세계경제 성장에 기여도가 높아지고 있는 이머징 국가의 기대수익률이 훨씬 높다”며 “경기가 저점을 확인한 만큼 국내 주식형과 중국 등 이머징 국가의 주식형펀드 비중을 늘릴 때”라고 조언했다. 오성진 센터장도 “하반기에는 중국의 내수부양정책이 본격화 되면서 소비가 증가하면 한국도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 펀드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짜되 해외펀드는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순으로 유망하다”고 말했다.채권형 펀드와 리츠펀드는 하반기에 고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1611억 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반면 채권형 펀드로는 오히려 7240억 원이 추가로 들어왔다. 금리인하 기조가 유지된데다 회사채와 국고채 간 금리스프레드(회사채금리와 국고채금리 차이)가 줄어들면서 3년간 비과세혜택이 주어지는 장기회사채형 펀드를 중심으로 수탁고가 증가한 것이다.그러나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에는 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큰 만큼 채권형펀드 비중은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형펀드는 보유채권의 평가 가치가 떨어져 손실을 보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 조한조 연구원은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회복속도가 빨라지면서 금리도 상승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며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채권형펀드의 비중을 감소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만일 채권에 직접 투자하는 투자자라면 만기가 짧아 금리가 오르더라도 채권가격 하락폭이 크지 않은 채권을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 또 경기회복에 따른 금리스프레드의 축소를 고려해 장기 회사채 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고려할 만 하다.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