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차감 뛰어난 차세대 SUV

품격 세단의 대명사인 메르세데스-벤츠가 만든 SUV는 어떨까. 벤츠는 지난 2월 M클래스 차세대 모델 5종을 발표했다. M클래스는 벤츠의 고급 SUV 모델이다. 5개 모델 중 성능과 사양 면에서 막내에 해당되는 ‘ ML280CDI 4MATIC ’을 시승해 봤다.벤츠는 지난 2002년에는 2세대 M클래스 모델을 출시했고 이후 7년이 지난 올해 2월 차세대 모델을 발표한 것이다.이번 모델이 ‘3세대’가 아닌 ‘차세대’인 것은 전면적인 업그레이드가 아니라 2세대 모델의 일부 디자인을 변경하고 성능을 보강해 출시했기 때문이다.외관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전면부다. 라디에이터그릴 안개등 사이드미러 등의 사이즈를 조금씩 키워 2세대 모델에 비해 전반적으로 시원한 외모를 만들어냈다. 실내에서는 오디오와 내비게이션, 블루투스 전화시스템 등이 통합된 멀티미디어 시스템이 장착됐다.차량의 운전석은 꽤 높은 편이다. 여러 SUV를 몰아봤던 기자도 불안감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러나 벤츠의 최대 장점은 편안함과 안정성이라고 하지 않던가. 조금 익숙해지니 오히려 높은 운전석이 시원하고 편안하게 느껴졌다. 균형감도 뛰어나 코너링을 할 때 쏠림 현상도 별로 없었다.주행가속 능력도 뛰어났다. 시속 60∼70km로 달리다가 가속페달을 밟아주면 금세 160∼180km까지 올라갔다. 그러면서도 차체의 흔들림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벤츠코리아는 모노코크 타입으로 만들어진 것이 주된 이유라는 설명한다. 이 방식은 차체껍데기와 뼈대가 일체형으로 만들어져 안정성이 높고 승차감이 좋다. 최고 출력은 190마력, 토크 44.9kg·m,제로백(출발 후 시속100km 도달 시간) 9.8초로 동급의 SUV에 비해 탁월한 수준은 아니지만 시원한 주행에는 무리가 없다.이 차량은 또 메르세데스-벤츠의 최신 디젤엔진인 차세대 CDI엔진을 채택, 디젤엔진 특유의 떨림과 소음을 개선했으며 연비도 향상됐다. 공식 연비는 1ℓ당 9.3km다.그러나 멀티미디어시스템에 터치스크린 방식이 적용되지 않은데다 화질이 다소 떨어지는 점은 눈에 거슬렸다. 또 주행 중 핸들이 계기판을 가려서 속도를 확인하기가 쉽지 않은 점도 불편했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 7990만 원이다.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