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항공 한국지구 50주년, 야마자키 가즈히데 지점장

1964년 4월 일본항공(JAL)은 한국에 지점을 열고 처음 도쿄~서울 노선을 취항했다.

그로부터 50년이 지난 지금 일본항공은 한국과 일본을 잇는 대표 날개로 거듭났다.

2009년 취임한 일본항공 한국지구의 야마자키 가즈히데 지점장을 만나 한국에서의 반세기를 돌아보고 향후 비전을 들었다.
[PEOPLE] “조조 항공 서비스로 경쟁력 확보했죠”
한·일 노선 개설 50주년을 축하합니다. 소감 한 말씀 해주시죠.
“지난 50년 동안 서울지점장 자리에 15명이 거쳐 갔습니다. 그 사이 한·일 국교 정상화를 비롯해 양국 간 굵직한 일들이 여럿 있었죠. 재임 기간 동안 50주년이라는 중요한 시점을 맞이한 것은 개인적으로도 행운이라 생각합니다.”


2010년 법정관리로 침체기를 겪기도 했는데요, 어떻게 극복하고 있습니까.
“워크아웃 이후 일본항공은 철저히 모든 체제가 고객지향적으로 바뀌었죠. 한·일 노선에 기내에서 즐기는 도시락 ‘소라벤’을 도입하고, 한국인 통역 승무원을 배치했어요. 지난해부터는 도심공항터미널(CALT) 체크인 서비스를 개시해 서울 시내 전 지역과 남동권 전역에서의 접근이 용이하도록 해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또 대한항공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코드 셰어를 확대해 나가고 있고요. 다행히 한국 시장에서 일본항공에 대한 인지도가 꾸준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저가항공사(LCC)들과의 경쟁도 치열하다고요.
“서비스의 차별성을 쉽게 느낄 수 없는 한·일 노선 등 근거리 구간이야말로 가장 경쟁력이 치열한 노선이죠. 저렴한 가격으로 무장한 LCC에 대항하기 위해 우리는 보다 훌륭한 풀 서비스 캐리어(FSC)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하네다와 나리타공항을 통해 일본 국내선을 이용하는 사람이나 유럽, 미주로 가는 경유 손님들을 집중 공략할 계획입니다.”


구체적인 전략은 무엇입니까.
“고객들을 감동시킬 만한 보다 확실한 서비스의 도입이죠. 가령 일본항공은 2012년, 2013년 2년 연속 미국 플라이트스타츠사로부터 ‘정시 도착률’ 항목에서 톱으로 선정됐습니다. 일본항공은 현재 운항 중인 국내선과 국제선의 정시 도착률이 88.94%를 기록해 ‘메이저 인터내셔널 항공사’ 부문 세계 1위로 뽑혔죠. 이처럼 고객과의 약속을 엄수해 신뢰를 쌓아 나가는 방법입니다. 조조 항공편 서비스도 강화해 나갈 예정이에요. 현재 일본항공은 오전 7시 50분 인천과 김포, 부산에서 출발해 일본 나리타, 하네다에 도착하는 노선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보통 일본 취항 비행기의 시간대가 10시, 11시라는 점을 감안하면 2시간 이상 앞당긴 거죠. 이 구간을 오가는 767편, 787편 등 항공 탑승객의 70%가 한국 손님인데, 이는 외국계 항공사에서 흔치 않은 풍경이에요. 철저히 로컬 마켓을 공략하는 겁니다. 시간을 조금만 앞당겨도 하네다를 경유해 홋카이도, 삿포로, 아오모리 등을 가거나 나리타를 경유해 유럽으로 가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요. 미국 시카고는 당일 도착도 가능해 비즈니스맨이나 여행객들에게 굉장히 매력적인 서비스지요. 궁극적으로 일본항공의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이용해 유럽이나 미국을 찾는 이원구간 고객이 늘 것으로 전망합니다.”


지난해 시작한 프리미엄 항공 서비스 ‘뉴 스카이 프로젝트(New Sky Project)’의 성과는 어떠한가요.
“소비자 반응이 괜찮아요. 스카이 스위트(Sky Suite)를 도입한 런던, 뉴욕, 파리, 로스앤젤레스(LA) 노선의 좌석 수는 줄었지만 수익률이 전년 대비 10~15% 정도 늘었지요. 특히 런던선 비즈니스 클래스는 3분기 누계 평균에서도 탑승률 90% 이상을 보여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저도 직접 체험해 봤는데, 좌석 밑의 레그룸이 동급 클래스에 비해 넓고 기내 엔터테인먼트도 충실해 풀 서비스 캐리어로서의 장점을 충분히 누렸습니다.”


일본항공은 외항사 가운데서도 재단 등을 통해 사회공헌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지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항공이라는 분야는 각국과 교류 촉진을 도모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 시장과의 연결 고리가 필요합니다. 사회공헌도 그 일환이지요. 1971년 목포 공생원(고아원 시설)에 어린이들이 생활할 수 있는 JAL하우스를 기증한 것을 시작으로, 1991년부터는 비록 적은 금액이기는 하지만 서울과 부산 지점의 종업원 전원이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으고 있습니다.”


일본항공이 추구하는 가치와 향후 목표는 무엇입니까.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불리는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은 일본항공을 워크아웃으로부터 탈출시키면서 기업 이념으로 ‘전 사원의 물심양면적 행복 추구’를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이는 손님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곧 직원 개개인의 행복으로 연결된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지요. 이러한 기업 이념을 실현하려는 노력은 일본항공이 성장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이윤경 기자 ramji@hankyung.com | 사진 서범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