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모기지 여파와 펀드투자전략

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해 전 세계 금융시장이 얼어붙자 국내외 주가도 급락하고 있다. 그나마 아직 국내 투자자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영향이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서 그런지 주가가 하락할 때마다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하지만 ‘매에는 장사가 없다’는 말이 있듯이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연일 지속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주식매수 금액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 주식시장이 낙관적인 분위기 일색에서 불안감이 서서히 감도는 우울한 분위기로 점차 변화하고 있는 셈이다.주가가 요동치면서 올 들어 한때 43.6%까지 수익률이 치솟았던 국내 주식 펀드들의 평균 수익률도 최근 들어 32%대로 떨어지고 있다.해외 주식 펀드 수익률 역시 13%대로 하락하고 있다. 특히 올해 초 가장 큰 인기를 끌었던 해외 리츠 펀드(부동산 투자 펀드)는 마이너스 1%대의 손실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초 6조5000억 원까지 증가됐던 해외 리츠 펀드의 수탁액은 불과 두 달 만에 4조6000억 원으로 급감세를 보이고 있다. 과거 수익률만 보고 돈이 몰려들었던 폐해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생생한 사례다.이렇게 주가가 심하게 등락하고 금리가 상승하는 불안한 장세에서 사용할 수 있는 투자 전략과 위험 관리 방법은 뭘까. 먼저 평범한 투자자라면 부동산, 주식, 채권, 현금이라는 전체 자산 중에서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을 30% 이내로 가져가도록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야 한다. 너무 많은 자금을 주식에 투자하면 주가 하락 시 자산 보존에 문제가 생긴다.다음으로 주식 투자금을 국내 투자에 50%, 해외 투자에 50%로 구분하면 무난히 위험을 피할 수 있다. 항상 국내 주식 투자와 해외 주식 투자를 비슷한 비중으로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국내 주식 투자금을 비교적 안정성이 높은 대형주 펀드에 집중하되 중소형주나 배당주와 같은 특이한 상품들에 대한 투자 비중을 20~30% 이내로 가져가면 좋다.이밖에 투자금의 투입 방법으로는 목돈 투자보다는 적립식 투자가 바람직하다. 적립식 투자는 주식 펀드처럼 위험한 상품에 투자할 때 잘못된 시점에 일거에 투자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여러 시점에 걸쳐서 분산 투자하는 방법이다.이미 투자한 주식 펀드에서 손실을 보고 있는 투자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위험 관리 방법은 손절매, 장기 투자, 추가 투자 등 3가지가 있다. 10%와 같은 손실 한도 폭을 정해 놓고 펀드를 환매해 버리는 것을 손절매라고 한다. 이 방법보다는 적어도 3년 이상을 보고 장기 투자하는 방법이 투자 교과서에서 흔히 말하는 ‘정석’이다. 하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주가 폭락기마다 추가로 펀드 가입 금액을 늘려 매입 평균가를 낮추고 상승기에 큰 수익을 거두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투자자들은 자신의 재무 상황에 따라 이처럼 다양한 위험 관리 방법 중 한 가지를 선택하면 성공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그런데 주가가 하락하면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투자 전략들이 있다. 그 첫 번째가 주가 하락 시 손실이 적은 배당주 펀드에 투자하라는 것이다. 배당주 펀드란 배당을 많이 주는 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주로 대형주 중에서도 성장성이 둔한 내수 관련 기업, 전기, 수도, 가스, 음식료와 같이 불황을 그다지 타지 않는 생활필수품을 생산하는 기업을 말한다. 하지만 배당주는 성장성이 둔한 주식이므로 장기 투자할 때 배당을 많이 하지 않는 성장주보다 투자 수익률이 낮을 수 있다. 그동안 배당주가 2~3년간 주기로 인기를 얻었다가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던 과거 흐름을 생각한다면 성장주, 대형주와 분산 투자 차원에서 접근해야지 주가 하락기만을 염두에 두고 투자하면 곤란하다.두 번째로는 파생상품 펀드에 대한 투자를 권유하는 경우가 많다. 파생상품 펀드란 옵션, 선물, 채권 등을 복잡하게 섞어서 원금을 보장할 정도로 보수적으로 운용하면서 동시에 약간의 초과 수익률을 올리기 위해 운용되는 상품들이다. 파생상품 펀드는 주가 하락 시마다 주목을 받아왔지만 그 규모는 크지 않다. 파생상품 펀드 자체가 장기간 투자하는 상품이 아닌 데다 기대 수익률이 주식 펀드보다 낮기 때문이다. 역시 원금을 보장하는 것처럼 위험을 낮출수록 기대 수익률이 낮아진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겨 보게 만드는 상품인 셈이다.세 번째로 아예 원금 보장형 상품에 가입하라고 권하는 경우도 많다. 금융감독원이 펀드 산업에서는 ‘원금 보장’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못하게 금지했으므로 정확하게는 ‘원금 보존 추구형 상품’이라고 해야 정확한 표현이 된다. 이런 상품들로 가장 인기를 끄는 것은 주가 연계 상품인 ELS, ELD, ELF와 같은 상품들이다. 이들은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원금을 지켜내고, 만약 주가가 상승하면 주가 상승으로 인한 일정한 수익률을 안겨 준다. 주가 연계 상품들은 그동안 주가가 급상승하면서 인기가 시들했지만 지금부터 판매액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우리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 시 바로 원금 보장 상품으로 돌아서는 단기 투자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자 문화가 오래된 선진국에서는 이 같은 방법이 그리 선호되지 않고 있다.투자할 때 성공하기 위해서는 명확히 투자 목적을 세우고 전략을 만들어내야 한다. 주가가 하락한다고 해서 투자를 피하거나 파생상품과 같은 특이한 상품으로 해결하려 들면 결코 성공적인 투자를 하기 어렵다. 주가 하락기에도 여전히 변치 않는 투자 전략은 분명히 존재한다.첫째,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 배분을 잘 수립해야 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주식, 채권, 부동산, 현금이라는 4가지 큰 덩어리의 자산을 형성한다. 이런 4가지 자산에 대한 구성 비율을 최소한 5년 이상 조정하는 결정을 자산 배분 전략이라고 한다.둘째, 주가를 단기간 예측하는 자세를 버려야 한다. 투자란 초단기에 큰돈을 벌기 위해 이루어지는 투기와는 명확하게 구분돼야 한다.셋째, 주가의 등락에 심하게 반응하지 않도록 용기와 인내심을 발휘해야 한다. 성공적인 투자란 쌀 때 사서 비쌀 때 파는 행위를 말한다. 남들이 눈여겨보지 않는 저평가된 자산을 매수한다는 것은 일반 투자자로서는 매우 어렵다. 가치 투자란 용기가 필요하며 이런 용기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전문성이 있어야만 가능하다.원금을 보장하는 투자기법“주식에 10% 미만으로 투자하고 나머지를 채권에 묻어두면 가능”주가 급등락기에 손쉽게 원금을 보호하는 투자 기법은 뭘까. 굳이 복잡한 원금 보장형 상품에 가입하지 않더라고 주식 투자 비중을 10% 미만으로 줄이면 대개의 경우 원금을 보장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5000만 원의 투자금으로 향후 1년간 굴리고 원금 보장과 주가 상승 시 추가 이익 추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원하는 투자자가 있다고 가정하자. 이 사람은 주식 펀드에 10%(500만 원), 채권 펀드에 90%(4500만 원) 투자하면 무난히 목적을 이룰 수 있다. 먼저 주식 펀드의 실적을 보면 1년 후 최악의 경우 주가가 30% 정도 폭락했을 경우 350만 원만 건지게 된다. 반면 채권 펀드의 평균 수익률이 시장 수익률에 근접한 4%라고 하면 채권에 투자해 모두 4680만 원을 얻게 된다. 따라서 주식 펀드 350만 원과 채권 펀드 4680만 원을 합쳐서 투자 원금을 지켜내고 소액(30만 원)이나마 벌 수 있다. 주가가 폭락한 최악의 경우에도 투자 원금을 대부분 건질 수 있기 때문에 주가가 상승하거나 혹은 주가 하락폭이 30% 미만일 경우 좀 더 높은 수익률을 자동적으로 얻게 된다.우재룡 한국펀드평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