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은 너무 리스크가 높고 부동산을 사자니 목돈이 들어가고….”이젠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소액으로도 부동산에 투자하면서 주식 투자 못지않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투자 기초 자산이 부동산이어서 주식에 비해 훨씬 안정적이기까지 하다. 부동산 간접 투자, 소위 부동산 펀드가 바로 그것이다.부동산 펀드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쉽게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은 대략 두 가지. 첫째, 빌딩 등을 직접 사서 운용하는 실물 투자형인 부동산 리츠(REITs)가 대표적인 예다. 투자자들의 돈을 모아 부동산을 사고, 사들인 부동산에서 얻은 이익(임대료와 매각 차익 등)을 투자자에게 나눠주는 리츠에 투자하면 된다. 리츠는 보통 사무실, 호텔 등 상업용 빌딩에 투자한다.주식시장에 상장돼 있어 자금 모집 초기 단계가 아닌 중간에라도 투자가 가능하다. 매년 8%가 넘는 임대료를 배당해 주다가 5~7년 만기 후에는 그 빌딩을 팔아 시세 차익도 나눠주는 형식이다. 안정적인 배당수익률과 만만치 않은 시세 차익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상품이다.현재 국내 증시에서는 리얼티1, 코크렙8 등 모두 7개의 리츠가 공모 후 상장돼 있다. 이들 리츠의 평균 배당수익률만 연 10%에 달한다. 그리고 일부 리츠의 경우 보유 중인 빌딩 가격의 상승으로 10% 안팎의 프리미엄이 붙어있다.두번째 방법이 리츠에 투자하는 펀드, 이른바 재간접 펀드(Fund of Funds)가 있다. 해외 리츠에 투자하는 펀드는 거의 대부분 재간접 펀드다. 증시에 상장된 코크렙8 등 국내 리츠는 대부분 주식 유동 물량이 적고 규모도 해외 펀드에 비해 적어 일반들에겐 투자 선호도가 떨어지는 편이다.반면 해외 리츠 펀드들은 글로벌 부동산 가격의 급등으로 수익률이 높고 환매가 언제든지 가능해 주식형 펀드 등의 정통 펀드의 대안 투자 상품으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해외 리츠 펀드는 투자 지역의 주가지수와 상관성이 낮아 분산 투자 효과가 비교적 큰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리츠의 가장 큰 투자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무한한 성장성이다. 성장의 초입 단계에 있어 전 세계적으로 시장 규모가 급격히 커질 수밖에 없다. 피델리티자산운용에 따르면 지금까지 리츠를 법적으로 허용한 국가는 17개국에 불과하고 제도적 기반을 마련 중이거나 검토 중인 국가도 13국에 그치는 등 리츠는 아직 성장 초기 단계다. 따라서 앞으로 비약적인 외형 성장이 예상된다는 것. 일본의 경제 유력지인 닛케이가 지난 5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7년 3월 말 현재 전 세계에서 상장된 리츠의 시가총액은 100조 엔(770조 원)에 이른다.이는 6개월 전인 작년 6월보다 무려 20조 엔(154조 원)이나 급증한 것이다. 100조 엔에 달하는 상장 리츠 시가총액을 지역별로 보면 미국 캐나다 등 북미지역이 55.3%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유럽 21.1%, 오세아니아 13.1%, 아시아 10.2%, 기타 0.3% 순이다.피델리티자산운용의 홍동훈 부장은 “전 세계 상업용 부동산의 8%만이 유동화(증권화)돼 있어 부동산의 유동화 비중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향후 5년 동안 특히 상업용 부동산의 유동화 비율은 10%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 부장은 “리츠 시장 규모가 급속히 확대되는 만큼 지금처럼 시장 성장의 초기에 진입하는 것이 보다 많은 투자 기회를 얻는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리츠는 수익률 측면에서도 매력적이라고 그는 강조했다.홍 부장은 “지금까지 글로벌 리츠 수익률은 주가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며 “외국계 투자은행들이 분석한 자료에서도 나타나듯이 리츠는 시장의 유동성과 안정성, 정기적인 배당 수익 등 투자자들이 요구하는 투자 메리트를 고르게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지역별로는 미국의 리츠 시장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아시아 이머징마켓이 고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리츠 시장과 관련, 홍 부장은 “자산가치 대비 리츠가 4%가량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으나 유동성과 자산 가치 상승 추세를 고려할 때 부담스러운 상황으로 보기는 힘들다”며 “뮤추얼 펀드를 통해 지속적으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고 인수·합병도 시장에 모멘텀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그는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대한 우려가 높지만 리츠는 주로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 이 밖에 독일 오피스 빌딩을 중심으로 한 유럽의 선진 시장과 고성장을 배경으로 초과 수요를 보이는 아시아 이머징 마켓이 유망하다고 그는 강조했다.시중의 유동성이 증가하면서 올 들어 해외 리츠 펀드에 시중의 뭉칫돈이 몰려들고 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해외 리츠에 투자하는 리츠 펀드의 수탁액은 5월 25일 기준으로 6조1980억 원에 이른다. 이는 작년 10월 말 7600억 원에서 7개월 만에 무려 5조4300억 원이 불어난 것이다. 미래에셋 계열사인 맵스자산운용과 외국계인 맥쿼리 등 10개 자산운용사가 이 자금들을 15개의 해외 리츠 펀드에 위탁 운용 중이다. 대부분 리츠 펀드의 주식을 사들이거나 위탁을 맡기는 재간접 펀드들이다. 투자 지역별로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투자하고 있는 글로벌 펀드가 7개로 가장 많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투자하는 펀드가 3개, 일본에 투자하는 펀드가 4개, 유럽에 투자하는 펀드가 1개로 집계됐다.최근 해외 리츠 펀드가 인기를 끄는 것은 작년 하반기부터 해외 리츠 펀드의 수익률이 크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해외 리츠 펀드의 누적 수익률은 21%에 달한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전 세계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공실률이 줄어드는 상황이이서 리츠 펀드는 향후 2~3년간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률을 올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분산 투자 효과 ‘만점’해외 펀드 시장이 확대되면서 ‘리츠 투자’가 대안 상품으로 부각되는 등 분산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실제로 리츠 펀드는 투자 대상 지역의 주가지수와 낮은 상관관계를 나타내고 있다. 예를 들어 메리츠증권이 최근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일본의 주가지수와 일본 리츠 펀드의 상관계수는 약 0.48~0.54 수준이다. 상관계수가 1.0이라면 해당 지역 주가지수와 리츠 펀드의 수익률이 동일하게 움직인다는 의미다. 특히 해외 리츠 펀드 간에도 일본 리츠 펀드가 여타 해외 지역 리츠 펀드와 상관관계가 0.41~0.47 정도로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투자지역에 따라 수익률 차이 많아여러 가지 장점이 많은 리츠 투자도 지역과 투자 대상에 따라 수익률은 천차만별이다. 특히 리츠에 투자하는 재간접 펀드인 해외 리츠 펀드의 경우 투자 지역에 따라 수익률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한국펀드평가 등 펀드 평가 기관에 따르면 6월 8일 기준으로 설정액 50억 원 이상, 운용 기간 6개월 이상 된 공모 해외 리츠 재간접 펀드의 6개월 수익률은 일본 리츠 재간접 펀드와 아시아-태평양지역리츠재간접펀드는 평균 각각 26.36%, 22.52%를 기록했다. 하지만 글로벌 리츠 펀드 수익률은 8.03%에 불과했다. 1년 수익률도 일본리츠재간접펀드(41.98%)와 아시아-태평양지역리츠재간접펀드(43.9%)는 모두 40%대에 달했으나 글로벌리츠재간접펀드는 26.27%에 불과했다.펀드별 6개월 수익률은 일본 리츠 펀드들의 경우 ‘삼성J-REITs종류형재간접1-A’펀드(26.96%)와 ‘삼성J-REITs종류형재간접1-B’펀드(26.86%)가 가장 높았다. 아시아태평양리츠펀드 중에선 ‘미래에셋맵스AP부동산리츠하이브리드재간접1(C-A)’펀드가 27.45%를 기록했다.이 외 나머지 펀드들도 최근 6개월간 22~26%의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글로벌 리츠 펀드의 경우 ‘CJ SLI Global Property재간접1-A’펀드와 ‘CJ SLI Global Property재간접1_B’펀드가 6개월간 각각 11.03%, 10.54%의 두 자릿수의 수익률을 올렸을 뿐 나머지 펀드들은 모두 3~8%대의 수익을 내는 데 그쳤다.한국펀드평가의 한 관계자는 “국내 주식형 펀드뿐만 아니라 해외 주식형 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투자자산의 10~20% 정도를 해외 리츠 펀드에 넣는 게 분산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 리츠 펀드는 고위험-고수익을 추구하는 반면 글로벌 리츠 펀드는 저위험-저수익을 고수한다”며 “해외 리츠 펀드 투자는 이 같은 특성과 자신의 투자 성향 등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