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남성들은 결혼 후 자녀가 생기면 가장으로서 책임감을 느끼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가족들 때문에라도 내 몸이 아프지 말아야 할 텐데….” 또는 “애들이 독립할 때까지 잘 키워야 할 텐데…”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그래서 미래에 불청객으로 닥칠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해 무언가를 준비해야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여러 대안들을 찾게 되는데 그 중 하나가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다.하지만 막상 보험에 들려고 해도 종류가 하도 많아 어떤 상품에 가입해야 할지, 또 보장 내용은 어떻게 선택해야 할지 결정하기 쉽지 않다. 우선 보험에 가입하기 전에 목적을 분명히 하는 게 좋다. ‘나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가족을 위한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가족을 위한 것이라면 내가 사망한 후 가족의 경제적 생활을 보장해 줄 수 있는 종신보험을, 그렇지 않고 나를 위한 것이라면 일상생활에서 생길 수 있는 사고나 질병의 위험을 종합적으로 보장받을 수 있는 상품이 유리하다. 요즘 보험사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통합보험’이 그런 상품이다.통합보험은 말 그대로 여러 개의 보장 내용을 하나의 보험증서에 담은 ‘종합선물세트’와 같다. 상해나 질병으로 인한 위험뿐만 아니라 자동차보험, 화재로 인한 재물손해, 배상책임 등을 하나의 보험증권으로 묶어 통합 관리할 수 있다.삼성화재가 2003년 12월 말 국내 처음으로 통합보험인 ‘삼성올라이프 수퍼보험’을 선보였으며 고객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자 현대해상 LIG손해보험 동부화재 메리츠화재 등 대형 손해보험사들이 잇따라 통합보험을 출시했다. 지금은 자동차보험과 함께 주력상품으로 부상했다.하나의 보험증권으로 가족 모두 보장종신보험과 같은 사망 보장도 중요하지만 평균 수명이 예전보다 훨씬 더 길어진 요즘에는 사망 보장은 물론이고 일상생활을 안전하고 풍요롭게 영위할 수 있게 해주는 보장에 대한 욕구가 더 커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통합보험은 종신보험이 진화해 일상생활의 보장까지 가능한 상품으로 발전된 것으로 볼 수 있다.통합보험은 종신보험의 취약한 치료비 보장 부분을 보완할 수 있으며 우리나라 의료보험 실정에도 가장 잘 맞는 상품으로 평가된다. 의료보험의 경우 30대 가장이라면 건강보험료를 매월 10만 원 넘게 내게 되지만 MRI, 초음파진단 같은 고가 진료비 등은 의료비의 50% 정도만 보장된다.통합보험은 가입자 본인의 상해나 질병에 대한 보장뿐만 아니라 가족 모두를 묶어서 가입할 수 있으며 자동차, 재산, 배상책임 등의 여러 가지 위험 보장을 하나의 보험으로 모두 보장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족들의 상해나 질병에 대한 보장뿐만 아니라 화재 사고나 폭발, 도난 사고로 인한 재산 손해나 운전 중 비용 손해(벌금·형사합의 지원금 등) 등 가족의 신체 상해에서 일상생활에서 생각할 수 있는 모든 경제적 손실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도 통합보험만의 장점이다.통상 우리나라 4인 가족의 경우 평균 4~6건의 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이 중 대부분이 자동차보험 운전자보험 종신보험 암보험 자녀보험 등이다. 이처럼 여러 개의 보험을 각각의 보험사에, 각각의 설계사에 가입하게 되는 경우 계약관리와 보험금 청구 시 번거로움을 느끼게 마련이다. 예를 들어 교통사고로 가족이 다쳤을 때 자동차보험뿐만 아니라 어느 보험에서 보상이 가능한지 한번에 파악하기 쉽지 않을 뿐더러 여러 보험사에 각각 보험금 청구를 하는 어려움을 겪게 된다.통합보험은 이 같은 단점을 일거에 해소할 수 있는 상품이다. 보장 내용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 명의 설계사가 고객의 모든 위험을 통합 관리해 계약관리가 수월하며 단 한번의 보험금 청구로 지급 가능한 모든 담보의 보험금이 일시에 지급돼 각각의 보험사에 일일이 보험금을 청구해야 하는 불편함도 덜 수 있게 된다. 고객이 내는 보험료도 여러 회사의 개별 보험에 가입하는 것보다 20~30%가량 저렴하다.어떤 상품이 있나이런 장점에 힘입어 통합보험의 인기는 날로 치솟고 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삼성화재 등 6개 손보사의 2005 회계연도(2005년 4월~2006년 3월) 통합보험 판매 실적을 조사한 결과 통합보험의 원수보험료는 9127억 원으로 전년 대비 378.1% 증가했다. 2006년 4~6월 중 통합보험 원수보험료는 3908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23.3% 늘어났다. 손보사의 장기보험시장을 통합보험이 견인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통합보험이 불티나게 팔리자 흥국쌍용화재가 최근 통합보험인 ‘超You보험’을 출시하는 등 중소형 손보사들도 통합보험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에서 통합보험을 가장 먼저 출시한 삼성화재는 가족 구성원 모두 하나의 보험증서로 상해 및 질병 치료비 보장뿐만 아니라 자동차 재물 배상책임 비용손해까지 통합해 보장하는 ‘삼성 올라이프 수퍼보험’을 판매한다. 가족의 라이프사이클에 따라 자유롭게 보장 내용을 추가하거나 삭제할 수 있다. 이 상품은 5년이 경과하면 자동적으로 경신된다.삼성 올라이프 수퍼보험에 35세 남성이 △상해 및 질병사망· 후유장해 시 1억 원 한도 △교통상해 사망·후유장해 1억 원 한도 △뇌·내장 손상수술비 1000만 원 △상해입원 일당 3만 원 △입원의료비 3000만 원 한도 △통원의료비 일당 10만 원 한도 △자동차사고 부상 위로금 200만 원 △암진단비 2000만 원 △암입원 일당 10만 원 △뇌졸중 및 급성심근경색 진단비 2000만 원 △화재손해 5000만 원 한도 △벌금 2000만 원 △형사합의 지원금 최대 2000만 원 등을 보장받고 배우자(33세) 자녀 1명(여 4세)과 함께 가입할 경우 본인 월 15만240원(20년납 기준), 배우자 6만9550원, 자녀 1만4610원 등 총 보장보험료 월 23만4400원에 충당특약보험료 6만5600원을 더한 월 30만 원의 보험료를 내면 된다.메리츠화재의 ‘가족 가족愛찬 종합보험 0609’는 가정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위험(Home Risk)을 종합 보장하는 통합보험이다. 가족의 의료비에서 소득 상실, 자녀 담보는 물론 화재나 도난까지 보장하며 특히 풍수해로 인한 침수나 누수 시 도배·장판 비용(단순 누수나 고유 결함은 제외)과 주택 임차 시 전문 업체를 통한 임차 위험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등 재산보호 기능까지 강화했다.40세 남자와 37세 여자가 80세 만기, 8세인 자녀(각 상해 1급 기준)가 20세 만기로 가입할 경우 20년납 월 27만3000원의 보험료로 가입이 가능하고 만기 시에는 6045만 원(92.2%)을 환급받을 수 있다.현대해상의 ‘행복을 다 모은 보험’은 100여 개의 보장을 하나로 모은 통합보험이다. 신생아담보·선천이상수술·정신피해치료비 등 자녀만을 위한 담보와 골절화상·식중독·장기이식수술·남성 및 여성특정질병 등 가구원 전체를 위한 특화담보를 모두 갖추고 있다. 자녀의 경우 태아도 가입이 가능하다.LIG손해보험의 통합보험 ‘엘플라워 웰빙보험은’은 가족 구성원이 개별적으로 특약을 구성할 수 있고 보험기간 도중에 특약을 바꿀 수 있다. 상해 및 질병으로 인해 발생한 입·통원 의료비에 상해 또는 질병으로 인한 본인 부담 의료비 및 MRI, 초음파 등 비급여 의료비를 업계 최초로 365일 보상(입원 및 통원 모두 가능)하기 때문에 고액의 치료비가 요구되는 치명적 질병(CI) 보장에도 효과적이다. 의료비 보장은 질병의료비 최고 3000만 원, 상해의료비 최고 3000만 원을 보장한다. 또 보험료 수시입금제도에 중도인출제도를 추가해 적립보험료에 대해 고금리의 보험계약 대출을 이용하지 않고서도 자유로운 입출금이 가능하다.5년마다 보험료 변경돼통합보험 가입 시 반드시 염두에 둬야 할 것이 있다. 보험료가 보험기간 내내 고정돼 있는 것이 아니라 5년마다 변경 또는 인상될 수 있다는 점이다. 통합보험의 보험료가 5년마다 변경되는 것은 통합보험의 의료실비가 국민건강보험의 적용을 받아 발생되는 비급여 부분의 병원비를 민간 보험회사에서 보장해 주는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매년 변경되는 건강보험의 수가와 사업비를 적용해야 하지만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5년 단위로 소급해 보험 수가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상품이 개발된 것이다. 또 의료비를 5년간 1억 원 이상 받을 경우 5년 후 보험의 재계약이 거절되는 경우도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