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하락장을 불문하고 상위권 수익률을 내는 펀드>
지난 2005년 말 국내 주식형 펀드 투자자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연초 적립식 펀드 열풍에 휩싸여 목돈을 주식형 펀드에 넣었다가 그 해 증시 급등에 힘입어 연말에 무려 60%가 넘는 대박이 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 당시 2006년에도 증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증권사들의 ‘장밋빛 전망’을 믿고 거액을 투자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정답은 겨우 원금을 보존하는 선에서 쓰린 속을 달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2006년에는 증시가 원·달러 환율 하락과 유가 상승, 기업 실적 부진, 공격적인 외국인 매도세 등으로 인해 전문가들의 예측을 벗어나며 급락과 회복, 하락, 상승을 반복하다가 결국 제자리걸음에 그쳤기 때문이다.하지만 2005년과 같은 상승장이나 2006년과 같은 지지부진한 장을 막론하고 모두 수익률 성적이 상위권인 주식형 펀드들이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펀드평가사인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2005년과 2006년(12월 5일 기준) 2년 연속 연간수익률 상위 30% 이내에 든 주식형 펀드는 단 13개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주식형 펀드들이 시황에 따라 부침을 거듭했다는 얘기다.‘한국삼성그룹주펀드(한국삼성그룹적립식주식 1ClassA, 한국부자아빠삼성그룹주식1, 한국골드적립식삼성그룹주식1)’의 경우 2006년 연말에 수익률 하락을 겪었음에도 2년 연속 수익률 상위 펀드 자리를 유지했다. 삼성그룹 계열사 주식에 투자하는 이 펀드의 수익률은 전자와 SDI를 제외하고 화재, 물산, 테크윈, 전기, 중공업, 제일모직 등의 주가가 상승한데 힘입어 호조세를 지속하다가 연말 들어 차익 실현 물량 증가로 인해 급격히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펀드 내 투자 비중을 보면 전자(14.81%)가 가장 크고, 중공업과 물산, 전기가 각각 9%가량이며 나머지 계열사도 고루 분포돼 있다. 이 펀드는 2005년 연간 수익률이 각각 67~70%를 기록한데 이어 2006년 장에서도 10~12%의 높은 수익률을 올린 저력이 있어 다시 꾸준한 상승세를 시도할 것으로 기대된다.2005년 123%의 경이적인 수익률로 히트를 쳤던 ‘유리스몰뷰티주식’은 그 해 말부터 환매 물량이 쏟아지고 2006년 초 주가 급락장을 맞아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크게 둔화됐다. 하지만 소형주 위주에서 탈피, 중형주까지 투자 대상을 넓히며 위기를 극복해 2006년 연간 9.87%의 수익률로 상위권을 기록했다. 최근 3개월 수익률(12.88%)만 놓고 보면 중소형주의 강세에 힘입어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펀드 내 투자 비중이 5% 안팎인 주요 투자 종목을 보면 서부트럭(5.7%) 무림에스피(5.5%) 화천기공(5%) 대한제당(4.5%) 동방(4.5%) 등이다.‘한국부자아빠정통고편입적립식주식 1ClassA’도 2005년 66.42%의 고수익을 올린데 이어 2006년에도 8.34%의 수익률로 양호한 성적표를 내놨다.‘대한 Fisrt Class 에이스주식’ 펀드는 대형주와 중소형주의 투자 비중을 7 대 3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2005년(67.67%)에 이어 2006년 7.44%의 수익률로 상위권을 유지했다. 펀드 내 주요 투자 비중을 보면 삼성전자가 12.1%로 가장 높고 하이닉스(4.5%) 신한지주(3.7%) 현대제철(2.9%) 등의 순이다.‘CJ카멜레온주식’, ‘대한가족사랑짱적립식주식K-1’, ‘미래에셋3억만들기배당주식1-CLASS-A’, ‘대한인베스트연금주식S-1’도 2005년 각각 64~71%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데 이어 2006년 5~6%대의 수익률로 선전했다. 이 가운데 ‘미래3억만들기배당1’은 대림산업(7.49%) 기아차(6.8%) 포스코(6.3%) SKT(6.19%) KT(6.13%) 등 고배당주에 주로 투자해 안정적 수익을 내고 있다.‘미래에셋인디펜던스주식형1’과 ‘미래에셋디스커버리주식형’의 경우 2005년 각각 84.06%와 91.42%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데 이어 2006년 각각 3%대의 수익률로 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올렸다.이들 펀드들은 모두 최근 2년 연속 주식형 펀드 내에서 꾸준히 수익률 상위권을 차지한 우량 펀드들로 이른바 ‘스테디(Steady) 펀드’, ‘거북이 펀드’라고 할 수 있다. 박현철 한국펀드평가 펀드애널리스트는 “2005년에는 중소형주 펀드 수익률이 매우 높았고 2006년에는 상황이 바뀌어 대형주 펀드 수익률이 좋다가 다시 연말로 접어들며 중소형주 펀드 수익률이 호조세를 보였다”며 “하지만 이들 펀드들은 상승장과 하락장에서 모두 상위권의 성적을 기록한 검증된 펀드”라고 추천했다.이 밖에 2006년 4월 설정돼 역사는 짧지만 ‘밸류10년투자펀드’도 추천할 만하다. 전기가스 등 유틸리티, 통신, 자산주 등 저평가된 가치주에 주로 투자하는 이 펀드는 12월 7일 현재 지수는 설정 당시보다 마이너스지만 수익률은 7.5%를 기록했다.이 펀드는 고객들에게 3년 이상 장기 투자를 권유하고 그 전에 환매하면 기간에 따라 이익금의 30~70%를 환매수수료로 부과한다. 종목별로는 금화피에스시의 지분을 9.1% 소유한 것을 비롯해 한일철강(8.52%) 동일방직(8.43%) 부국철강(7.65%) 한국기업평가(7.18%) 삼정피앤에이(7.16%) 국제일렉트릭(6.89%) 가온전선(6.88%) 진로발효(5.83%) 삼광유리(5.21%) 등을 각각 5% 이상 보유하고 있다. 이채원 밸류자산운용 주식운용책임자(CIO)는 “펀드를 고를 때 단기 성과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며 “자신만의 투자 철학과 원칙, 스타일 등 고유의 색깔을 갖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투자하는 펀드들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2007년 코스피지수가 대략 1350~1700으로 전년보다 고점이 250포인트 가까이 높아질 것이라며 꾸준한 수익률을 올리는 펀드를 선택해 지수 고점에서 환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환매 시기는 각자 자금 계획에 따라 선택하면 되지만 거치식이나 적립식 펀드 모두 지수 고점을 택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지적이다. 일부에서는 투자금을 시황에 따라 매달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자유 적립식이 효과적이라는 조언도 내놓고 있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