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의 초대로 색다른 경험을 했습니다. 이 호텔이 한 달에 한 차례씩 갖는 ‘셰프 테이블(Chef ’s Table)’이라는 행사에 게스트로 참석한 것입니다. 셰프 테이블은 한 마디로 호텔 조리실을 특정 게스트들에게 공개하는 행사입니다. 제조업체들의 ‘공장 견학’ 행사와 비슷한 개념이지요.요리사 250여 명을 포함해 320여 명이 일한다는 조리실은 그 규모와 운영 시스템 면에서 게스트들의 감탄을 자아냈습니다. 그 중에도 특히 형형색색의 도마와 주방용 칼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총주방장인 아이반 수잔즈 씨에게 물어보니 육류 생선 채소 과일 등 식재료에 따라 도마와 칼을 5가지의 색깔로 구별해 사용한다는 설명이었습니다. 위생상의 안전도를 높이는 한편 각각의 식재료가 지닌 특유의 맛과 향을 최대한 살리기 위한 노력이겠지요.설명을 듣고 나니 작년 이맘때 읽었던 ‘디테일의 힘’이라는 책이 생각났습니다. 중국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인 왕중추가 쓴 이 책은 사소해 보이는 일들이 대사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풍부한 예화를 통해 들려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세계 최초의 우주 비행사로 가가린이 선발된 것은 우주선 탑승 테스트 때 19명의 지원자 중 유일하게 신발을 벗고 탑승한 것이 주요인이었다는 등의 내용입니다.이제 2006년 캘린더도 한 장만을 남겨놓게 됐습니다.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면서 새해를 준비해야 할 시기입니다. 이런 때일수록 디테일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것 같습니다. 아주 사소한 허점이 한 해의 계획을 망쳐 놓을 수 있으니까요.이런 뜻에서 MONEY 편집진도 이번 송년호를 제작하면서 각별히 디테일에 신경을 썼습니다. 이례적으로 해외 부동산 시장과 제2외곽순환도로 주변 부동산이라는 2개의 주제를 커버 스토리로 다룬 것도 독자 여러분에게 부동산 투자에 대해 보다 디테일한 정보를 제공하고 싶다는 욕심에서였습니다. 특히 기자들이 현장을 일일이 답사해 취재한 르포 기사들은 현지 부동산 시장의 동향을 정확하게 판단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자신합니다.독자 여러분 모두 남은 한 달 잘 마무리하시길 기원하며 신년호에서는 한층 더 충실해진 디테일로 찾아뵐 것을 약속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