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춘 한의원장의 피부병 치료 급소

내 아동의 아토피성 피부염은 누군가가 ‘대한민국 아동 잔혹사’라 표현했을 정도로 그 실태가 심각하다. 전문가들은 한집 건너마다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한다. ‘아토피로 고생할 바에야 차라리 굶는 게 낫다.’는 하소연은 이 질병의 치료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더 큰 문제는 아토피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아직도 부족하다는 점이다. 아토피를 단순히 피부병으로 여겨 상태를 악화시키면 훗날 심각한 질병으로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의류업계 최고경영자(CEO) 이혜원(43) 씨는 고질병인 아토피 때문에 사람들 만나기를 꺼려왔다. 하지만 업무의 특성상 해외 바이어들을 만나 계약을 성사시켜야 하는 일이 많다. 그때마다 이 씨는 가려움증 때문에 여러 차례 난처한 경우를 당했다. 팔과 다리의 울긋불긋한 피부 때문에 바지와 긴 소매 옷을 입어야 하는 것도 고통이었다.게다가 이 질병은 유전질환이다. 1년 전부터는 여덟 살 난 딸에게도 아토피 증세가 나타나면서 이 씨의 고민은 더욱 커졌다. 그러던 차에 그녀는 지인의 소개로 서울 광장동에 있는 강재춘한의원(02-458-2272/ www.pyreto.com)을 찾았다. 이 씨와 그녀의 딸을 진찰한 강재춘 원장은 찬 음식을 금지하는 등의 생활 관리와 함께 탕약을 복용토록 했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난 지금, 이 씨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매끈한 피부를 자랑한다. 물론 이 씨의 딸 역시 가려움증이 사라져 편안하게 잠자리에 들고 있다.아토피의 대표적 증상은 가려움증으로 정도가 심해 진물이 날 때까지 긁는 경우가 허다하다. 음식이나 스트레스, 기후의 영향을 민감하게 받기 때문에 생활환경이 조금만 바뀌거나 컨디션이 저하되면 견디기 힘든 가려움증으로 이어진다. 때문에 아토피 환자들은 2차 감염의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정서적인 문제도 크다. 울긋불긋한 피부는 외모에 대한 자신감을 앗아가고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게 만든다. 심한 경우 대인기피증이나 우울증을 불러오기도 한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에는 인격 형성이나 정서에 많은 영향을 끼치므로 조기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학계에서는 아토피의 원인을 환경호르몬과 유전적인 요인으로 보고 있지만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건 없다.강 원장은 아토피의 원인을 뇌를 포함한 오장육부의 심부온도에서 찾는다. “심부온도가 저하되면 혈관이 수축돼 혈액순환에 이상이 생기게 됩니다. 결국 피부말초혈관까지 가는 혈액량도 급격히 줄어들게 되는데 이로 인해 피부에 충분한 영양과 수분이 공급되지 못해 피부세포에 이상이 생기고 그 생명이 단축됩니다. 그 결과 아토피, 건선, 습진과 같은 피부질환이 발생합니다.”이처럼 심부온도가 저하된 상태를 ‘저심부온도증후군’이라고 하는데 요인은 다양하다. 강 원장은 환경적 요인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식수나 대기오염, 체내로 흡수되는 중금속에 의해 오장육부의 기능이 떨어져 아토피로 이어진다고 설명한다. 스트레스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스트레스는 뇌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이는 다시 전신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입으로 들어가는 모든 것이 심부온도와 직결된다. 약물을 잘못 복용해 피부질환이 악화될 수도 있다.특히 강 원장은 트랜스지방산을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마가린이나 쇼트닝, 각종 패스트푸드에 함유된 트랜스지방산은 식품의 부패를 막는 역할을 합니다. 이런 트랜스지방산이 함유된 음식은 체내에서도 분해되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에너지가 발생하지 않을 뿐더러 심부온도를 낮추는 문제를 불러옵니다.”따라서 평소 아토피와 같은 피부질환으로 고생하고 있다면 음식 섭취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가공식품을 되도록 멀리하고 찬 음식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따뜻한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치료에 도움을 준다. 적당히 맵고 짠 음식은 심부온도를 높여주므로 적당량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음식 조절만으로는 아토피를 뿌리 뽑기 어렵다. 강 원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심부온도를 올려주는 치료도 병행하고 있다.강 원장이 아토피 치료에 중점을 두는 것은 온도. 아토피의 원인을 온도, ‘화’(火)에서 찾는 한의사들은 많았지만 근본적인 입장은 강 원장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강 원장은 “대부분의 경우 아토피의 원인을 피부온도에만 맞추기 때문에 근본치료가 되지 않는 것.”이라고 꼬집는다. 심부온도와 피부온도는 시소와 같은 연관을 맺고 있어 심부온도가 높으면 피부온도가 낮아지고, 심부온도가 낮으면 피부온도가 높아진다.실제로 병원을 찾은 아토피 환자들을 진찰해 보면 장이나 간 등이 허하고 그 기능이 떨어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재발 없는 치료를 위해 강 원장은 심부온도를 높여 피부온도를 낮추는 방법을 쓰는데 이것이 바로 ‘피레토세라피(pyretotherapy)’다.그는 가려움증을 해결하기 위해 ‘피레토수(皮來土水)’를 사용한다. 피부에 직접 바르는 피레토수는 염증을 치료하고 가려움증을 가라앉힌다. 따라서 바른 직후에는 일시적으로 피부가 거칠어지면서 조여드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간혹 피부 외피가 하얗게 떨어져 나오기도 하는데 이는 각질화된 죽은 세포들이 떨어져 나오는 과정일 뿐이다. 죽은 세포들이 떨어져 나온 후에는 피부가 다시 재생돼 되레 매끈한 피부를 가질 수 있다.심부온도를 올려주는 탕약인 ‘피레토탕(皮來土湯)’은 환자의 진맥 및 설문지와 체질검사, 기초체온, 체성분 분석 등을 측정한 후에 처방된다. 주축이 되는 약재는 따뜻한 기운을 보강해주는 인삼과 갈근이다. 이 중 인삼은 열을 보해주는 대표적인 약재로 심부온도를 올려 혈관을 확장하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만들어 준다. 칡뿌리인 갈근은 닫혀 있던 모공을 열어 땀을 배출, 피부온도를 내려주는 역할을 한다.여기에 따뜻한 성질을 가진 건강이나 총백 등 총 27여 가지의 약재를 가감해 처방한다. 이로 인해 심부온도가 올라가 몸의 면역력이 증가되고 피부온도가 내려가 피부세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된다. 초기 아토피 환자는 하루 3회씩 1~3개월, 증상이 심한 아토피 환자는 6개월 정도 복용하면 증상이 호전된다. 이러한 피레토세라피는 아토피뿐만 아니라 여드름은 물론 건선과 습진 등에도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강 원장은 아토피 치료에 대한 자신의 노하우를 통합해 ‘뿌리를 뽑는 아토피 치료, 피레토세라피’라는 책을 발간하기도 했다. 그는 “병원이 멀어 자주 내원하지 못하는 지방이나 해외에 있는 환자들의 요구가 끊이지 않아 책을 내게 됐다.”면서 “이 책에는 생활 속에서 음식이나 환경을 통해 심부온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들이 자세하게 소개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