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 골프 회원권 시세가 요동치고 있다. 지난 4월까지 가파르게 오르던 회원권 시세는 이후 급락세로 돌아섰다. 따라서 시장에는 비관론이 팽배해 있다. 하지만 성공하려면 대중과 거꾸로 가는 용기가 필요하다. 시장에서 낙관론이 자취를 감췄을 때 서서히 투자를 준비해야 한다는 얘기다. MONEY는 회원권에 대한 가치 투자 시대를 열기 위해 국내 최초로 과학적 통계 기법을 활용, 골프장 회원권 시세를 분석했다. 이번 분석을 토대로 향후 더 정교한 모델이 개발돼 골프장 회원권 시장에도 주먹구구식 투자가 아닌 가치 투자의 바람이 불기를 기대해 본다. 주식과는 달리 골프 회원권은 가격에 대한 과학적 분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주식의 경우 기업 가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한 기법들이 수백 가지 나와 있고 시장 분석가들은 이런 기법을 광범위하게 활용하고 있다. 기업의 이익이나 자산 등을 토대로 주식의 본질가치를 산정하기 위한 수많은 기법이 활용되면서 주식시장에는 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된 기업을 찾아내 투자하는 ‘가치 투자’가 붐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골프 회원권 시장에선 이런 문화가 정착돼 있지 않다. 많은 투자자들은 서울에서 거리가 가까운지, 부킹은 잘 되는지, 골프장 관리는 잘 되고 있는지 등을 감으로 판단해 회원권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 골프 회원권 투자자가 아직 많지 않은 데다 다른 투자 수단에 비해 상대적으로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회원권 시세에 대한 과학적 분석이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MONEY는 골프 회원권에 대한 가치 투자를 선도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통계적 분석 기법을 활용해 회원권 시세 결정 요인을 분석했다. 또 이를 토대로 적정 회원권 시세를 추산, 저평가된 회원권을 찾아봤다. 이 모델을 토대로 개별 골프장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추가해 가격을 추산하는 등 향후 가치 투자를 위한 새롭고 다양한 모델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한다.골프장 시세 결정 요인을 분석하기 위한 기법으로 사용한 것은 통계학의 회귀분석이었다. 회귀분석은 여러 변수가 특정 변수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분석할 수 있는 최적의 통계 기법으로 데이터 예측 등을 위해 가장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MONEY는 골프 회원권 시세를 결정하는 변수로 크게 4가지를 선정했다. 하나는 홀당 회원수다. 골프 인구에 비해 수도권 골프장의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홀당 회원수가 많을 경우 부킹이 어려워 회원권 가격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 다른 변수는 골프장 품질이다. 코스 관리는 잘 되고 있는지, 캐디는 친절한지, 주변에 좋은 자연 환경을 갖추고 있는지 여부 등 골프장의 품질에 대한 만족도를 측정하기 위해 골퍼들이 직접 골프장에 대해 점수를 매긴 골프스카이(www.golfsky.com)의 자료를 활용했다. 또 다른 변수는 거리로, 서울 강남역에서 해당 골프장까지 걸리는 시간(분)을 측정해 변수로 입력했다. 마지막으로 골프장의 명성을 추정하기 위해 최근 1년간 각종 언론 매체에 보도된 횟수를 변수로 입력해 가격에 대한 영향력을 파악해 봤다. 수도권 및 중부권에 위치해 서울 시민들이 주말에 이용할 수 있는 82개 골프장이 이번 통계 분석의 대상이 됐다.컴퓨터를 활용해 이 4가지 변수가 최근 회원권 시세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4가지 변수가 가격의 77.76%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했던 대로 홀당 회원수가 많아 부킹이 어려운 골프장의 가격이 낮았고 서울에서 거리가 멀수록 가격은 하락하는 양상을 보였다. 또 골프장 품질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곳의 가격이 높았고 언론에 더 많이 노출돼 명성을 얻은 곳의 가격이 더 높았다. 4가지 변수 가운데 가격 결정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번 분석 결과는 거리보다 부킹 가능 여부와 골프장 품질이 가격을 쥐락펴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홀당 회원수로 평가된 부킹 가능 여부의 경우 골프장 품질과 함께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결정계수가 0.02 수준으로, 거리(0.013)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높은 영향력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언론 보도 횟수로 산출한 골프장 명성의 경우 결정계수가 0.003으로 다른 변수에 비해서 낮게 나왔다. 주5일 근무제가 정착되면서 거리보다는 골프장 품질과 부킹이 골퍼들에게 훨씬 중요한 가치로 인식됐기 때문에 이 두 가지 변수가 가격 결정에 더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골프장 투자 시 거리보다는 코스 관리 등 골프장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품질과, 홀당 회원수로 측정할 수 있는 부킹 등을 더 중요한 요소로 감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도곡동 타워팰리스에서 불과 20분 거리에 있어 서울 도심을 바라보며 골프를 즐길 수 있지만 홀당 회원수가 무려 106명에 달해 주말 부킹 횟수가 매우 떨어지는 캐슬렉스CC의 경우 올해 초 8900만 원이었던 회원권 가격이 7월에 5850만 원으로 무려 34%나 하락했다. 반면 서울에서 다소 멀리 떨어져 있지만 홀당 회원수가 21명으로 부킹이 잘되는 뉴스프링빌의 회원권 가격은 올해 초 2억 원이었지만 현재 2억65000만 원으로 32.5%나 가격이 급등했다. 또 강남역에서 차로 40분 대에 도착할 수 있어 서울에서 매우 가깝다는 큰 장점이 있는 뉴서울 골프장의 경우 홀당 회원수(55명)가 많다는 단점으로 인해 연초 대비 가격 상승률은 2.39%에 그쳤다. 반면 강남에서 한 시간 이상 걸려 접근성이 다소 떨어지지만 홀당 회원수가 35명으로 부킹이 잘되는 BA비스타CC는 가격이 연초 대비 16% 상승했다. 주5일 근무제 확대와 웰빙 바람으로 다소 거리가 떨어져 있더라도 부킹이 잘 되고 품질이 좋은 골프장에 대한 수요는 계속 커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 통계 분석 결과는 4가지 주요 변수에 상응하는 적정한 가격도 산출해준다. 이를 토대로 저평가된 골프장을 분석해본 결과 레이크사이드 지산 코리아 우정힐스 아시아나 레이크힐스 강촌 세븐힐스 신안 센추리21 등의 현재 시세가 이 통계분석 모델이 추정한 가치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광릉 자유 다이너스티 블루헤런 그린힐 리츠칼튼 에딘버러 신라 발안 뉴스프링빌 등도 다소 저평가된 것으로 분석됐다.물론 이 분석을 그대로 투자 판단의 지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이 통계 모델의 설명력이 77%이기 때문에 나머지 23%는 설명되지 않은 다른 변수의 영향력이 있다는 것이고, 따라서 실제 투자 결정을 내릴 때에는 개별 골프장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수도권에서 거리도 가깝고 홀당 회원수가 낮아 주말 부킹이 쉬운 데다 골프장 품질도 비교적 높은 수준인 경우 회원권 값이 비싸야 한다. 하지만 경영진의 방만한 운영으로 골프장의 재무적 위험성이 높다거나 모기업의 부도 등으로 이미지가 나빠졌다면 이 통계 모델이 추정한 적정 가격보다 시세가 낮게 형성될 수밖에 없다. 또 이 모델상으로는 고평가된 것으로 나타났지만 고속도로가 개통돼 접근성이 대폭 개선되는 골프장의 경우 미래에 가격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이런 통계 모델이 제시하는 일반적 가이드라인을 참고하되 개별 골프장에 대해 반드시 면밀하게 분석해야 회원권 투자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개별 골프장별로 분석해 보면 레이크사이드의 경우 서울 강남역에서 50분 거리로 접근성이 우수하며 홀당 회원수가 25명이지만 퍼블릭을 포함하면 홀당 회원수가 8명으로 국내 최저 수준이다. 서코스의 18번 홀은 세계 유명 500개 홀 중 하나로 선정될 만큼 코스의 명성도 높은 골프장이다. 그러나 정·재계 실력자들이 선호하는 골프장이어서 일각에서 예약 배분이 객관적이지 않다는 불만이 나오는 게 단점이다.지산CC도 거리나 부킹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꾸준한 선호도가 유지되고 있으며 수영장과 스키장 등 부대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코리아CC는 서울 강남에서 40분 대에 갈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며 홀당 회원수도 31명 수준으로 부킹이 잘 되지만 재투자가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우정힐스CC는 서울에서 90km 이상 떨어져 있지만 고속도로에서 매우 가깝기 때문에 교통이 편리하고 주말에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는 클럽 전용버스도 운영된다. 아시아나CC는 모범적인 코스 운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으며 레이크힐스와 강촌CC는 홀당 회원수가 적고 관리도 잘 돼 있기 때문에 골프장 품질 측면에서 비교적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저평가 골프장 가운데 품질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곳은 우정힐스 세븐힐스 레이크힐스 다이너스티 자유 지산 강촌 등이었다. 또 접근성 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곳은 코리아 신안 광릉 아시아나 레이크사이드 등이 꼽혔다. 홀당 회원수로는 레이크사이드 아시아나 신안 센추리21 다이너스티 등이 경쟁력을 갖고 있었다. 거리보다는 부킹성과 품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품질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으면서 부킹성이 좋은 골프장에 대한 관심이 요구된다. 이번 골프장 가격 분석 모델은 절대 가격에 대한 추정치가 아닌 상대 가격에 대한 추정치다. 따라서 전반적으로 시장이 약세를 보일 경우 고평가나 저평가된 골프장 모두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투자 의사 결정을 할 때에는 시장의 움직임을 주목해야 한다. 회원권 가격이 하락세를 마무리하고 상승세로 돌아설 때를 노려야 한다는 것이다.전문가들은 당분간 회원권 가격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4월까지 거의 모든 회원권 가격이 30~70% 이상 오르는 등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이 큰 데다 지난해 8·31 부동산대책 발표 시점과 비교하면 현재 시세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에 추가 하락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또 여름은 장마와 무더위 등으로 인해 연중 거래량이 가장 적은 비수기이기 때문에 약세장을 탈출할 모멘텀이 없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의 수익성 악화, 금리 상승 추세 등도 회원권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하지만 골프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데 반해 서울 수도권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골프장 공급은 제한돼 있다는 점을 감안해 보면 중·장기적으로 골프 회원권 시장 전망이 밝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특히 시장에 비관론이 팽배하는 등 회원권 시세가 바닥권을 형성할 때가 가장 좋은 매수 기회가 되는 만큼 회원권 구매를 추진하고 있다면 올 하반기 중 적절한 매수 타이밍이 올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지방의 경우 골프장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골프장 내재 가치에 따라 가격 차별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접근성이 좋은 수도권 지역 골프장 가운데 부킹성이 좋고 품질이 좋은 우량 골프장을 선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