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투자(Alternative Investment: AI) 펀드에도 해외 열풍이 불고 있다. 대안 펀드는 기존 펀드가 주식이나 채권 투자에 치중하는 것과 달리 실물이나 파생상품, 부동산, 특별 자산 등 투자 대상이 광범위하다. 또 기존 펀드에 재투자하는 재간접투자펀드(펀드오브펀즈·Fund of Funds) 역시 대안 펀드의 일종이다.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실물 펀드. 국제 원자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관련 시장에 투자하는 상품들이 높은 수익률을 올리면서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판매하는 원자재 펀드는 사실 실물에 직접 투자하기보다는 실물 관련 지수와 연계해 수익을 올리는 인덱스 펀드 형태가 많다. 또 원자재와 관련된 기업 주식에 투자하는 경우도 있다. 이 밖에 일본 닛케이지수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해외 증시의 주가지수와 연계된 주가연계펀드(ELF)나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상품들도 선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대안 투자 펀드는 말 그대로 ‘대안’ 상품일 뿐이지 ‘대체’ 상품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자산의 일정 부분만을 배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얘기다. 최근 국제유가뿐 아니라 금 은 구리 아연 등 원자재 가격이 동반 급등하고 있다. 국제 금 가격은 연말까지 온스당 700달러를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으며 다른 원자재 가격 역시 중국 인도 등의 고성장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의 쌍둥이 적자가 위험 수위를 넘어서면서 달러화 표시 자산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으며 투기 자금까지 원자재 시장에 뛰어들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 4월 도이치뱅크는 유가와 구리 등 올해 국제 원자재 가격 전망치를 14% 상향 조정했으며 내년 예상치도 26% 높였다. 2008년과 2009년 예상치도 각각 37%, 32% 올려잡았다. 이에 따라 원자재 관련 펀드들의 최근 수익률은 투자자들의 눈이 휘둥그레지게 만들고 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SGAM 금광업주식펀드A’의 경우 최근 1년간 수익률이 114.5%에 달한다. 이 상품은 호주 북미 남아프리카 국가의 귀금속 또는 광물(은, 백금)에 속하는 금광업기업 및 광산업 관련 기업에 주로 투자한다. 세계적인 금채광업체인 앵글로 아샨티, 골드 필즈, 하모니 골드 마이닝 등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메릴린치운용의 펀드들도 쟁쟁한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전 세계 금광주 및 귀금속주, 기초금속주 등에 투자하는 ‘메릴린치 월드골드펀드’의 1년 수익률은 110.46%. ‘메릴린치 월드마이닝펀드’도 100%가 넘는 수익률을 자랑하고 있다. 국제 원유가격이 걷잡을 수 없이 치솟으면서 에너지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들도 눈에 띈다. 대체에너지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메릴린치 뉴에너지펀드’의 1년 수익률은 82.54%에 달했으며 ‘메릴린치 월드에너지펀드’도 66.49%라는 높은 수익률을 냈다. 국내 금융사들도 발 빠르게 실물 연계 상품들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삼성투신운용이 지난해 말부터 판매한 ‘삼성파워오일인덱스파생상품’ 시리즈는 판매 개시 3개월여 만에 판매량 1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올 들어서는 우리자산운용에서 원유와 가축 천연가스 금 광물 곡물 등에 투자하는 ‘우리Commodity인덱스플러스파생상품1’을 선보였다. 커피 옥수수 등 총 19개 실물 자산으로 구성된 대표적인 상품 인덱스지수인 로이터/제프리 CRB지수를 복제해 만든 지수에 투자하는 펀드다. 대한투신운용도 지난 3월 ‘대한FirstClass커피설탕채권1’을 내놨다. 자산의 일부를 커피, 설탕을 기초 자산으로 한 워런트에 투자하고 나머지 자산은 채권 등에 투자해 원금을 보존하도록 설계했다. 기초 자산의 가격이 오를 경우 초과 수익이 가능하다. 이 밖에 산은유가연동파생3, PCA오일블러섬파생I-1, 도이치4StarCommodity파생상품1 등의 실물 투자 펀드들이 있다. 국내 운용사의 실물 연계 펀드의 경우 대부분 운용 기간이 짧기 때문에 당장 수익률을 평가하기는 쉽지 않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부동산 거품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해외 저개발 국가의 부동산에 투자하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지난해 푸르덴셜이 선보인 ‘글로벌부동산증권펀드’는 해외 부동산 투자회사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미국 푸르덴셜부동산투자(PREI)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릭 로마노는 “세계 부동산증권 시장은 현재 7000억달러 규모에서 2011년 1조1000억달러로 확대될 것”이라면서 “글로벌 부동산 증권은 높은 배당 수익과 안정적인 성장성 측면에서 대안 투자처로 유망하다”고 말했다. 맥쿼리IMM자산운용의 ‘글로벌리츠재간접투자신탁펀드’는 호주와 미국, 유럽 지역 리츠와 부동산 투자회사에 투자한다. 이들은 다시 쇼핑센터와 호텔, 병원 등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한화투신운용의 ‘한화라살글로벌리츠재간접투자신탁’은 해외 부동산 투자운용 전문기업인 라살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를 해외 자산운용사로 선정해 미국 싱가포르 호주 대만 일본 등 전 세계 리츠 및 부동산 투자회사에 투자하고 있다. 삼성투신운용의 제이리츠 펀드는 자산 95%를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부동산 펀드 ‘J리츠’에 투자하는 ‘펀드오브펀즈’ 상품이다. 랜드마크 마이다스에셋 우리자산운용 등도 일본 리츠와 연계된 펀드들을 운용하고 있다. 기초 자산의 주가 변동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ELF 역시 대표적 파생상품으로 대안 투자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ELF는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을 편입해 펀드로 운용하는 것으로, 최근 경기 침체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일본 닛케이지수와 연동된 상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올 들어 출시된 PCA투신운용의 ‘PCA재팬블러섬파생상품I-1’이나 신한BNP파리바의 ‘신한니케이피닉스파생상품’ 등이 대표적이다. 또 수년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이미 한차례 검증받은 해외 유명 펀드에 자산 일부를 재투자하는 ‘펀드오브펀즈’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올 들어 지난 5월9일 현재까지 국내 운용사들이 새로 출시한 60개 해외 펀드 가운데 41개가 ‘펀드오브펀즈’ 형태였다. 이중 지난 2월20일 출시된 ‘도이치브릭스플러스재간접U-1’은 벌써 1327억원의 자금이 몰렸으며 ‘PCA뉴실크로드재간접I-3종류A’의 설정액도 1118억원에 달하고 있다. 국제 원자재 관련 펀드의 경우 원자재 가격이 급락한다면 수익률도 함께 고꾸라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은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긴 하지만 변동성이 매우 큰 상태다. 투기성 자금까지 유입되면서 상품 시장의 변동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은 또 국제 정치·경제 이슈에 따라서도 춤추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가급적이면 장기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른 대안 펀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의 대안 투자 상품들은 투자 기간이 3년 이상으로 길고 상품에 따라서 중도 해지가 불가능하거나 해지를 할 수 있더라도 손실이 큰 경우가 많다. 또 재간접투자상품의 경우 수수료를 이중으로 부담해야 한다는 점도 명심하자. 대안 펀드는 말 그대로 보완상품으로 활용해야 한다. 따라서 기존 포트폴리오에 추가한다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