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근의 세상읽기
돌이켜 보면 2005년은 유난히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아니었나 싶다. 정치 경제 사회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격동의 한 해였다. 유가가 사상 초유의 고공 행진을 지속했고, 국제 원자재 가격의 폭등과 현실로 다가온 대중국의 등장에 미국도 멈칫 놀라는 기색이 역력하지 않았던가.병술년 새해를 맞이하면서 개인이나 가정, 기업, 국가 모두가 성취할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길 기원한다. 미래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 급변할 것 같다. 그렇지만 재테크는 과거 속에 상당 부분 해답이 숨어 있다. 재테크의 어원을 되새겨 보면 재(財)는 한자에서 테크(tech)는 영어에서 따왔다. 일본에서 만들어진 이 조어(造語)는 중국과 미국의 문화가 합쳐진 개념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때문에 필자는 두 나라를 예의주시하며 철두철미하게 연구하고, 접근한다면 우리가 가고자 하는 ‘재테크의 길’이 활짝 뚫리지 않을까 생각한다.최근 10년 사이에 재테크의 패러다임이 크게 바뀌고 있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맞아 우리나라 금융사들은 IMF에서 요구하는 자기자본비율(BIS)을 맞추기 위해 기업체에 빌려준 돈을 회수하기 시작했다. 이런 와중에서 부실한 기업은 물론이고 꽤 괜찮은 흑자기업들도 무수히 쓰러졌다. 단란한 가정을 꾸려가던 많은 국민들이 실직 또는 가정파탄의 나락 속으로 던져졌다.이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구 자본주의의 도도한 흐름을 제대로 읽지 못한 데서 기인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외환위기 이후에 수많은 기업이 사라졌지만 그 빈 자리에 또 새로운 기업이 탄생하고 있다.과연 기업의 수명은 얼마나 될까. 일본의 ‘닛케이 비즈니스’지가 과거 100년 간 일본 100대 기업의 흥망을 연구한 바에 따르면 기업의 평균수명은 30년 정도였다. 미국에서도 과학과 기술력이 뛰어난 대기업 20여 개 회사를 샘플로 평균수명을 조사한 결과 평균 수명이 10년밖에 되지 않는다는 의외의 결과가 나온 적도 있다. 이는 기업의 진·출입에 대한 규제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분명한 것은 생존경쟁이 치열해질수록 기업의 평균 수명은 단축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글로벌화 과정을 겪으면서 생존경쟁은 더욱 격화되고, 수명도 단축될 것이다.그렇다면 무한경쟁의 패러다임 속에서 기업은 어떻게 재테크 전략을 가져갈 것인가. 나는 신성이엔지의 과거 약 29년을 통찰함으로써 그 해답을 찾아보고자 한다. 부존자원이 부족한 우리나라에서 재테크의 근간이 되는 재(財)는 기술과 지식이라고 생각한다.우리 회사도 설립 초기 조선사업의 발달과 함께 공조 시장에서 쌓은 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반도체 클린룸 시장을 두드리기 시작해 지금은 LCD산업의 발전 속에 공정 자동화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해 지속성장하고 있다. 바로 기술과 노하우라는 재를 바탕으로 어떤 흐름을 읽어가면서 운용하느냐(테크적 측면)가 지속성장의 바탕이 아니었을까 한다. 이제부터는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지금까지 쌓아온 ‘재’를 바탕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 미국의 흐름을 놓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일종의 ‘테크’ 개념이다.기업이 지속성장을 해나가는 것만큼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도 없다. 기업이 도산하면 국가와 사회에 누를 끼친다. 기업을 지속 성장시키는 것 자체가 사회를 업그레이드시키는 일이다. 종업원에게는 기쁨을, 고객에게는 만족을, 스스로는 이윤을 극대화해 국가와 사회에 봉사하는 길이 기업의 최고 재테크 전략이 아닐까. 개인의 재테크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재’를 고른 뒤 그 운용에 대한 흐름을 깨우치기 위해서 노력하면 재테크의 성공은 어느 정도 담보될 수 있을 것이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