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자기관리 목표와 임파워먼트

새해에는 좀 색다른 목표를 세워보자. 자기 계발도 지나치게 강박관념을 가지면 역효과가 난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자기 본성을 존중하고 장점은 살리면서 단점을 조금 보완하는 정도로 자기 관리 목표를 세우자. 또 서구식 명제에 사로잡혀 우리 스스로 한국적인 미덕을 폄훼하지 말자. 세계를 보는 눈도 더욱 넓히자. 나와 남을 동시에 배려하는 ‘임파워먼트(Empowerment)’의 덕목도 실천해보자. 그러면 인생을 보는 관점이 전보다 훨씬 나아지지 않겠는가. 신년호에는 이와 관련된 책들을 몇 권 뽑아봤다.사례 1-당신은 음주단속 경찰이다. 그런데 술 냄새 나는 운전자에게 음주측정기를 들이댔더니 잘 아는 고교 동창생이 아닌가. 어떻게 하겠는가. 이럴 때 한국인의 절대 다수는 친구의 경미한 음주운전을 눈감아주는 쪽을 택한다. 그러나 미국인은 대체로 스티커를 발부한다.사례 2- 닭과 소와 풀이 있다. 유사성을 갖는 둘을 골라 쌍으로 묶어보라. 또 판다와 원숭이와 바나나는. 동양적 사고를 가진 사람은 소와 풀, 원숭이와 바나나를 한데 묶고 미국식 교육을 받았다면 닭과 소, 판다와 원숭이를 쌍으로 묶는다.동양인들은 실제로 사람이나 사물들 간의 ‘관계’를 중시한다. 이는 공사를 구별하지 못하는 것으로 비하되기도 했다. 하지만 변화경영전문가 구본형씨는 신간 ‘코리아니티 경영(휴머니스트)’에서 “이제 이를 인간관계의 가치 중심으로 형성된 문화현상이라고 받아들일 때”라며 “한국인이 공유하는 문화적 동질성을 찾아내고 비즈니스로 전환해야 한국 경제가 산다”고 말한다. 제목의 ‘코리아니티(coreanity)’는 저자의 신조어로 ‘한국성(韓國性)’을 지칭한다. 그는 코리아니티의 특성으로 ‘남들만큼은 돼야 한다는 사고’ ‘우리 속의 나’ ‘모순을 껴안는 힘’ ‘거친 생명력과 흥청거림’ ‘명분과 배움, 선비정신’의 5대 요소를 든다. 그리고 코리아니티를 적극적으로 살리는 경영 방식으로 ‘사람 중심의 경영’ ‘기업 속의 작은 기업가’ ‘조직과 개인의 상생’을 제시한다. 한마디로 “한국인이야말로 ‘블루오션’이며 코리아니티를 살려야 미래가 산다”는 얘기다.기업 경영을 ‘종합예술’에 자주 비유한다. 인재를 양성하고 최고의 제품을 만들며 효율적인 조직 커뮤니케이션과 수많은 의사결정을 통해 전략을 수립·실행하고 혁신을 추진하는 일 등은 실로 한 사람의 지능과 사고, 역량의 범주를 훨씬 넘어서는 일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역사를 돌아보면 이러한 종합예술을 탁월하게 완성한 거장(巨匠)들이 있어 왔다. 그리고 그들은 고맙게도 언어를 통해 우리에게 값진 선물을 남겼다. ‘경영의 지혜(뤼궈룽 지음,김보경 옮김,일빛)’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탁월했던 경영 대가들이 남긴 실용적이고도 고전적인 경영 명언 100선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빌 게이츠,잭 웰치, 마쓰시타, 샘 월튼, 피터 드러커, 짐 콜린스 등 대가들의 명언과 어록은 경영학 원론 100편에 담긴 지식보다 값지고 생생한 것들이다.기업 경영에 필요한 지혜는 무엇인가. 이 책은 인재, 조직관리, 혁신, 실행력, 커뮤니케이션, 의사결정, 품질관리 등 21세기를 숨가쁘게 헤쳐가고 있는 기업과 최고경영자(CEO)들이 불철주야 고심하는 주제들을 빠짐없이, 그리고 명쾌하게 짚어주고 있다. “우리에게서 상위 20명의 인재를 스카우트해간다면 마이크로소프트(MS)는 전혀 무게감이 없는 회사로 전락할 것이다.” MS와 자신을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1위 기업과 CEO 반열에 올려놓은 빌 게이츠는 기업의 인재관리 차원에서 ‘인재 전쟁(War for Talent)’을 위한 전투태세에 임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모든 기업과 조직은 지금 혁신의 바다에 빠져있다. 인텔(Intel)의 창립자이자 지난 25년 간 가장 영향력 있는 CEO로 선정된 앤디 그로브는 “혁신만이 유일한 출구다. 스스로를 폐기하지 않으면 경쟁이 우리를 폐기할 것”이라는 말로 각오를 새로이 다지게 한다. 이와 관련해서 혁신의 돌파구를 제시하는 책이 바로 ‘메디치 효과(프란스 요한슨 지음, 김종식 옮김, 세종서적)’다.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에어컨 없는 빌딩을 보자. 한 여름 대낮에도 이 건물 안의 온도는 정확히 섭씨 24도다. 건물주는 10년 동안 42억원의 전기료를 아꼈다. 어떻게 이런 ‘기적’이 가능할 수 있을까. 환경주의 건축가 믹 피어스와 아프리카 흰개미를 연구하는 생물학자가 만났기 때문이다. “흰개미 집의 통풍 원리를 인간의 빌딩에 구현해봅시다.”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던 생물학자와 건축가가 공통의 접점을 찾고 대화를 시작하는 순간 두 사람은 흰개미와 고층빌딩을 전혀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메디치 효과’의 화두는 바로 이질적인 역량과 지식의 ‘교차점’에서 창조의 돌파구가 열린다는 것이다. 메디치 효과라는 이름은 르네상스를 주도했던 메디치 가문에서 따왔다. 상인 군인 예술가 과학자 정치가 종교인 등 도저히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사람들을 한곳에 모아 세계사에 유례가 드문 창조와 혁신의 빅뱅, 르네상스를 주도한 그 메디치 가문이다.사실 저자의 주장은 ‘기업이여, 메디치 가문을 벤치마킹하라’는 한 문장으로 요약될 수도 있다. 메디치 가문이 처한 환경과 현대 기업이 처한 조건이 너무도 흡사하기 때문이다. 당시 메디치 가문이 지배했던 피렌체를 비롯한 이탈리아 도시국가들은 말할 수 없이 혹독한 경쟁 환경에 노출돼 있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대한민국 기업인과 비즈니스맨들을 위해 쓰인 책이다. 강대국의 틈바구니, 작은 도시 국가, 생존을 건 경쟁, 보수와 진보, 전통과 현대, 정보기술(IT)과 굴뚝산업, 서양과 동양, 미국식 경영과 유럽식 경영 등 온갖 조류가 뒤엉킨 한국 사회에서 세계를 놀라게 할 혁신의 가능성이 태동할 수 있음을 이 책은 보여준다. “두려움을 이기고 서로 다른 관점과 이질적 역량들을 결집시켜라. 그리고 ‘교차점’을 찾아 혁신의 돌파구를 열어라.”세계화에 관한 명저도 우리 시야를 넓히는데 도움이 된다. 지난해 말 최고의 비즈니스 도서로 선정된 ‘세계는 평평하다(토머스 프리드먼 지음, 김상철·이윤섭 옮김, 창해)’가 그것이다. 뉴욕타임스의 스타 저널리스트인 그는 첫 베스트셀러 ‘베이루트에서 예루살렘까지’에서 중동 분쟁을 다뤘고 두 번째 대표작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에서는 렉서스로 대표되는 세계화 추세와 올리브 나무로 상징되는 종족 지향적 흐름이 어떻게 형성됐는가를 다뤘다. 이번 책에서 종족 지향적 추세가 여전하지만 세계화의 흐름이 보다 대세라는 확신을 보여준다.이 책은 인도의 실리콘밸리 방갈로르에서 출발한다. 이곳은 미국 기업의 일을 대신해주는 아웃소싱의 천국. 콜럼부스가 지구는 둥글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찾아 떠난 땅 인도에서 그는 지금 전 세계가 하나로 연결돼 ‘평평하다’는 것을 확인한다. 그는 세계가 이처럼 평평해지게 된 계기를 베를린 장벽 붕괴와 윈도, 넷스케이프에서 찾는다. 이후 새로운 IT 수단과 신종 경영기법이 세계를 완벽하게 연결했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창조적 상상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국제 분업을 통해 완벽하게 연결된 세계에서는 무한 경쟁이 벌어진다. 따라서 ‘세계가 평평해졌다고 세계가 평등해진 것은 아니라는 사실’도 깨달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