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침체기 상가 역발상 투자 전략
얼마 전 서울 근교 신도시 토지보상으로 넉넉한 자금을 마련한 김동민씨(55·경기도 성남시 분당)는 강남 근처 근린상가에 투자하기 위해 몇 달을 돌아다녔다. 그러나 열심히 발품에 팔았음에도 만족스러운 수익률을 올릴 상가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자산관리를 해주는 프라이빗 뱅커(PB)로부터 강남구 논현동 이면도로변에 위치한 지하 2층, 지상 6층 규모의 83억원짜리 건물을 소개받았고 몇 차례 답사 끝에 매입을 결정했다. 지하철 학동역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이 상가는 12월 준공을 목표로 마무리 공사 중인 미완성 건물이지만 전 층에 대한 임대차계약(3년)이 설정돼 한편으로 마음이 놓였다. 금액 대비 투자수익률은 약 8.8%. 관리비는 주변보다 높은 평당 1만원으로 책정돼 건물시설관리에도 별 문제가 없어 보였다. 계약 전 꼼꼼히 건물을 살펴본 김씨는 주거래 은행으로부터 6% 대 금리를 적용, 30억원을 대출받아 건물을 매입했다. (표 참조)업무용 오피스텔 상가 빌딩 등 수익용 부동산은 과거보다 수익률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8·31대책에 적용받지 않기 때문에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이들 상품은 안정적인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중 최근 가장 많은 인기를 모으는 상품은 단연 상가다. 상가는 아파트와 달리 전매제한 등 투자방식에 규제가 없고 종합부동산세 부과대상에서 제외된다. 비교적 환금성이 양호하다는 점도 상가에 투자하게 하는 이유다. 상가는 시세차익과 안정적인 임대수입을 고려할 수 있는 틈새상품이다. 특히 임대수익은 저금리 시대에 있어서 중, 장년층 투자자들에게 확실한 노후대책이 된다. 하지만 상가는 일반 경기에 민감하다는 단점이 있다. 경기가 좋아지면 소득증가 → 소비증가 → 매출확대 → 월세와 권리금 인상으로 나타나 시장가치(매매가격)가 크게 오르지만 반대로 경기가 침체를 겪으면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힘들다. 그러나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고 주5일제 시행으로 상권이 위축받고 있는 데다 대형할인점의 강세는 상가투자를 주저하게 만든다. 지역 상권 간 격차도 더욱 크게 벌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일반적인 투자자로선 당연히 투자를 기피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틈새를 노리는 발 빠른 투자자들은 역발상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꾼다. 단지 내 상가는 독점상권 보장으로 고정임대수익을 얻을 수 있어서 퇴직자나 주부 등 임대소득자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경기 침체기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꾸준한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이유는 독점상권인 데다 금리보다 높은 월세가 보장된다는 점 때문. 앞으로도 강북뉴타운, 신도시, 고속철 개통지를 중심으로 공급과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000가구일 경우 상가 연면적이 300평 이내이면 투자적격 규모다. 또한 단지 내 상가는 중소형 평수가 많은 아파트 단지에 자리잡아야 수익성이 좋다. 대형 평수 입주자들은 단지 내 상가보다는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센터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근린상가는 택지개발지구 또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 진입로 주변에 형성된 근린생활시설 밀집 상권을 말한다. 입지여건이나 배후인구에 따라 매출과 임대료가 다르며 개발계획이나 발전 잠재력이 큰 지역일수록 근린상가의 투자가치가 높다. 초기 수익률은 단지 내 상가에 비해 떨어지는 편이나 시간이 지날수록 주변상권이 안정되고 땅값이 올라 자산가치 측면에서는 유리하다. 높은 내재가치 때문에 불경기에도 쉽게 떨어지지 않고 주거를 겸용할 수 있어 자영업자에게 적합하다. 대로변 상가가 경쟁력이 있으며 퇴근길 상가가 고객 흡인력이 높은 편이다.테마형 상가는 상권에 따라 거액의 권리금을 노릴 수 있고 또한 높은 월세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반면에 상권이 위축될 경우 투자원금을 날릴 수도 있어서 위험관리가 중요하다. 테마형 상가 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매입 전에 철저한 입지분석과 함께 시행사의 마케팅 능력과 경험, 상권 활성화 방안 수립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주5일 근무제가 확산되면서 서울 광화문, 여의도, 테헤란로 등 관공서나 사무실 밀집지역 상가는 매출감소가 예상된다. 주말에 가족단위로 찾기 쉽거나 대학생 등 젊은층이 즐겨 찾는 유동인구가 많은 대학가나 유흥가, 대규모 주택 단지, 그리고 관광지 주변이 고객 확보가 유리하다.민간자본이 투자되는 지하철, 국철 역사의 상가분양도 고려할 만하다. 철도공사와 민간 투자자가 주식회사를 만들어 진행하는 민자역사 사업에는 백화점이나 의류, 잡화, 음식점 등이 함께 들어서는 게 일반적이다. 역사 안에 들어서는 상가는 유동인구가 많고 상권 형성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영등포역, 서울역 등은 이미 운영 중이며 창동 역사를 비롯해 청량리 역사, 용산 역사, 노량진 역사, 왕십리 역사는 공사 중이다. 현재는 민자 역사가 신축되는 지역이 그다지 매력적인 상권이 아니라 할지라도 앞으로는 그 지역의 대표적인 상권이 될 가능성이 무척 높다. 민자 역사 뿐만 아니라 그 주변의 상가까지 시너지 효과를 등에 업고 투자가치가 높아질 전망이다.상가에 투자할 때는 금액, 유동인구, 배후지, 업종선택 등을 고려해야한다. 이러한 조건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투자수익률인데, 상가 매입가격에 비해 얼마나 많은 임대수익을 내는가를 보여주는 투자기준이라 할 수 있다. 과거 8%에서 12% 내외이던 강남권 등 서울 주요상권의 1층 상가수익률은 현재 6% 내외로 낮아졌다. 수도권 지역 역시 7~8%대의 수익률을 이룬다. 인기상권 지역의 상가는 매수자가 대기하고 있어 매도호가를 높이는 등 시세차익이 높게 책정되는 것이 특징이다. 때문에 외곽지역보다 적정수익률이 낮다. 층별 적정수익률도 달리 적용된다. 높은 층은 1층보다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1~1.5%포인트가 더 높다. 상가 구입 시 주의할 점은 현재 수익률에만 집착해 매입 의사를 결정하기보다는 잠재가치 즉 향후 장래성이 높은 상가를 매입해야 한다. 또한 적어도 금융사 금리보다 높아야 상가투자 유입수요가 발생하기 때문에 금리변화도 고려해야 한다. 경기부진에 부동산 규제가 강할수록 단기차익보다는 장기임대가 가능한 부동산상품으로 투자패턴을 바꿔야 한다. 즉 시세차익을 노리기보다는 안정적 현금흐름이 가능한 상품으로 이동하는 것이 좋다. 이러한 조건을 가장 많이 충족하는 것이 바로 상가 투자다. 그러나 만족스러운 수익률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투자자들이 더욱 많은 발품을 팔아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 김씨의 투자 수익률 계산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