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브이원(DV One)’ 출시한 베르타임 CEO 파올로 마라이

계는 시간을 보는 도구가 아닌 패션 액세서리로 진화하고 있습니다.”지난 9월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출시돼 큰 인기를 모은 ‘디브이원’을 홍보하기 위해 방한한 베르타임의 파올로 마라이 최고경영자(CEO)는 이같이 말했다. 베르타임은 최근 다이아몬드가 박힌 리미티드 에디션, 즉 한정 생산품 디브이원을 100개 출시했는데 시판 1주일 만에 모두 팔렸다.“디브이원은 기존 시계와 달리 시계 케이스와 줄에 세라믹 소재를 사용했습니다. 세라믹은 다이아몬드 다음으로 강하며 내화성이 뛰어난 소재입니다. 유광처리까지 했기 때문에 흠집이 나지 않고 피부에 알레르기 반응도 일으키지 않습니다. 특히 고대 그리스의 전통미를 살린 격자무늬 베젤(시계 케이스의 가장자리 부분)과 정교한 스위스 무브먼트(시계를 작동하게 하는 기계 부분)가 어우러져 우아하고 섬세한 느낌을 줬던 게 소비자들에게 어필했던 것 같습니다.”베르사체는 오랜 역사를 가진 명품 브랜드지만 의류 회사로 이름을 날렸기 때문에 시계 브랜드는 이전까지 생소했다. “사실 베르사체 의류가 워낙 유명해 시계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관심을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시계 전문업체인 타이맥스와 합병하면서 베르타임은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합병으로 기술력을 확보한 후에는 디자인에 온 역량을 집중했습니다. 우리가 디자인에 신경을 쓴 이유는 휴대폰이 보급되면서 시계가 더 이상 시간을 보는 도구로서 의미를 갖기 어렵게 됐기 때문입니다. 이제 시계는 패션 액세서리입니다. 사람의 지위와 능력, 나아가 기분까지 표현해주는 도구인 셈이죠. 1만2000유로(약 1600만원)였던 디브이원 리미티드 에디션이 1주일 만에 모두 팔린 것도 정확한 시간보다는 다이아몬드가 주는 화려한 멋 때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스와치, 겐조, 펜디 등 세계적인 패션 업체에서 남다른 감각을 키운 후 지난 4월 베르타임으로 자리를 옮긴 그는 ‘시계=액세서리’라는 전략으로 회사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실제 베르타임은 독특한 디자인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전 세계에 두터운 마니아층을 확보하면서 올해 매출 규모가 작년보다 50% 정도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베르타임은 글로벌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40여 나라에 진출했고 전 세계에 100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백화점 등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에는 미국 영화배우인 데미 무어를 광고 모델로 기용, 적극적으로 베르타임의 시계를 알리고 있다. “한국 고가 브랜드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매우 높습니다. 전 세계 패션과 뷰티 산업의 ‘테스트 마켓’이라 불릴 만큼 한국은 세계적으로 중요한 시장으로 떠올랐습니다. 뛰어난 패션 감각을 가졌으며 끊임없이 변하는 트렌드에 민감한 한국인들이 있기에 한국에 세계 명품 브랜드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베르타임도 성공적으로 한국 시장에 안착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