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만찬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보면서 진행된다. 배우들도 쟁쟁하다. 세계적인 배우 비비안 리, 앤터니 홉킨스 등을 배출한 영국 런던의 왕립 극예술 아카데미 출신 배우들이 출연, 런던이나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뺨친다.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밤하늘을 바라보며 야외에서 수영을 즐기는가 하면 카지노와 디스코테크에서 즐거운 밤을 보낼 수도 있다. 퀸 메리2호는 모든 내부 시설이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1310개 객실에 다섯 개의 수영장, 562평 규모의 스파 등이 마련돼 있으며 레스토랑만 10개나 된다. 퀸 메리2호에는 체육관, 수백만달러에 달하는 5000여 점의 미술품이 장식돼 있다. 미술품 총액만 500만달러에 달한다. 영국의 유명한 큐(Kew) 가든을 그대로 옮겨 온 듯한 ‘윈터 가든’ 등이 명물로 꼽힌다. 이 밖에 500석 규모의 ‘일루미네이션스’와 ‘로열 코트’가 마련돼 있다. 일루미네이션스는 3개 층, 로열 코트는 2개 층 규모다. 퀸 메리2호는 지난 1934년 취항해 5대양 6대주를 누빈 퀸 메리1호의 ‘2세대 크루즈’다. 같은 영국 큐나드(Cunard)사 소속인 퀸 메리1호는 영국인은 물론 전 세계 부자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큐나드사의 파멜라 코노버는 “퀸 메리2호는 호화 유람선의 품격과 우아함을 갖춘 배인 동시에 21세기 조선 기술의 예술적 경지를 보여주는 진열장”이라고 말한다. 퀸 메리2호는 단순히 호화로움만 추구하는 유람선이 아니다. 현존하는 최고의 선박 제조 기술이 총망라돼 있기 때문. 일반적으로 크루즈 여행은 장기간 항해해야 하기 때문에 일반 유람선처럼 배를 건조해서는 안 된다. 때문에 퀸 메리2호는 거친 파도가 몰아치는 바다를 지날 수 있도록 군함 건조 기술이 적용됐다. 특히 퀸 메리2호는 연기 없는 디젤을 사용한다.퀸 메리2호는 내년 특별한 여행을 준비하고 있다. 80일 간 전 세계를 도는 이번 여행은 퀸 메리2호가 야심차게 준비하는 코스다. 주요 여행지는 아테네 파리 로마 홍콩 싱가포르 시드니 카이로 샌프란시스코 리우데자네이루 등 20개 도시다. 세계여행은 내년 1월10일 미국 플로리다 라더데일(Lauderdale)항을 출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바다빛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카리브해를 지나 세계 3대 미항인 리우데자네이루로 향할 때까지는 대서양의 아름다움을 맛본다. 이후 우루과이와 최남단 케이프혼을 지나면 북미와 남미를 크게 한 바퀴 도는 셈이다. 이후 배는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 멕시코 아카풀코를 거쳐 미국 서부의 샌프란시스코에 다다른다. 여기까지 총 26일이 걸린다. 여행 동안 승객들은 아즈텍, 마야, 잉카문명 등 남아메리카 주요 문명 발상지를 따라 이동하게 된다. 샌프란시스코에 다다른 퀸 메리2호는 하와이주 호놀룰루를 지나 시드니로 향한다. 중간에 퀸 메리2호는 미국령인 ‘남태평양의 진주’ 사모아제도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파고파고항은 사모아제도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항구로 이름나 있다. 퀸 메리2호는 이후 극동아시아로 이동한다. 시드니에서 중동의 미항 두바이로 가기까지는 19일 정도가 소요된다. 태평양과 남중국해, 인도양, 아라비아해로 이어지는 항로에서 다양한 민족과 문명을 만날 수 있다. 특히 홍콩과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의 콸라룸푸르 등에서는 동양 문화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이 기간 승객들은 남인도제도의 켈랄라주 코친이나 인도 타지마할 등을 관광할 수 있다. 코친은 13세기 이탈리아 여행가 마르코 폴로가 극찬한 향신료 무역의 중심지다.두바이는 세계의 모든 문화가 결합된 중동 무역의 중심지다. 오아시스에서 하룻밤을 보낸 배는 오만과 아라비아해 홍해 수에즈운하를 거쳐 유럽에 다다른다. 유럽에서 보내는 일정은 총 15일로 영국 남부 해안의 항구도시 사우스 햄튼에서 일정이 시작된다. 특히 이집트 알렉산드리아항구는 퀸 메리2호 크루즈 여행의 백미다. 알렉산드리아는 헬레니즘 문화가 활짝 꽃피웠던 역사적인 도시다. 하지만 모든 승객들이 80일 간 세계일주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샌프란시스코나 시드니, 두바이, 리우데자네이루 등 주요 지점에서 중간에 내릴 수 있다. 구간별로 여행할 수 있기 때문에 시간 조절이 가능하다. 퀸 메리2호 여행은 최고급 수준을 자랑한다. 2인실을 사용하는 데만 2만1195달러(2130만원) 정도가 든다. 그러나 세계 각지에서 부자들이 신청하기 때문에 조기에 접수가 완료된다. 실제로 퀸 메리2호 세계일주는 2007년 1월 출발할 예정이지만 사실상 내년 1월부터 접수를 시작한다. 퀸 메리2호를 타면 세계 유명 명사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만큼 퀸 메리2호는 세계 모든 부자들이 가장 타고 싶어 하는 꿈의 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