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주부 한정숙씨(59). 몇 년 전 관절염으로 오랫동안 해오던 골프를 치지 못하게 됐지만, 수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주사나 물리치료에 의존해 왔다. 아플 때마다 일명 뼈 주사로 불리는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거나 물리치료를 받았다. 또 연골을 재생해 준다는 각종 영양제를 열심히 복용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어느 순간부터 짧은 거리를 걷는 것도 힘들어지고, 가벼운 가사 일도 할 수 없게 됐다. 또 밤에는 통증으로 잠을 못 이루기도 했다. 얼마 전 다시 찾은 병원에서는 한씨의 연골이 거의 닳아 없어져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퇴행성 관절염은 연골이 닳아 없어져 극심한 통증 및 보행장애를 가져오는 것이다. 관절 가운데서도 체중 부하를 가장 많이 받는 무릎이 쉽게 손상된다. 나이가 많을수록, 관절을 많이 사용할수록, 여성일수록, 비만일수록 발생 가능성이 높다. 최근에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부유층의 발병비율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는 비만이 주요 원인. 영양은 과잉된 반면 단거리도 자동차로 이동하는 생활습관으로 인해 비만이 된다. 비만은 관절에 무리를 줘 관절염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킨다. 또 건강을 위해 하는 조깅 등산 골프 에어로빅 등의 무리한 운동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일단 관절염이 발병하고 나면 조기에 치료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한씨처럼 수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보존요법만 받는 경우가 대부분. 진통소염제 관절영양제 관절재생제를 이용한 약물요법이나 파라핀 초음파 적외선 등을 이용한 물리치료가 대표적이다.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스테로이드 주사를 맞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보존요법은 말 그대로 통증을 완화하기 위한 보존적 요법이지, 관절 손상 자체를 멈추게 하는 근본적인 치료법은 되지 못한다. 따라서 근본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관절내시경 수술이나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야 한다. 흔히 수술 하면 거창하게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관절내시경 수술의 경우 매우 간단하게 받을 수 있다. 무릎 관절 부위에 1㎝ 미만의 구멍을 내고 카메라가 달린 관절내시경을 삽입, 카메라에 찍힌 관절 상태를 모니터로 보면서 관절 속의 이물질과 손상된 연골을 정리하는 방법이다. 카메라를 통해 관절 상태를 보면서 시술하기 때문에 정확한 치료가 가능하다. 수술시간은 30분 정도며, 2~3일간의 입원으로 회복이 충분하다. 또 후유증과 흔적도 남지 않아 사회생활에 지장이 적다. 그러나 관절내시경 수술은 연골판이 파열됐거나 연골이 어느 정도 남아 있는 관절염 초·중기 환자에게만 적용할 수 있다. 연골이 완전히 닳아 없어진 관절염 말기 환자라면 인공관절 수술을 받으면 된다. 인공관절 수술은 손상된 연골을 잘라내고 인체에 무해한 인공관절로 교체해 주는 것을 말한다. 거창해 보일지 모르지만 시술시간은 60~90분 내외이며, 2주 정도만 입원하면 된다. 척추마취를 실시하므로 마취에서 못 깨어날지 모른다는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수술 후에는 통증이 사라지고 휘어진 무릎도 반듯하게 펴진다. 수술 후 이틀이면 걷는 것이 가능하고, 6주~3개월 정도면 정상생활을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에어로빅이나 수영 골프 등 일상적인 운동도 전처럼 즐길 수 있다. 인공관절의 수명은 15~20년으로 60대 후반이나 70대 환자는 한 번의 수술로 여생을 통증 없이 지내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