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거래가 기준으로 과세… 절세전략 다시 짜야

월1일부터 부동산 세제가 확 바뀐다. 지난해 종합부동산세 도입 결정 등으로 발화한 갖가지 부동산 세금 강화 조치가 6월부터 본격적으로 발효된다. 특히 주택 재산세 통합 과세, 부동산 과다 보유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과세, 토지 과세표준 현실화 조치 등이 6월1일 현재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거나 거래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적용된다. 1주택자는 보유세 변동 정도에만 신경 쓰면 되지만 2주택 이상 보유자나 상가, 토지 등을 함께 가진 사람이라면 세금 내용이 크게 달라져 신경을 곤두세워야 할 상황이다. 취득-보유-양도 단계별로 달리 적용되는 과세 범위, 세율 등을 숙지하는 것은 물론 자신의 상황에 맞는 절세 전략을 짜야 할 때다. 뿐만 아니라 부동산세법이 앞으로도 계속 바뀔 예정이어서 수시로 변동사항을 체크해야 한다. 재경 경제부가 주도하고 있는 부동산세제 개편 방향의 주요 내용은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강화 △거래세(취득·등록세) 완화 △양도세 실거래가 과세 확대 △부동산가격 공시대상 확대 △토지 투기지역 관리 강화 등으로 요약된다. 다주택 보유자에 대한 보유 및 양도세 부담을 높이고, 토지 등에 대한 투기 수요를 차단하겠다는 게 2개 축이다. 세무 전문가들은 “정책 의도를 비켜가는 편법이 아닌 거래 시점 조정이나 부동산 포트폴리오 변경 등을 통해 절세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복잡하게 변하고 있는 부동산 세제를 정확히 꿰뚫기 위해선 기본사항부터 알아두어야 한다. 우선 부동산 거래 때 발생하는 세금의 부과 기준인 과세표준이 점차 실거래가로 단일화된다.(뒷면 참조) 부동산중개업법 개정안이 연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취득·등록세는 내년부터 실거래가가 과세표준이 된다. 상가는 2008년부터 건물과 토지를 따로 매기던 것에서 통합과세로 바뀔 전망이다. 양도소득세의 경우도 주택과 토지는 2007년부터 실거래가가 적용되고 상가 등 건물은 2008년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또 부동산 종류별로 과세표준의 ‘명칭’이 다른 점도 기억해야 한다. 아파트(대형 연립주택 포함)는 기준시가, 단독주택은 공시가격, 토지는 공시지가가 기준이다.바뀌는 부동산 세제의 핵심은 토지 관련 세금의 대폭 인상과 고가 부동산 보유자의 세 부담 인상이다. 토지의 경우 건설교통부가 5월31일 시가의 80% 수준으로 현실화한 토지 개별 공시지가를 발표함에 따라 세 부담이 2~3배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전까지 토지 공시지가는 통상 시가의 40% 수준이었지만 과세표준이 대폭 현실화됨에 따라 세 부담도 늘어나는 것이다. 물론 6월 이후 토지를 사고 파는 사람들은 이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취득·등록·양도세를 내야 한다. 또 9월 재산세 납부 시에도 이 기준을 적용한다. 고가 부동산에 대한 보유세가 올라가는 것도 염두에 둬야 한다. 6월1일 현재 9억원(국세청 기준시가 기준) 이상 고가 주택, 6억원 이상 나대지, 40억원 이상 사업용 토지 등의 보유자는 올해 말부터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이 된다.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는 내년부터 지속적으로 오른다. 또 단독주택·아파트·연립 등 모든 주택 소유자들은 올해부터 재산세를 7월과 9월에 각각 절반씩 내야 한다.정부는 보유세를 높이는 대신 취득·등록세를 완화하겠다고 했다. 실제로 올해부터 개인 간 거래시 취득·등록세율이 5.6~5.8%에서 3.8~4.0%로 대폭 낮아졌다. 하지만 과세표준이 시가표준액(시세의 30~40%)에서 국세청 기준시가(시세의 70~80%)나 공시가격, 공시지가로 변경됨에 따라 세금이 늘어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지난 5월2일 발표한 전국 기준시가가 평균 4.2% 떨어졌지만 오른 곳도 적잖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서울 양천구 목동의 35평형 아파트(시가 7억원)를 샀다면, 지난해엔 1900만원 정도의 취득·등록세를 냈겠지만 올해는 2400만원으로 500만원이나 증가한다. 거래세 인하 혜택을 보기 위해선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를 매입하는 게 최선이다. 과세표준이 분양가가 되기 때문에 세율 인하가 취득·등록세 인하로 이어지는 효과가 있다. 실거래가액으로 신고해야 하는 기존 주택거래신고지역(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구, 경기 성남 분당구 등)이나 낙찰가를 기준으로 삼는 경매로 취득하는 주택도 인하 효과를 볼 수 있다. 내년에 집 장만이나 토지에 투자할 계획이라면 시기를 앞당기는 것도 한 방법이다. 내년부터는 주택거래신고지역이 아니더라도 주택 및 토지의 실거래가를 과세표준으로 삼기 때문에 30% 정도의 세 부담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단 부동산중개업법이 개정됐을 경우다. 문제는 1가구가 주택 여러 채를 소유하거나 상가, 토지, 오피스텔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경우다. 세금 계산 방식이 복잡해지고 단계별 세금도 달라진다. 양도세제가 크게 바뀌는 것은 내년부터다. 현재 주택은 기준시가와 공시가격, 토지는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과세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기준이 실거래가로 점차 바뀐다. 특히 1가구 2주택자가 거주하지 않은 주택을 매도할 경우 실거래가로 양도세를 매긴다. 김종필 세무사는 “혼란스러워하는 1가구 2주택자가 많지만 자신의 상황에 맞게 전략을 세우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몇 가지 대처 방안을 제시했다. 이는 기준시가에 의한 양도세가 실거래가에 의한 양도세보다 적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우선 2주택자의 양도세는 크게 2단계로 나눠 살펴보아야 한다는 게 김 세무사의 조언이다. 먼저 2개의 주택이 모두 시세 상승이 크지 않거나 비과세 요건을 갖췄다면 향후 시세 상승이 클 만한 주택을 나중에 매도하는 게 이득이다. 하지만 최소한 1개 주택이 양도세를 내야 하는 경우라면 매도 전략을 따로 세워야 한다는 설명이다. ▶투기지역에 2채를 소유한 경우=차익이 적고 시세 상승 가능성이 낮은 것을 먼저 매도해야 한다. 거주 여부와 상관 없이 어차피 실거래가로 양도세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직접 거주하려는 주택 또는 시세 상승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주택을 나중에 매도해 비과세 혜택을 받는 것이 이득이다. ▶비투기지역에 2채를 소유한 경우=거주하지 않는 주택을 나중에 매도한다. 2006년 이후에 거주하지 않는 주택을 먼저 매도한다면 양도세를 실거래가로 내야 하기 때문이다. 거주 용도인 주택을 먼저 매도해 양도세를 기준시가로 낸 다음 거주하지 않는 주택을 비과세요건(서울 등은 3년 이상 보유와 2년 이상 거주, 서울 이외는 3년 이상 보유)을 채워 매도하는 방법이다. 만약 2채 모두 거주할 수 없는 형편이라면 올 12월 말까지 1주택을 매도, 기준시가로 양도세를 내는 게 낫다. 매매가 여의치 않아 매도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차익이 적고 시세 상승 가능성이 낮은 주택을 먼저 매도, 실거래가로 양도세를 낸 후 나머지 주택을 비과세 요건을 채워 매도하는 게 바람직하다.▶투기지역에 1채, 비투기지역에 1채를 소유한 경우=어느 지역에 거주하는가에 따라 전략이 달라진다. 2채 가운데 차익이 적고 시세 상승 가능성이 낮은 주택을 먼저 매도하고 나머지 주택을 비과세로 매도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 이때 먼저 매도하려는 주택이 비투기지역 내 주택으로 거주하지 않는다면 올 연말까지 매도해 기준시가 기준으로 양도세를 내는 것이 절세 방법이다. 먼저 매도하는 주택이 투기지역에 있는 경우라면 거주 여부와 상관 없이 어차피 실거래가로 양도세를 내야 한다. 세법 개정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보유목적에 맞게 적절한 매도시기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1가구 3주택자라면 상황이 또 다르다. 장기보유를 해도 특별공제를 받을 수 없고 세율도 60%에 달해 보다 구체적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매도 순서를 정하기 앞서 본인이 어떤 케이스의 1가구 3주택자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우선 수도권(서울 인천 경기)과 광역시에 소재하는 주택이 아니거나 이 지역 이외의 소재 주택으로서 양도시 기준시가가 3억원 이하라면 중과세 위험에서 피할 수 있다. 또 2주택 소유에 소유권 이전을 앞둔 분양권 1개를 보유하고 있다면 분양권을 먼저 매도하는 방법이 있다. 물론 향후 시세 상승 가능성이 낮은 주택을 먼저 처분하는 게 유리하다. 또 상속이나 증여를 검토할 만하다. 3주택자의 양도세율은 매매차익의 60%에 달하지만 상속이나 증여세율은 증여 재산가액의 10~50%로 다양하기 때문이다. 김종필 세무사는 “결국 ‘절세를 위한 비용’이 투자 수익보다 낮아야 한다는 기본 원칙에 충실해야 한다”면서 “부동산 투자를 통한 수익과 세금 규모를 저울질해 보고 어느 쪽이 이득인지 판단하는 게 먼저”라고 밝혔다.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를 피하려는 부동산 부자라면 사실 ‘해결 타이밍’이 늦었다. 절세를 우선으로 한다면 6월1일 이전에 처분하는 게 ‘정답’이기 때문이다. 다만 계속 보유해야 할 상황이라면 몇 가지 포트폴리오 변경을 시도할 만하다. 우선 부동산의 명의를 공동명의로 하는 게 유리하다. 보유세는 개인이 가진 부동산이 많으면 많을수록 누진세율로 과세하기 때문에 소유권이 분산될수록 세금도 낮아진다. 이는 양도시에도 세금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전략이다.주택, 토지 등으로 분산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주택은 기준시가 9억원 이상, 토지는 공시지가 6억원 이상 소유자에게 과세하기 때문이다. 3가구 이상 다주택자라면 임대주택 사업자로의 전환을 권할 만하다. 최근 정부는 임대사업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세제혜택을 강화하고 있다. 새로 지어 임대한 주택은 규모가 중형(전용면적 45.2평)이라도 5년간 2채 이상 임대하면 종부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해 준다. 특히 1가구 3주택 양도세 중과 대상에서도 제외돼 이점이 적잖다. 주택을 매입해 임대하는 경우에도 전용면적 25.7평 이하를 5채 이상 매입해 10년 이상 임대하면 종부세 과세 대상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해당 자방자치단체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과세권자인 지자체가 조례로 재산세율을 조정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성남 구리시 등에서 탄력세율 권한을 적용해 세율 인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을 보유하면서 부대비용이나 수리비용 등의 영수증을 챙기는 것도 잊어선 안된다. 기준시가를 적용할 때는 취득가액의 3% 정도만 필요경비를 인정하지만 실거래가로 과세할 경우엔 첨부한 영수증만큼 전액 비용 공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문의 : 재경부 재산세과(02-2110-2178) 부동산실무기획단(02-2110-2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