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의 고강도 주택시장 규제로 보유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면서 부동산에 간접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욱이 시세 차익만을 거두려는 외국계 자본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대항마’라는 점에서 국부 유출을 우려하는 정부로서도 기대하는 바가 크다.최근 각종 위험도를 분산시킬 수 있는 여러 안전장치들이 마련되고 있는 것도 부동산 간접투자자로선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대로 가면 부동산 간접투자시장이 직접투자시장에 육박할 거라는 조심스런 전망까지 나올 정도다. 부동산 간접투자시장에 대해 자세히 짚어보자.2004년까지 약 2조5000억원 수준이던 부동산 간접투자시장은 시간이 갈수록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각종 신상품이 쏟아지면서 외연이 기대 이상으로 커지는 양상이다. 2003년까지만 해도 부동산 간접투자시장은 부동산투자회사법상의 리츠(REITs)와 신탁업법상 부동산투자신탁이 양분하는 체제였다. 그러다 보니 당초 기대와 달리 시장의 외연도 크게 확대되기는 어려웠던 게 사실이다. 일단 리츠는 법인세 부과 등 제도적인 면에서 미흡했고 부동산투자신탁은 상품구성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부동산펀드의 등장은 부동산 투자시장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할 만하다. 전반적인 금리 하락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위험도를 최소화하고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장하는 부동산펀드가 출시되자 시장의 반응은 상상을 넘을 정도였다. 또 부동산을 제외한 나머지 시장에 대한 투자 여건이 크게 악화된 것도 부동산펀드의 성공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TB자산운용 안홍빈 팀장은 “시중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가 4%를 밑돌고 있는 상황에서 7~8%대를 보장하는 부동산펀드는 수익성과 안정성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기에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펀드의 성장은 통계로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지난해 6월 첫 부동산펀드인 미래에셋의 맵스부동산펀드 1호가 발매된 이후 3개월 만에 부동산펀드는 총 17개나 연이어 출시됐으며 설정금액만도 4000억원을 웃돌았다.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올 4월 말 현재 집계된 금액만 1조400여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부동산투자회사법이 시행된 지 3년 동안 리츠가 겨우 1조4000억원을 끌어 모은 것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부동산펀드 중 개발형펀드(Project Financing Fund)의 수익률은 현재 연 8~9%를 상회하고 있고 오피스 임대 운용을 통해 수익을 확보하는 수익성 부동산펀드는 7~8%선에서 형성돼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부동산펀드는 전반적인 불황 속에서도 뜨거운 공모 열기를 보여 거의 모든 상품마다 발매된 지 3~4일 만에 마감되기도 했다.배당수익도 예상을 훌쩍 뛰어넘고 있다. 마이에셋자산운용이 발매한 ‘마이에셋 사모 부동산투자신탁 3호’의 경우 발매 3개월 만인 지난 4월 말 무려 6.4%의 이익을 배당했다. 최근에는 칸서스자산운용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오피스빌딩을 투자 대상으로 하는 부동산펀드 ‘칸서스 NCC 사모 부동산투자신탁 1호’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오피스건물 건축 자금을 빌려주고 이 자금에 대한 이자로 배당을 하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동산펀드로 규모는 480억원, 운용 기간은 3년, 예상 수익률은 연 7.5%를 목표로 하고 있다. 부동산 간접투자시장의 최근 트렌드는 ‘다양성’이다. 아파트 사업부터 상가분양, 실버주택단지 개발까지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이 안 들어가는 곳이 없을 정도다. 실제로 부동산경매펀드는 부동산펀드와 경매의 중간 형태로 구성된 일종의 파생상품으로 최근 현대증권이 선보여 엄청난 시장의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현대증권의 성공은 여타 다른 금융회사에도 영향을 줘 현재 상당수 금융사들이 경매정보 업체들과 업무제휴를 통해 물건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매펀드는 수익률이 10~12%로 상당히 높지만 물건확보가 어렵게 되면 수익률이 크게 떨어지는 단점을 갖고 있다. 외국환거래법 개정에 따라 해외부동산펀드도 주목받고 있다. 현재 우림건설이 주도하고 한국투자신탁증권이 발매한 부동산펀드가 시장에 출시된 상태다. 사모방식으로 모집됐으며 만기는 2년6개월, 수익률은 연 10~12%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이외에도 리얼티어드바이저스코리아(RAK)가 미국 텍사스 휴스턴의 오피스빌딩에 투자하는 부동산펀드는 6월께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다. 경매와 공매, PF대출, 실물 부동산투자를 병행하는 우리투자증권의 ‘골든브릿지 부동산경매펀드’도 5월12일부터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연 8.5%의 수익률을 예상하고 있다. 대한투신운용도 2000억원 규모의 혼합형 부동산펀드를 준비 중이고 대우증권도 6월 안으로 PF와 경매·공매방식을 혼합해 연 8% 정도 수익을 겨냥한 부동산 펀드를 내놓을 예정이다.자산운용사인 M사는 연내 사회간접자본(SOC)에 민자사업 형식으로 참여하는 부동산펀드를 선보일 방침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수익률은 4% 이하에서 머무르겠지만 워낙 안정적인 투자 상품이기 때문에 안정성을 강조하는 투자자들이 좋은 반응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 방식이나 대상이 과거보다 다양해지고 있지만 운용사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경쟁이 치열해져 예상 수익률은 점차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임대수익형 부동산펀드만 해도 강남권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의 오피스 공실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수익률 감소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업체간 과당 경쟁으로 취득 가격은 더욱 높아진 상황에서 공실률 증가는 수익률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리츠 시장은 부동산 간접투자회사법의 개정으로 활력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업계의 숙원이었던 설립자본금이 500억원에서 250억원으로 대폭 줄어들었고 현물출자도 50%까지 가능해졌으며 1인당 주식보유 한도도 10%에서 30%로 크게 높여 업체로선 상당한 혜택이 주어진 셈이다. 특히 위탁관리형 리츠의 등장은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에 새로운 장을 열게 할 호재임에 틀림없다. 건교부 개정안에 따르면 위탁관리형 리츠는 CR리츠(구조조정리츠)처럼 법인세를 감면받는 페이퍼 컴퍼니 형태로 운영되면서도 일반 리츠처럼 어느 물건에나 투자가 가능하다. 자기자본의 두 배 이내에서 차입 내지는 사채 발행이 가능하고 설립자본금도 일반 리츠와 같이 250억원이다. 일반 리츠와 CR리츠의 장점만을 따온 것으로 이들 상품에 비해 수익률이 2~3% 정도는 높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