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일용 밀라트 사장
라트 강일용 사장에게는 늘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지난 2000년 분양된 일산 현대 밀라트는 다락방 개념을 도입한 최초의 주거형 오피스텔이며, 일산 백석동 현대밀라트 1차에 ‘중도금 무이자 대출’을 선보인 것, 오피스텔 모델하우스를 강남역 사거리에 대규모로 건립한 것도 모두 그가 처음 한 ‘작품들’이다.“최초라는 것이 지금 와서야 대단해 보이지만 사업 당시만 해도 위험 속으로 빠져든다는 뜻과 같았습니다. 하지만 가야 할 길은 제대로 본 것 같습니다”. 강 사장은 국내 디벨로퍼들 가운데서도 상업용 건물에 대한 안목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설립 초기부터 서초동 기림오피스텔과 부산해운대 크리스탈비치 등 상업용 건물 건립에 주력하다 보니 상업용 건물 개발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지난해 심각한 불황을 보인 상가분양시장에서 한 달 만에 계약이 완료된 일산 장항동 웨스턴 돔 역시 그의 작품이다. “웨스턴 돔은 허용 용적률이 800% 정도 됐기 때문에 당장의 수익만 따졌다면 지금보다 4배는 높게 올릴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럴 경우 상권은 슬럼화되고 일부 상가만 빛을 보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결국 용적률을 260%선으로 낮추기로 결정했습니다.”웨스턴 돔은 바로 옆 라페스타에 이은 국내 두 번째 스트리트 쇼핑몰로 청원건설이 임대운영을 맡고 밀라트는 시행만 담당한다. 이를 위해 강 사장은 손수 특수목적회사(SPC-Special Purpose Company)를 설립하는 등 기존 관행을 과감히 탈피했다. 사실 이전까지만 해도 대규모 사업장의 경우 건설업체 간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은 있었지만 일개 쇼핑몰을 분양하면서 SPC를 설립하는 것은 보기 드문 일이었다. 강 사장은 “개발사업은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도 위기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면서 “규제가 판치는 현 상황에선 정보공유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위기대처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언제든지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부지를 매입하는 것과 기획력 및 시장성을 모두 검토할 수 있는 판단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도 덧붙였다. 그는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오렌지 실버주택이 앞으로 각광받을 전망”이라며 “부동산 시장이 아무리 불황이라고 해도 시장을 바라보는 안목과 팀워크를 갖춘 회사라면 지금의 위기는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