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연동 투자 상품 각광

자 시대다. 주식으로 저축하는 적립형 펀드가 인기를 얻고 있다. 은행예금 중에서도 주가지수,환율,금가격 등과 연동돼 수익률이 결정되는 정기예금에 돈이 몰리고 있다. 부동산펀드 선박펀드 등 실물에 투자하는 펀드도 주된 투자수단으로 등장했다. 가히 투자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할 만 하다. 보험도 예외가 아니다. 보험 상품의 특징은 미래에 발생할지 모르는 위험을 보장해 주거나 만기 때 미리 약속한 보험금을 지급하는 점이다. 만기 환급금이 정해진 보험의 경우 일종의 확정금리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그러나 지금은 달라졌다. 보험에도 투자바람이 불고 있다. 투자의 결과에 따라 나중에 받는 보험금이 달라지는 투자형 보험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주역은 다름 아닌 변액보험. 보험과 투신사의 펀드 기능이 결합된 이 상품은 다른 보험상품과 결합하면서 다양한 투자형 보험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보험에도 가입하고 투자에 대한 대가도 얻는 일석이조의 장점 덕분이다. 실제 일부 변액보험의 누적수익률은 80%에 육박하고 있다.이런 이유로 인해 변액보험은 이제 종신보험을 제치고 보험사의 간판상품으로 자리잡았다. 변액보험 판매가 금지된 손해보험사들도 비슷한 보험상품을 앞다퉈 개발하고 있을 정도다. 따라서 보험 특유의 보장 혜택을 받으면서 주식이나 채권에 간접 투자하는 효과를 얻으려는 사람들은 변액보험에 가입하는 것을 고려할 만하다.그러나 변액보험도 보험은 보험이다. 보험은 기본적으로 10년 이상 장기로 투자해야 한다. 단기적인 수익률에 일희일비하는 사람들에겐 적합지 않다는 얘기다. 변액보험은 또 보험료 전액을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하는 게 아니라 70∼80%만 투자하는 만큼 제시되는 수익률과 만기 때 받는 수익률이 다르다는 점도 알아두는 게 좋다.보험료의 일정액을 채권이나 주식에 운용, 그 실적에 따라 보험금이 달라지는 상품. 운용 수익률이 높으면 보험금도 많아지고, 수익률이 낮으면 보험금도 적어지는 점이 특징이다. 상품 운용은 대부분 보험사가 전문 운용사와 제휴, 위탁하고 있다. 다만 수익률이 아무리 낮더라도 최저 보험금 규정에 따라 일정액의 보험금은 받을 수 있다. 변액보험은 보험료를 어디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채권형’과 ‘혼합형’ ‘성장형’ 등으로 나뉜다. 채권형은 채권에만 투자하는 상품. 혼합형은 채권과 주식에 골고루 투자하는 상품이다.채권값이 오를 기미이면 채권형을 고르고, 주가가 오르는 기미이면 혼합형이나 성장형을 선택하면 된다. 펀드를 잘못 골랐다고 한탄할 필요도 없다. 대부분 변액보험은 연간 4∼12회 펀드 갈아타기를 허용하고 있다. 이렇듯 필요에 따라 혼합형에서 채권형으로, 채권형에서 혼합형으로 변경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변액보험은 다른 보험 상품과 결합, 다양한 퓨전상품을 생산하고 있다. 변액보험이 보험료를 운용하는 방법을 나타내는 만큼 다양한 목적을 가진 보험 상품과 얼마든지 결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변액종신보험’과 ‘변액연금보험’. 변액종신보험은 사망할 경우 유족이 거액의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종신보험과 합쳐져 생겨난 상품. 종신보험과 보장 내용이 똑같은 데다 투자기능을 가졌다는 장점으로 인해 기존 종신보험을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연금보험과 결합해 나타난 변액연금보험도 마찬가지. 노령화 심화와 노후생활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타고 인기를 얻고 있다. 또 암 심근경색 등 치명적 질병이 발생할 경우 들어가는 치료비를 지급하는 CI(치명적 질병)보험과 결합한 ‘변액CI보험’도 최근 변액보험의 주류로 등장하고 있다. 변액보험은 유니버설보험과 결합해 변액유니버설보험이란 첨단 상품을 생산했다. 유니버설보험이란 은행 예금처럼 입출금이 자유로운 보험. 일정 기간이 지나면 보험료를 내지 않아도 보험계약이 유지되고 필요할 경우 보험료를 찾아 쓸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따라서 변액유니버설보험은 보험고유의 기능에다 투자기능, 은행 기능까지 겸비한 퓨전상품의 총아로 꼽히고 있다. 변액유니버설보험은 구체적으로 보험의 순수 기능인 사망보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의무납입기간 2년 후부터 보험료를 자유롭게 낼 수 있다. 또 필요에 따라 필요자금 중도인출 및 보험료 추가 납입이 가능하다. 여기에 펀드운용에 따른 실적배당을 받을 수 있는 종합금융 상품이다.대부분의 보험사 상품이 가입 1개월 후부터 해약환급금의 50% 이내에서 연 12회까지 중도인출할 수 있게 돼 있다. 여유자금이 있을 경우엔 연간 기본 보험료의 2배까지 추가로 납입할 수도 있다. 주택자금이나 자녀의 교육, 결혼자금 등 라이프사이클에 따른 자금활용이 얼마든지 가능한 셈이다. 아울러 보험가입 2년 후에는 보험료를 내지 못하더라도 월 대체보험료를 통해 보험의 고유기능인 사망보장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다.고객이 연금수령을 원할 경우 노후연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상품이 대부분이다. 또 10년 이상 보험계약을 유지할 경우엔 보험차익에 대한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연말정산 때 보장성 보험료로 간주돼 소득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변액보험은 보험료의 70~80%를 채권이나 주식에 투자한다. 따라서 투자대상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진다. 채권에만 투자하는 채권형은 단기간에 높은 수익률을 내기는 힘들지만 꾸준한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반면 주식에 투자하는 혼합형과 성장형은 증시가 좋으면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증시가 좋지 않으면 수익률이 나쁜 것은 물론이다. 지난 5월12일 현재 변액보험 중 최고의 누적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상품은 메트라이프생명의 ‘마이펀드변액종신보험’ 혼합형. 무려 74.32%의 누적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01년 8월 처음 설정됐으니까 연평균 19.76%의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는 셈이다.삼성생명의 ‘변액종신’ 혼합형도 누적수익률이 32.54%에 달한다. 2001년 설정된 것을 감안하면 연 환산 수익률이 8.46%로 은행 정기예금이나 채권 수익률보다 높은 수준이다.펀드유형별 수익률은 증시와 관련이 있다. 올해 초 주가가 한창 오를 때는 주식에 투자하는 혼합형과 성장형의 수익률이 두드러졌다. 그러나 최근 주가가 침체를 보이자 최근 3개월 수익률이 오히려 마이너스를 기록한 보험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비해 채권형은 주가의 움직임에 관계없이 꾸준한 수익률을 내고 있다. 다만 채권형의 경우 투자한 채권을 발행한 회사가 잘못되면 원금을 손해볼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변액보험의 수익률을 알기 위해선 생명보험협회 홈페이지(www.klia.or.kr)에 접속한 뒤 공시실의 ‘보험상품 비교·공시’를 클릭하면 된다. 변액보험은 이런 장점으로 인해 생보상품의 간판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 2002년만 해도 12만건에 그쳤던 신 계약건수는 2003년 30만9000건으로 늘어난 데 이어 작년에는 74만4000건으로 급증했다. 전체 신 계약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2년 0.5%에서 작년엔 3.5%로 높아졌다. 초회 보험료도 2002년 939억원(비중 1.7%)에서 작년엔 6086억원(9.5%)으로 크게 늘어났다.이에 비해 그동안 생보사의 간판상품 역할을 해왔던 종신보험의 신 계약건수는 2002년 300만7000건에서 작년엔 192만4000건으로 줄었다. 초회 보험료도 같은 기간 8897억원에서 6700억원으로 감소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중 간판상품 자리를 변액보험에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변액보험 중에선 2003년 처음 선보인 변액유니버설보험이 비약적으로 늘고 있다. 변액유니버설보험의 작년 신 계약건수는 32만7983건으로 변액종신보험(19만8993건)과 변액연금보험(10만8945건)보다 2~3배나 많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변액보험을 팔 수 없는 손해보험사들이 안달났다. 변액보험 판매를 허용해 줄 것을 감독 당국에 줄곧 요청하다가 여의치 않자 변액보험을 흉내낸 상품을 만들어 냈다. 주인공은 현대해상. 현대해상은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손잡고 방카슈랑스 전용상품인 ‘미래에셋 3억만들기 플러스 하이패키지 상해보험’을 개발했다.이 상품은 순수보장성 보험(소멸형)과 적립식 펀드를 결합한 점이 특징이다. 보험 업무는 현대해상이, 적립식 펀드 운용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맡고 있다. 기존 상해보험의 월 보험료가 4만∼5만원 정도인 데 비해 이 상품의 월 보험료는 비슷한 보장을 받고도 2만∼3만원 수준으로 저렴한 점이 특징이다.이 상품에 처음 가입할 때 적립식 펀드 적립금액(최저 월 10만원)과 월 보험료를 따로 약정해야 한다. 적립식 펀드는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고 수익률은 운용 실적에 따라 결정된다. 겉으로 보면 보험 상품과 적립식 상품을 결합한 것이다. 그렇지만 고객 입장에서 보면 일정한 돈을 매달 불입한 뒤 보험 혜택도 받고 투자이익도 돌려받는다는 점에서 생보사의 변액유니버설보험과 비슷한 성격을 띠고 있다. 변액보험도 보험은 보험이다. 보험 상품의 특징은 10년 가량 지나야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점. 단기적인 투자수익만 바라고 변액보험에 가입하는 건 금물이라는 얘기다. 현재 아무리 높은 수익률을 내고 있는 상품이라고 해도 장기적으론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 따라서 단기적인 수익률만 보고 변액보험에 가입하기보다는 장기적으로 꾸준히 운용수익을 낼 수 있는 보험사를 선택하는 게 낫다. 또 보험사가 제시하는 수익률에 쉽게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대부분 변액보험은 고객이 낸 보험료에서 사업비와 위험보험료 등 20∼30%를 공제한 뒤 주식이나 채권에 투자한다. 따라서 전체 보험료에 대한 수익률은 보험사가 제시하는 수익률보다 낮을 수밖에 없다.아울러 단순히 변액보험의 특징만 보고 아무 보험이나 가입해서는 안 된다. 기본적으로 보험이기 때문에 보장의 범위와 대상을 먼저 따져야 한다. 연금을 받으려고 하는지, 거액의 치료비를 받을 목적인지를 먼저 살펴본 뒤 합당한 상품을 골라야 한다. 변액보험은 투자상품에 앞서 보험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 밖에 기존 종신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변액보험으로 갈아타려면 좀 더 신중한 고려가 필요하다. 보험은 만기 전에 해약하면 불입한 원금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변액보험의 수익률이 높다고 하더라도 만기가 되지 않은 종신보험을 해약하고 새로 가입하는 것에는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가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은 모르지만,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이는 기존 종신보험을 해약하고 변액보험에 가입할 경우 오히려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보험은 은행예금이나 펀드와 달리 최소 10년을 넣어야 하는 장기상품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곤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