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대표적 부촌인 강남구 압구정동에 거주하는 주부 이경순씨(55·가명). 그녀는 한국씨티은행의 프라이빗 뱅킹(PB) 고객. 씨티와 거래한 지 2년 만에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투자자산이 연평균 12%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 친구인 김연자씨는 속을 태우고 있다. 연평균 -18%의 수익률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둘 다 PB고객이지만 결과는 영 딴판이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씨티은행 압구정지점의 PB고객인 두사람 투자일지를 들여다봤다.분산투자로 위험 낮춰야경기가 호황이든 불황이든 유행하거나 떠오르는 투자처가 있게 마련이다. 금융시장이 특히 그렇다. 2000년대 초 코스닥 투자열풍이 그랬고, 2003~2004년의 채권과 배당주 투자 열기가 이런 사례다.기회를 미리 포착(마켓타이밍)해 투자한다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투자전략은 말처럼 쉽지 않다. 한국씨티은행 압구정지점 씨티골드센터 김재상 팀장은 “마켓타이밍을 잡고 투자하려는 것은 노름에서 노름하는 것과 같다” 며 “자산관리의 가장 기본은 분산투자”라고 말했다.연 12%의 높은 수익을 올린 이씨의 경우 마켓타이밍 위험과 분산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PB(Private Banker)의 조언을 받아들인 케이스. 그는 PB의 조언에 따라 삼성분리과세채권, 미래에셋인디펜던스펀드, 인컴플러스(헤지형), 마이다스블루칩펀드 등 4가지 금융상품에 3억원의 여윳돈을 분산 투자했다. 반면 김씨는 마켓타이밍에 ‘올인’한 경우다. 그는 당시 증권시장에서 테마주로 떠오르던 배당주에 ‘몰빵’을 했다. 김씨는 인컴플러스펀드에 2억원을 집어넣었다. 그는 당시 금리 하락세의 영향으로 채권투자로 짭짤한 수익을 얻고 있던 터. 그게 자신감을 키웠고 결국 ‘감’(感)에 따라 재차 몰빵을 쳐 결국 낭패를 본 것이다.절세비법 전수에 관심 커금융사의 PB센터는 본업과 부업이 헷갈릴 정도로 업무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금융서비스는 물론 세테크 문화이벤트 등 거액자산가를 끌어들이기 위한 서비스 경쟁을 앞다퉈 벌이고 있다. PB고객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세금분야다. 씨티의 PB고객인 이씨는 얼마 전 2003년 분양받은 60평형 주상복합아파트를 자녀에게 증여할 참이었다. 담당 PB에게 이를 문의했다. 당시 분양가 7억9000만원에 국세청 기준시가 8억7000만원이었던 60평형 주상복합아파트를 분양권 상태에서 자녀에게 증여하면 분양가의 3분의 1인 2억4000만원 정도의 증여세가 부과될 것으로 걱정됐기 때문이다.하지만 담당 PB는 이씨의 고민을 간단하게 해결해 줬다. PB는 ‘채무를 떠안은 상태에서 증여하면 양도소득세 감면 대상이기 때문에 절세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에 따라 이씨는 6억5000만원을 은행에서 빌린 다음 주상복합아파트 준공 보존 등기 즉시 자녀에게 부채를 포함한 아파트를 증여했다. 담당 PB의 도움으로 이씨는 양도세를 전액 감면받고 증여세 900만원만 내고 홀가분하게 증여를 마칠 수 있었다. 김 팀장은 “프라이빗 뱅킹 고객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세금을 합법적으로 최소화하는 세(稅)테크”라며 “특히 종합부동산세 발표 이후 증여와 재산 분산에 관한 상담이 많다”고 말했다.이씨는 지금 PB센터의 골수 팬이 됐다. 그는 요즘 PB센터가 주관하는 주얼리와 와인 세미나 등에 수시로 참석하고 있다. 최근엔 경기도 양평의 한 찻집에서 열린 시 낭송회에도 참석, 오랜만에 사춘기 시절의 시심(詩心 )을 떠올리기도 했다. 이씨는 최근 담당 PB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투자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리밸런싱(자산 배분 재조정)을 해야 한다며 내방을 권유한 것이다. PB에 가입한 지 1년이 지난 현재 김씨는 인컴플러스에서 8.3%의 손해를 봤지만 미래에셋인디펜던스펀드와 마이다스블루칩펀드에서 각각 30.9%와 23.7%라는 높은 수익을 거뒀다. 여기에 채권형 펀드의(3.6%) 선방(?)으로 정기예금의 4배에 가까운 연 12%대의 높은 수익을 올렸다.김 팀장은 “투자 자산을 좀 더 다양하게 분산 투자할 필요성이 있다”며 “이를 위해 투자자산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리밸런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씨의 포트폴리오와 수익률 (6월초 기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