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탄탄…주가 훨훨

경기상황이 나쁜 데도 주식시장은 활기가 넘친다. 주가 상승세는 경기가 호전될 것이라는 희망을 담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이번 상승장을 이끈 주도주가 따로 없다는 점에서 향후 본격적인 상승장을 이끌 주도주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향후 주도주는 디지털 쪽에서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IT(정보기술)나 BT(생명공학), 인터넷 관련주가 경기 회복의 순풍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다. MONEY는 투자 유망한 디지털 주식을 찾아 나서는 종목 고르기 시리즈를 연재한다. 나는야 셋톱박스 주도주코스닥지수 500포인트를 넘긴 코스닥시장에서 셋톱박스(STB) 관련주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셋톱박스 관련주가 실적 개선과 함께 하반기 턴어라운드주로서 전망이 밝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심지어는 단말기 업종보다 낫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셋톱박스 업종 대표주인 휴맥스와 홈캐스트는 증권가의 긍정적인 분석이 잇따르면서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셋톱박스 업종과 종목에 대한 재평가가 진행되면서 관련주들이 강세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 가운데 주도주는 단연 홈캐스트(대표 신욱순·사진). 올초만 해도 4000원대 초반에 머물던 주가는 연중 최고가를 잇따라 경신하며 9000원을 뚫었다. 연초 대비 두배 이상 올랐지만 증권사들의 ‘러브콜’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증권사들이 전망하는 홈캐스트의 목표주가는 1만원대 초반. 최근 실적을 감안하면 목표주가 돌파는 시간문제다. 전 분기 대비 두 자릿수에 이르는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과 글로벌 단위의 셋톱박스 시장 전망이 밝아진 것도 주가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올해 전 세계 셋톱박스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10.3% 성장한 5800만대, 2009년까지는 연평균 13.8%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IT 관련 국제 리서치 기관인 IDC도 앞으로 국내 셋톱박스 업체들이 주력할 고부가 제품인 PVR(개인휴대 영상저장장치), DVR(보안용 디지털녹화기) 시장이 전 세계 셋톱박스 시장의 46.9%를 차지하며 고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독일 월드컵이 열리는 내년에 정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홈캐스트는 2005년 1분기에 매출 408억원에 영업이익 5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4.63%. 순이익도 51억원을 기록, 순이익률이 12%가 넘는다. 코스닥에 상장된 10개 셋톱박스 업체 중 영업이익률이 두 자릿수인 곳은 홈캐스트가 유일하다. 경상이익률과 순이익률 역시 동종업체 가운데 최고다. 매출액만 휴맥스에 뒤지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 등 질적인 면에서는 크게 앞선다. 매출액이 비슷한 현대디지탈테크와 비교하면 홈캐스트의 실적은 더욱 두드러진다. 영업이익은 10배 이상이고 순이익은 40배 가까이 많다. 굿모닝신한증권은 홈캐스트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업종 최고 수준을 기록한 1분기 수준과 유사할 것으로 전망했다. 부국증권도 긍정적인 전망치를 내놨다. 부국증권 박원재 연구원은 “올해 매출은 전년 대비 41.3% 증가한 1737억원, 영업이익은 90% 증가한 226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홈캐스트는 주주 우대의 기업 정책으로도 유명하다. 이익의 30%를 주주들에게 배당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영업이익 예상액이 226억원임을 감안하면 주당 배당금은 최소 500원은 족히 될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새로운 도약 위해 신규 사업 진출 홈캐스트는 DMB(디지털 멀티미디어 방송)사업 진출을 통해 셋톱박스에 이은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상파 DMB사업자인 KMMB의 2대주주로서 지난 3월에는 DAB(디지털 오디오 방송)용 수신기를 개발, 유럽 수출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홈캐스트가 주력으로 삼고 있는 사업은 DAB보다는 DMB 전용 단말기 분야다. DMB사업은 국내 상용화 일정이 늦어지고 있어 당분간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의 경우에는 국내 상황보다 더욱 지체돼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내 업체만 해도 10여개사가 DMB 단말기 시장에 뛰어들어 과열 경쟁이 우려된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유럽 지상파 DMB시장 확대 진출은 물론 2007년에는 미주 시장까지 개척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 시장 과열 경쟁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국내 수요보다 유럽 시장을 비롯한 수출 수요가 더 클 것으로 전망된다”며 수출시장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수출시장에 대한 자신감의 밑바탕에는 유럽 시장을 잘 알고 있는 신욱순 대표가 있기 때문이다. 신 대표는 삼성물산이 1989년 국내 처음으로 셋톱박스를 해외 시장에 내다팔던 시절 정보통신사업부 소속으로 지구촌을 누볐다. 삼성물산에서 프랑크푸르트 지사에 근무했으며, 통신 부문 신기술사업팀장까지 역임했다. 신 대표의 경력과 유럽 시장에 대한 노하우를 밑바탕으로 경쟁 업체에 비해 한 수 위의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신 대표는 “홈캐스트는 시장 변화에 적응이 뛰어난 기업”이라며 “기술력과 마케팅 능력이 뒷받침되는 만큼 자신있다”고 말했다.그래서일까. 외국인 지분율 0%였던 홈캐스트에 최근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다. 외국인 매수세가 본격적으로 가세할 경우 주가는 한 단계 레벨업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대주주 지분과 창업자들의 지분율이 낮아 일부에선 적대적 M&A(기업 인수·합병)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신 대표는 “적대적 M&A를 걱정할 상황은 아니다”면서 “만약에 대비해 백기사도 준비해 두고 있다”고 말했다.☞ 연도별 매출액 추이 : ☞ 홈캐스트 주가 추이 :